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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51

리콴유가 말하다 p.40산업화되고 강대해진 중국이 1945년 이래 미국이 그러했듯 동남아시아에 우호적으로 대할 것인가? 싱가포르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같은 나라들도 그렇다. 우리는 이미 더욱 자신만만하여 스스럼없이 강한 태도를 취하는 중국을 보고 있다.  미국의 우려는 중국이 미국의 주도적 지위에 도전할 수 있게 될 경우 어떤 성격의 세계를 미국이 직면하게 될 것인가에 있다. 아시아의 많은 중소 국가들 역시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예전 중국이 수 세기 동안 그랬던 것처럼 제왕적 지위를 다시 차지하려 할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으며, 과거와 같이 중국에 조공을 바쳐야 하는 속국으로 취급될까 불안해한다. 중국인들은 그들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우리 싱가포르인들.. 2024. 11. 14.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 p.42콜비 전 부차관보는 많은 사람이 탄약을 두 번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며, 특히 중국,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 관점에서 미국의 방위 산업 기반은 심각하게 뒤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모든 갈등 현장에 동시에 개입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판타지에 불과하며,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경고했다. p.54~55바이든 정부는 2021년 9월 5일 미국, 영국, 호주 3개국이 결성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 동맹인 오커스를 창설한다. 단순히 상징적인 동맹이 아니다. 일례로 세 나라는 호주 해군의 원자력잠수함 도입 추진에 합의했다. 국내 일각에서는 이런 혜택을 부러워하는 시각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도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확보를 추진했지만 번번이 미국에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2024. 11. 2.
지금 다시 일본 정독 p.10우리의 불매 운동은 맥주, 자동차, 유니클로에 집중되었는데, 사실 우리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제품의 90% 이상은 일반인들이 평생 이름을 들어 볼 일이 없는 원자재와 자본재이다. 생각해 보자. 수출 규제 문제가 불거지기 전에 불화 폴리이미드와 포토레지스트를 알고 있었던 사람이 대체 몇 명이나 될까? p.72~73일본에서 본격적인 근대화가 시작된 이래 100년 넘게 다양한 분야에서 관찰되던 화혼양재의 개량 능력은 1990년대 이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최근 10년간 삼성전자와 애플이 경쟁하듯이 혁신적인 차세대 스마트폰을 선보이자, 처음에는 두 기업을 모방만 하던 중국 기업들도 최근에는 꽤 가성비가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일본 기업들 중에는 세계 시장에서 팔릴 만한 스마트폰을 제.. 2024. 11. 2.
예정된 전쟁 p.11다른 현직 역사가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역사가 주는 교훈'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과거를 살피는 동안 내가 배운 유일한 교훈은 역사에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사실이다. - 라마찬드라 구하 p.77-78아르키다모스가 예견한 대로 전쟁은 참혹했다. 30여 년에 걸친 아테네와 스파르타 간의 유혈참극으로 그리스 문화의 황금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페르시아전쟁 이후에 합의된 규칙에 의해 만들어지고 힘의 균형으로 공고화되어온 질서는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그리스 도시국가들을 극작가조차도 미처 상상하지 못했을 정도의 폭력 속으로 내몰았다. 예컨대 멜로스 섬을 점령한 아테네 군인들은 성인 남자는 모조리 학살하고 여자와 아이는 노예로 보냈다. 이것은 수백 년간 그리스가 지켜온 전투.. 2024. 10. 7.
존중받지 못하는 자들을 위한 정치학 p.16헤겔에 따르면 인정을 위한 투쟁은 인류 역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다. 그는 인정 욕구에 대한 유일한 합리적 해결책은 모든 인간이 존엄성을 인정받는 '보편적 인정(universal recognition)'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보편적 인정은 민족, 종교, 종파, 인종, 민족성, 성별 등을 근거로 하는 부분적 형태의 인정들, 또는 우월함을 인정받고 싶어하는 개인들에게 도전받아왔다. 정체성 정치의 부상은 오늘날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이 직면한 주요 위협들 중 하나다. 만일 인간 존엄성에 대한 보다 보편적인 이해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면 우리 인류는 끊임없는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p.50~51현대의 정체성 정치를 이끄는 힘은 사회에서 무시당하고 소외당해온 집단들의 평등한 인정에 대한 요구다. 그런.. 2024. 10. 6.
문제지적은 좋았으나 - 정치적 부족주의 이 책을 보다보면 '왜' 그랬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모든 책이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 마치 퍼즐조각에서 없어진 퍼즐조각을 발견하는 것처럼 앞과 뒤가 맞춰진다. 저자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강하게 비판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ABC도 모른 상태로 외교를 했고, 눈감고 외교를 한 거나 마찬가지였다는 거다. 왜? 실체적 현실인 부족주의를 이해하지 못했고 자신들이 보고 싶은 대로 봤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고 동감했다. 한국에서 살다보면 부족주의를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아니 느낄 수가 없다. 저자가 말하는 부족주의라는 건 말 그대로 다양한 부족이 살아야 하는데 한국은 지역주의나 다른 분열되는 기준이 있긴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사례만큼 극단적인 형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 2023. 1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