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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정치캠페인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by Diligejy 2016. 11. 6.

p.24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는 프레임의 기본 원칙을 가르쳐 줍니다. 상대편의 언어는 그들의 프레임을 끌고 오지, 결코 내가 원하는 프레임으로 기능하지 않습니다.


p.26

프레임을 구성하는 것은 자신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언어를 취합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언어가 아닙니다. 본질은 바로 그 안에 있는 생각입니다. 언어는 그러한 생각을 실어 나르고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p.28

우리에게는 국가를 한 커다란 가족으로 보는 은유가 존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요.


p.29

저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보수주의 편의 여러 입장과 진보주의 편의 여러 입장을 모아 본 뒤, 이것들을 각각 반대편의 은유에 집어 넣고 무엇이 나오는지 보기로 했습니다. 이것들을 국가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에 집어넣어서 가족에 대한 두 가지 다른 모델을 뽑아낸 것이지요.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엄격한 아버지의 가족(strict father family)'과 '자상한 부모의 가족(nurturant parents family)'모델입니다. 여러분은 어느 것이 어느 편에 속하는지 아실 겁니다.


p.30~31

'엄격한 아버지' 모델은 다음과 같은 전제를 깔고 시작합니다.


세상은 본래 험한 곳이고, 앞으로도 험할 것이다. 왜냐하면 바깥 세상에는 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세상은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살아가기가 힘들다. 어디에나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으며, 절대 선이 있고 절대 악이 있다. 어린이들은- 옳은 일을 하기보다는 자기 마음에 드는 일을 더 하고 싶어한다는 의미에서-나쁜 본성을 갖고 태어난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들을 선한 사람으로 빚어내야 한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강하고 엄격한 아버지가 필요하다.

아버지는 다음과 같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험한 세상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살기 힘든 세상에서 가족을 부양하고

자녀들을 그릇된 길에서 바르게 인도해야 한다.


p.32

'엄격한 아버지'모델에서는 도덕과 물질적 번영이 서로 결부된다. 자녀를 도덕적으로 바로잡는, 바로 그 규율이 물질적 부를 약속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연결하는 것은 바로 자기 이익(self-interest)추구이다. 기회가 있는 곳에서 규율을 갖추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면 물질적으로 부유해질 수 있다.


p.33~34

잘사는 것(well-being)을 물질적 부와 동일시하는 일반적인 은유와 연관된다. 예를 들어 누가 나의 부탁을 들어주었을 때, 나는 "당신에게 빚을 졌군요" ("I owe you one", "I'm in your debt")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은유적으로 그에게 돈을 주는 것과 비슷하게 간주된다. 나는 그에게 무언가를 '빚'졌기 때문에 "어떻게 이 은혜를 갚지요?"라고 말한다.


이 은유를 애덤 스미스가 말한 자연법에 적용하면 이렇다. 만약 모두가 자신의 사적 이익을 추구한다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다시 말해 자연적으로 모두의 사적 이익이 극대화된다. 따라서 자신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도덕적인 행동이며,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냥 '선행을 하는 사람(do-gooder)'일 뿐이다. '선행을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함으로써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방해한다. 선행을 하는 사람들은 시스템을 방해한다.


이 모델에는 '선한 사람(good person)'에 대한 정의도 포함되어 있다.


선한 사람-도덕적인 사람-이란 규율을 잘 따르며 순종적이고, 무엇이 옳은지 잘 배워서, 옳은 일은 하고 그른 일은 하지 않으며, 자기 이익을 추구하여 부와 자립을 이룩하는 사람이다. 선한 아이는 자라서 선한 사람이 된다. 나쁜 아이는 규율을 배우지 못하여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고, 옳지 못한 일을 저지르며, 따라서 부유해질 수 없다. 그리고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해 의존적이다.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면 규율을 갖추어 부유해지든지 그렇지 못하든지 둘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이때부터 엄격한 아버지는 그들의 삶에 개입하지 않는다. 이는 정치적으로 보면 정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p.34~35

만일 여러분이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비도덕적이라고 믿는데 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진보주의자들이 의회에 너무 많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이 비도덕적인 인간들을 막겠습니까?


이것은 매우 단순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생각에 따르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한 사람들- 그들의 부유함이 그들의 규율은 물론 도덕성까지 입증하는-에게 상을 주는 것입니다. 즉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쓸 돈이 모자랄 만큼 세금을 많이 깎아 주는 것이지요. 이 논리에 의하면 재정 적자는 '좋은' 일입니다.


p.38

문제는 어떻게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느냐입니다.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 이것이 바로 대외 정책의 목적입니다. '합리적인 행위자'의 은유는 모든 행위자와 사람들이 합리적이며, 자기 이익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가정합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나아가 국가가 사람이라는('우방 국가', '깡패 국가' 등의) 은유에 따르면 '어른 국가'와 '어린 국가'도 있습니다. 국가가 어른이 되기 위한 조건은 바로 산업화를 거치는 것입니다. 어린 국가는 '개발도상국가' 또는 '저개발국가'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뒤처진 국가들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엄격한 아버지라면, 자녀들에게 어떻게 발전할지 가르치고, 따라야 할 규칙을 지시하며, 자녀들이 잘못할 때는 벌을 줄 것입니다. 이것이 말하자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p.39

'부모 동의서'라는 두 단어는 강력한 힘을 발휘했습니다. 부시가 한 일은 다른 국가들에 대해 어른-아이의 은유를 환기한 것입니다. 그는 "우리는 어른입니다"라고 선언한 것입니다. 그는 엄격한 아버지의 세계관을 작동했고, 그것은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자동적으로 부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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