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프랑스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2)

by Diligejy 2015. 10. 16.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저자
밀란 쿤데라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12-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참을 수 없는’ 생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오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
가격비교

p.28

토마시는 생각했다. 한 여자와 정사를 나누는 것과 함께 잔다는 것은 서로 다를 뿐 아니라 거의 상충되는 두 가지 열정이라고.

사랑은 정사를 나누고 싶다는 욕망이 아니라 (이 욕망은 수 많은 여자에게 적용된다.)

동반 수면의 욕망으로 발현되는 것이다.(이 욕망은 오로지 한 여자에게만 관련된다.)

 

p.37

동정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의심쩍은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사랑과는 별로 관계없는 저급한 감정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동정 삼아 사랑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p.40

그 자신도 자기가 얼마나 변했는지 몰랐다.

 

p.57

동정심보다 무거운 것은 없다. 우리 자신의 고통조차도, 상상력으로 증폭되고 수천 번

메아리치면서 깊어진, 타인과 함께, 타인을 위해, 타인을 대신해 느끼는 고통만큼

무겁지는 않다.

 

p.60

무거움, 필연성 그리고 가치는 내면적으로 연결된 세 개념이다. 필연적인 것만이 진중한 것이고, 묵직한 것만이 가치 있는 것이다.

 

p.60

우리는 오늘날 이런 신념에 어느 정도 동조한다. 우리 생각에는 인간을 위대하게 하는 것은, 아틀라스가 어깨에 하늘을 지고 있듯 인간도 자신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토벤의 영웅은 형이상학적인 무게를 들어올리는 역도 선수다.

 

p.61

물리 실험 시간에 중학생은 과학적 과정의 정확성을 확인 하기 위해 실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은 오직 한 번밖에 살지 못하므로 체험으로 가정을 확인해 볼 길이 없고,

따라서 자기 감정에 따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알 길이 없다.

 

p.63

우리 모두는 사랑이란 뭔가 가벼운 것, 전혀 무게가 나가지 않는 무엇이라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믿는다. 우리는 우리의 사랑이 반드시 이런 것이어야만 한다고 상상한다.

또한 사랑이 없으면 우리의 삶도 더 이상 삶이 아닐 거라고 믿는다.

덥수룩한 머리가 끔찍한, 침울한 베토벤도 몸소 그의 'Es muss sein!'을 우리의 위대한

사랑을 위해 연주했다고 확신한다.

 

p.72

그러나 누군가를 미친 듯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의 창자가 내는 꾸르륵 소리를 한번 듣기만 한다면, 영혼과 육체의 단일성, 과학 시대의 서정적 환상은 단번에 깨지고 말 것이다.

 

p.79

모성애가 희생 그 자체라면, 태어난 것은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죄인 셈이다.

 

p.83

그리고 테레자 스스로 신경질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우아한 여유가 결핍된 행동을 한다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자기 파괴적이며 폭력적인 어머니의 행동, 그것은 그녀, 바로 테레자 자신이었다. 

 

p.87

어떤 한 사건이 보다 많은 우연에 얽혀 있다면 그 사건에는 그만큼 중요하고 많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우연만이 우리에게 어떤 계시로 나타날 수 있다. 필연에 의해 발생하는 것, 기다려 왔던 것, 매일 반복되는 것은 그저 침묵하는 그 무엇일 따름이다. 오로지 우연만이 웅변적이다. 집시들이 커피 잔 바닥에서 커피 가루 형상을 통해 의미를 읽듯이, 우리는 우연의 의미를 해독하려고 애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