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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당신의 가격은 얼마입니까 - 사랑의 블랙홀

by Diligejy 2018. 1. 13.

Groundhog Day

 


1.성촉절(미국에서 마멋(woodchuck)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날로 2월 2일. 이 날 해가 나서 마멋이 자기 그림자를 보게 되면 다시 동면 상태로 돌아가므로 겨울 날씨가 6주 동안 더 계속된다는 설이 있음)
2.변함없이 반복되는 일

어원스토리 똑같은 날을 여러 차례 다시 살게 되는 남자를 그린 영화 ‘Groundhog Day’에서.

The Government lost the vote then and it can expect a Groundhog Day next time. 

정부가 그 당시 투표에서 졌는데 다음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출처 : 네이버 사전)

사랑의 블랙홀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사랑의 블랙홀이란 영화는 원제가 grounded day다. 뜻은 위에 나와있듯이 성촉절 그리고 변함없이 반복되는 일이다. 영화는 시니컬하고 자기중심적인 TV기상캐스터 필 코너스(빌 머레이)를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는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배려가 없다. 


그런 그가 매년 2월 2일에 개최되는 성촉절 때 PD인 리타(앤디 맥도웰), 카메라맨 래리(크리스 엘리어트)와 펀추니아로 간다.


거기서 필 코너스는 대충 일을 마무리 짓고 돌아오려 하지만, 폭설로 길이 막혀서 펀추니아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그는 자고 일어났는데, 또다시 2월 2일 성촉절로 돌아온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다음날 6시 정각에 일어나면 그 날은 2월 2일이 된다. 


거기서 그에게 권태와 절망이 시작된다. 


처음엔 그는 이 상황을 부정하며 안간힘을 써본다. 그렇지만, 2월 2일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친사람 취급받는다. 

어떻게 해도 다음날은 2월 2일이다. 

여자와 하룻밤을 지내도 2월 2일 6시 정각 자신이 묵던 침대에서 일어나게 되고

어떤 짓을 해도 2월 2일 6시 정각 자신이 묵던 침대에서 일어난다.


필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을 이용해 리타의 취향을 파악하고 리타에게 대쉬를 한다.

그 과정에서 수없이 그녀의 취향에 맞추려 친절한 척 하기도 하고, 프랑스 시에 관심있는 척도 해보지만, 결국 마지막에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는 실패하고 그녀에게 수없이 많은 뺨을 맞게 된다. 


좌절한 필은 교통사고도 일부러 내보고 아무 여자와 놀기도 하며, 심지어 차를 몰고 절벽에 뛰어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2월 2일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 또한 마찬가지다. 

삶은 그리 변동성이 크지 않다. 우리의 삶은 권태로 가득차있다.

매일 회사에 나가거나, 학교에 나가거나, 도서관에서 취직공부를 하거나,

애기를 돌보거나, 아니면 어떤 일을 하거나 일은 좀 달라도 권태롭다.

그렇기에 우리는 뭔가 변화해보고 싶지만, 그리 쉽지는 않은 과제다.

변화하고 싶다는 소망은 그동안 내가 갖고 있던 습관과 본성이란 관성을 이겨내고 뚫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사랑해야 한다. 

자신의 껍질을 던지고 상대에게 뛰어들어야 한다.

사랑하면서 자신은 변하고 그런 자신이 삶을 변화시킨다.

그 과정은 쉽지 않다. 조금씩 변한다. 

한 번에 나와 상대를 완전히 파악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하나하나 조금씩 조금씩 바꿔보는 거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조금 변하는 척 한다고 해서 그리 쉽게 인생이 바뀌진 않는다. 

필이 리타에게 수도 없이 뺨을 맞는 장면은 그저 달라지는 척으로는 부족하다는 걸 보여준다. 


변화와 사랑은 그리 쉽지 않다.


될듯 하면서도 되지 않는다. 그 과정을 반복경험하다보면 마음이 다친다.

원망한다. 좌절한다. 

원래 내 모습으로 다시 가고 싶어진다.


필 코너 또한 그랬다. 조금씩 변화하며 몇 번을 시도했지만, 많은 실패를 경험한 그는

다시 시니컬한 모습을 보인다.

반복되는 권태와 절망을 겪은 필 코너는 차를 훔쳐 절벽에 뛰어내린다.

파멸를 통해서라도 그곳에서 나오고 싶다는 인간의 절실한 욕구가 드러난다.

희망이 없는 필 코너는 계속해서 자신을 파멸시킬 방법을 찾아본다.

하지만, 파멸 속에 들어가도 권태와 절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권태와 절망을 이겨내는 모멘텀은 권태와 절망을 받아들일 때 시작된다.

권태와 절망스럽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시작하겠다고, 그곳에서부터 하나하나 변화하겠다고 할 때 변화한다. 


그녀를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쓸 땐 그녀는 떠나려하지만,

그녀를 붙잡으려고 애쓰지 않고 맡겨주자, 그녀는 그의 마음을 믿고 그와 함께 한다. 

그래도 다음날 다시 권태로운 일상으로 온다.


그렇지만, 그는 조금씩 밝아졌다.

그는 안다.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그는 이 시기를 버텨낼 방법을 찾아냈다.

지금 이 순간 자기 자신을 개선하는 것이다.

자신만 보는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먼저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걸 배우는 것이다.


책을 보고 피아노 강습을 듣고 다른 사람에게 시를 읊으며 용기를 복돋아준다.

얼음공예를 배운다.


이 장면은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우리의 삶도 언제 권태로움이 끝날지 모른다. 

아니 삶은 본질적으로 권태로움으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 권태로움 속에서 조금이라도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해

바꿔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만이 '의미'를 찾을 수 있고 버텨낼 수 있다.

그런 사람은 매력을 가지게 된다.

그 때 사랑은 이루어진다.


설명하는 매력은 매력이 아니다.

매력은 청각이 아니라, 후각이다.


마지막에 경매를 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준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총각경매를 하게 되는데, 

필 코너는 5달러부터 시작해 점점 가격이 높아지다가 

리타가 가지고 있는 현금전부인 339달러 88센트에 팔린다.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거든 자신의 가치를, 가격을 올려야 한다.


그러지 않고 잔기술을 써서 가치가 높은 척, 가격이 높은 척 하는 건 통하지 않는다.

시장은 적정 가격을 알고 있다. 


영화는 대조적으로 래리(크리스 엘리어트)가 25센트에 팔리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리타는 필에게 이렇게 얘기한다. 

"내가 싼값에 산 것 같은데요."


왜 필이 리타에게 대쉬했을 때 그녀의 모든 취향을 알면서도 뺨을 맞았나? 

래리는 25센트에 팔렸나?


단순하다. 가치가 맞지 않아서다. 

리타가 생각했을 때, 그녀가 느낀 그의 가치는 자신의 모든 걸 내줄만한 가치가 없었던 거다. 

그리고 래리는 자신을 개발하지 않고 카메라맨이 얼마나 힘든지 설명만 했기 때문에, 

별로 가치가 없었던 거다.


반면에 끊임없이 자기를 개선해서 변화한 필의 모습은 너무나 가치있고 대체재가 없었다. 그랬기 때문에 가격은 올라갔고, 그녀는 자신의 모든 걸 올인할 수 있었다. 

결국 사랑에서 중요한 건 자신이 상대가 봤을 때 모든 걸 걸만한 가치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가치가 없다면 상대는 베팅을 하는 듯 하다, 결정적인 순간에 베팅하지 않을 거고,

가치가 있다면 상대는 베팅을 할 것이다.


우리가 권태로움을 벗어나고 싶다면, 우리의 가치와 가격을 높여야 한다.

그 수밖엔 없다.

단, 우리의 가치라는 건 단순히 키, 월급이 아니라, 말, 생각, 행동, 태도도 포함되어 있다.

정성적인 측면과 정량적 측면 모두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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