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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러시아소설3

죄와벌 - 상 p.12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거다. 다만 겁이 나서 사람들은 모든 일을 망치는 것이다....., 이건 명제와 다름없지. 사람들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한 걸음, 자신의 새로운 말, 이것을 제일 두려워한다. p.25 [존경하는 선생.] 그는 득의만면해서 말문을 열었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 말은 진실입니다. 저도 음주가 선행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건 더할 나위 없는 진실이지요. 그러나 빌어먹어야 할 지경의 가난은, 존경하는 선생, 그런 극빈은 죄악입니다. 그저 가난하다면 타고난 고결한 성품을 그래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극빈 상태에 이르면, 어느 누구도 결단코 그럴 수 없지요. 누군가가 극빈 상태에 이르면, 그를 몽둥이로 쫓아내지도 않습니다. 아예 빗자루로 .. 2020. 12. 29.
암 병동 1 암 병동 1 국내도서 저자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 이영의역 출판 : 민음사 2015.09.11 상세보기 p.44~45 "가능하면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합니다. 지금은 시간이 있으니까요. 대학에 들어갈 생각이거든요." 죰카가 말했다. "그건 좋은 일이지. 하지만 알아 둬야 할 것이 있어. 학문이 지혜를 더해 주는 것은 아니야." (아직 어린 사람에게 무슨 말을 하는거야, 오글로예드!) "왜 그렇죠?" "그냥 그렇다는 거야." "그럼 우리에게 지혜를 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인생이지!" 죰카는 잠깐 생각에 잠겨 있다가 대꾸했다. "동의하기 어려운데요." "내 말 잘 들어봐. 우리 부대에 파시킨이라는 군사 위원이 있었어. 그는 늘 입버릇처럼 학문이 지혜를 더해 주지는 않는다고 말하곤 했어. 물론 사람의 지.. 2019. 9. 4.
죄와 벌, 몰락하는 자의 뒷모습 p.10~11 윤리적인 개인이란 어떤 사람인가? 윤리적 삶이란 어떻게 사는 것을 뜻할까? 이타적인 삶, 사회에 선한 일을 하는 삶, 희생하는 삶 ...... 도스토옙스키라면 이런 답들을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쯤으로 치부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에게 윤리란 남을 생각하기에 앞서 자신을 생각하는 데에서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리란 무엇인가? 그것은 타인이 아니라, 사회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 심사숙고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사회에 충실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충실한 것이다. 나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내가 가장 고양되는 순간을 탐구하고, 그럼으로써 내가 변신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는 것, 그게 무엇보다 윤리적인 삶이다. 왜냐고? 왜 그게 방종이 아니라 윤리적인 삶이냐고? 부정어법으로 대답해보련.. 2017.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