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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글/일상

9월 15일 - 내 생일

by Diligejy 2021. 9. 15.

생일입니다.

 

생일이니 까방권 한번 쓰고 무겁고 글루미한 얘기 하려고 합니다.

아직 짧은삶을 살았지만, 살고 싶은 날보다 살고싶지 않은 날이 더 많았습니다.

 

행복하다, 안전하다는 느낌을 별로 못받았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어렸을적부터 지금까지 하루하루 불안하지 않았던 적이 없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러운 시절엔 부엌칼로 손목긋고 고통스러운 이 세상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차라리 그게 조금이나마 편해보였으니까요. 그때 친구가 콩나물국밥을 사주었는데 눈물콧물 질질 흘리고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튼 이렇게 비루하게나마 살고 있는건 다른건 다 빈털털이인데 운이 좋게도 인복이 있어 버티고 있어서인거 같습니다. 저를 아는분은 아시겠지만 아는것도, 능력도 별로 없습니다. 쥐꼬리만한 능력이 있다해도 그건 다 친구들, 선배들, 교수님,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얻은겁니다.

 

그러니 살수 있는 날을 얻은 대신 많은 분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었습니다.

 

언제쯤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언제까지 제가 살아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비관적이지만 사실이니까요.

코로나 이전엔 많은 분들에게 무작정 밥을 사달라하기도 했고, 많은 분들이 호의를 베풀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코로나가 몇년을 지속하면서 그동안 연락드리고 식사도 같이하던분들께 연락을 드리기 어렵게되고 그러면서 더 연락드리기 애매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감사함을 잊지 않았습니다.

 

제게 삶은 늘 지옥같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지옥에만 빠져있지 않도록 도와주신분들에게 늘 미안함과 감사함을 갖고 살겠습니다.

 

"완전한 어둠속으로 내가 걸어들어갈 때, 이 끈질긴 고통 없이 당신을 기억해도 괜찮겠습니까." 희랍어시간,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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