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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73

자전거 여행 p.38 풀은 풀의 비애로써 인간의 비애를 헐겁게 한다. p.46대나무로는 무기도 만들고 악기도 만든다. 죽창과 피리가 모두 대나무다. 대나무로는 연장도 만들고 가구도 만들고 농기구도 만들고 사군자도 친다. 세상을 깨부수고 바꾸려는 사람들은 대나무숲으로 와서 무기를 구했고, 세상을 버리고 숨으려는 사람들은 대나무숲으로 돌아와 누웠다. 그래서 대나무숲은 세상으로 나가는 전진기지이며 세상을 버리고 돌아오는 후방의 쓸쓸한 낙원이다. 대나무숲은 전투적 이념의 절정이며 은둔의 맨 뒷전인 것이다. p.53삶은 소설이나 연극과는 많이 다르다. 삶 속에서는 언제나 밥과 사랑이 원한과 치욕보다 먼저다. p.69갈대는 빈약한 풀이다.바람 속으로 씨앗을 퍼뜨리는 풀은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는다.그것들은 태어날 때부터 늙음을.. 2016. 9. 18.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중요한 주제다.내 맘대로 태어난건 아니지만, 어쨌든 살아야 하고,어떻게든 나 자신이 어디론가 가야 하기 때문이다.내가 목적과 함께 태어났다면 이 주제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없을텐데,나는 그렇게 태어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늘 고민하고 방황할 수밖에 없다.완벽한 해결은 없다.하지만, 고민을 많이 한 사람들을 보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있다. 이 책의 목차는 여러가지가 있지만,내가 생각해 봤을 때 사랑, 꿈, 정치라는 3파트로 나눌 수 있다고 보았다.낭만적이며, 추상적인 단어다.그리고 위험한 단어다. 쉽게 이루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을 맨 처음에 두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이 사람은 트레이더다. .. 2016. 9. 4.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2) p.6 모든 선택에는 편익과 비용이 있으며 형량 가능한 위험과 형량 불가능한 불확실성이 따른다. 편익은 인간을 눈멀게하고 비용은 인간을 두렵게 만든다. 편익에 눈멀고 비용이 두려운 인간은 인내심에 필요할 때 용기를 내고 용기가 필요할 때 인내심을 발휘한다. 하지만 올바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은 용기가 필요할 때 용기를 내고 인내가 필요할 때 인내한다. 그들도 그런 결정이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가 존경하는 이들이 보여준 놀라운 성취들은 모두 그런 결정을 위한 외로운 과정을 거친 것이다. p.19내 감정을 내가 믿지 않으면 안 된다.사랑을 속삭이는 순간만은 사랑을 위해 죽을 듯한 자기 확신이 넘쳐야 한다. 나와의 사랑을 위해서 죽을 것 같지만 절대 나를 위해 죽지 않는 모습이 나를 매혹시키는 것이다.. 2016. 9. 2.
내가 사랑한 첫문장 p.124 그가 '안정의 추구'라고 믿으며 해왔던 일이란, 실제로는 도시라는 시스템에 완전히 들어맞는 부품이 되는 것이었다. p.128 사람의 인생은 커다란 의미를 가지는 한 덩어리가 아니라 작은 별빛으로 가득한 캄캄한 밤하늘이다. 거기 별 마다 갖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촘촘하게 이어져 신비한 힘으로 가득한 우주를 만든다. 마음 가득 밤하늘을 담아두고 내일이면 새롭게 바뀔지도 모르는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기대와 예감으로 가득 찬 삶이야말로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p.305~306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기억하는가는 또 다른 무제다. 기억은 추억보다 앞선다. 기억은 추억보다 앞서 아직 여물지 않은 파릇한 꽃잎을 흩뿌려놓는다. 이제부터는 시간이 필요하다. .. 2016. 8. 19.
곽재구의 포구기행(1) p.17 외로움이 찾아올 때,사실은 그 순간이 인생에 있어 사랑이 찾아올 때보다 더 귀한 시간이다.쓴 외로움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따라 한 인간의 삶의 깊이,삶의 우아한 형상들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p.82연륜은 사물의 핵심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는 길의 이름이다. p.89나는 필경 고질병이 도지고 말았답니다. 그중의 한 파도에게 말했지요.안녕, 나는 시 쓰는 사람이야. 짧은 여행 중에 있지. 시가 뭐냐고?맑은 거지. 수평선 끝에서 빛나는 햇살 같은 거.영원히 바닷물을 푸르게 하는 신비한 염료 같은 거.파도들이 내 발등을 다시 스치고 지나갔습니다.고통이나 싸움, 상처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것을 탓하지 마시길.그 맑은 파도의 눈빛을 대하면서 그런 쓸쓸한 생각을 할 수는 없었답니다. p.113한 없이 고요했던 .. 2016. 8. 1.
가장 사소한 구원 p.13 꽃 지는 날 그대를 그리워하네 p.14세상에 무서운 일은 없고, 우스운 일뿐이다. p.18웃는다면, 웃을 수 있다면 주변의 추루함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 대한 사랑은 고결하고 유능한 곳에 있지 않고 누추한 곳에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감옥은 권력에 놓고 적나라한 각축을 벌이는 정치권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 회사, 사적인 친구 사이나 가정 내부에, 사람들이 함께 사는 모든 곳에 스스로 만든 감옥이, 그리고 그 안에 갇혀 무서워하고 무섭게 하는 사람들에게 있습니다.때때로 그 감옥에 갇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이 있고요. 웃음이 수인에게 자유를 가져다 줄 수 없겠습니까? p.28세상을 사는 것은 이렇게 잔혹하고 누추한 현실에서 올바른 추론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p.29사람으로.. 2016.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