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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투자

걸음마 -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

by Diligejy 2023. 7. 30.

https://link.coupang.com/a/6XWLK

 

스스로 좋은 투자에 이르는 주식 공부:투자에 임하는 마음 주식을 분석하는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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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줄넘기를 못했을 때, 줄넘기를 가르쳐준 분은 그저 뛰어 라고 하지 않으셨다.

 

우선 줄넘기를 넘겨서 내 발 앞에 줄이 정지해있는 상태를 만들어둔 다음 발로 깡총 넘는 연습을 몇 번 해보고 아주 천천히 줄을 넘기면서 뛰어넘는 시도를 했다. 뛰어넘는 시도가 안되니 발 앞에 줄을 정지시키고 깡총 넘는 연습으로 돌아갔다가, 자신감이 다시 붙었을 때 시도했고 결국 줄넘기를 넘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는 이 책이 이렇게 단계별로 가르쳐주는 걸음마 용 서적이기 때문이다. 홍진채 대표가 추천사에서 이 책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주식을 권장하고 싶지 않다는 말을 남긴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사수가 신입에게 실무를 가르쳐주듯 서술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냥 이 책을 펴고 읽으면 된다. dart에서 사업보고서 분석하는 파트가 있는데, 그런 건 dart 켜놓고 따라해보면 된다. 어렵지 않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저자가 예시로 드는 사례들을 듣다보면, 이마트라는 곳이 이렇게 변했구나. 어떤 자료를 읽으면 조금 더 기존의 관점과 다르게 이마트를 바라볼 수 있겠구나 라는 것들도 배울 수 있으니, 꼭 주식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세상을 조금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차피 많은 금융권 프로들이 강조하듯, 일반인으로서, 아니 프로들조차도 시장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에, 그저 시장에 묻어가는 게 최선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가치는 '확률적 사고'와 '사업분석'에 대한 기초를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건 투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정량적인 수익률이 아니라 해도 얻을 수 있는 무형의 자본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 같다. 물론 순전히 내 생각일 뿐이지만. 

 

 

 

 

 

밑줄긋기

 

p.15

돈에 대한 의지라고 표현하니 세속적으로 들리지만, 솔직한 표현입니다. 부자가 되겠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이런 의지가 있어야지 책도 찾아 읽고, 강의도 챙겨 듣고, 고수를 쫓아가서 배웁니다. 자신의 성향을 제대로 알고, 돈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자신에게 꼭 맞는 돈 버는 재주'를 배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p.22

 

p.24

적극적 소유는 사업을 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위입니다.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똑같은데, 왜 부동산은 적극적이고 주식을 소극적이냐고 물을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소유자로서 가치를 향상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 예를 들어 대대적인 인테리어 시공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p.26

복리 수익 사이클의 시작 버튼을 눌렀다고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최종적으로 가능한 가장 큰 원을 그리고 싶어합니다. 원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한 사이클을 얼마나 빨리 도느냐와 얼마나 크게 도느냐, 그리고 그 사이클을 얼마나 오래 지속하느냐입니다. 얼마나 빨리 도느냐는 회전율과 관련이 있고, 얼마나 크게 도느냐는 원금이 창출하는 평균 수익률이며, 얼마나 오래 지속하느냐는 이를 가능한 길게 반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p.38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은 결괏값이 아닌 기댓값이고, 아이디어의 실패를 투자 실력으로 오판하지 말아야 합니다. 아이디어의 실패는 운이 나쁜 것이었을 수도 있고, 자신이 그 아이디어에 대해서만 잘못 본 것일수도 있습니다. 반면, 투자 실력은 아이디어 실패를 한두 번 하더라도 다수 실행에서는 우수한 기댓값을 낼 수 있게 도와줍니다. 투자에 실패하는 것은 낮은 기댓값을 내기 때문입니다.

 

다행인 것은 꾸준한 공부와 실행을 통해 기댓값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투자 실력을 늘리는 방법은 공부를 통해 투자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면서 그 아이디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것입니다. 긍정적 피드백(=투자 아이디어의 성공)은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강화시키고, 부정적 피드백(=투자 아이디어의 실패)은 반대로 그 과정을 수정시킵니다. 이렇게 아이디어를 발전, 수정하는 과정을 무한 반복하면서 확률의 기댓값을 높이는 행위가 투자 공부입니다. 

 

p.49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합리적인 기준을 통해 가장 가까운 근사값의 가치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사실 투자라는 행위의 70%는 이 근사값의 가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투자를 하겠다고 하면, 이 근사값을 계산하기 위한 합리적인 기준들을 익히셔야 합니다. 가치에 대한 평가가 개인마다 다르다면, 다른 사람이 그 가치를 어떻게 볼 것인가의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대중이 틀리기 때문에 투자의 기회가 발생하지만, 대중과 전혀 동떨어진 방법으로는 가격이 가치를 반영하는 과정 또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p.56~57

능력 범위와 관련해서 워런 버핏의 말도 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삼진 아웃이 없는 타격과 같다"는 말이죠. 모든 공에 배트를 휘두를 필요가 없고, 자신이 좋아하는 공에만 공을 휘두른다면 삼진을 당할 가능성은 줄고 안타를 칠 가능성은 늘어납니다. 다음은 워런 버핏의 주주서한에 나온 글입니다.

 

현명한 투자가 쉬운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복잡한 것도 아닙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선택한 기업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능력입니다. '선택'이라는 단어에 주목하십시오. 여러분은 모든 기업, 여러 기업에 대해 전문가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능력 범위 안에 있는 기업만 평가할 수 있으면 됩니다. 능력 범위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능력 범위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모든 사람은 각기 다른 크기의 능력 범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범위의 크기가 아니라 그 범위 안에 머무르는 것입니다. 물론, 능력 범위 안에 머물면 원하는 기회가 오지 않아서 한참을 기다릴 수도 있고, 투자가 재미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능력 범위를 벗어나서 자본을 잃는 것보다는 재미없고 기회를 잃는 것이 훨씬 낫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p.61

대가들은 '분산투자 vs 집중 투자'의 구도가 아니라 '의미없는 분산 투자 vs 의미 있는 집중 투자'의 구도로 주식을 바라봤다고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결국 중요한 것은 분산 투자냐 집중 투자냐가 아니라 '좋은 기업에 투자했느냐'입니다. 좋은 기업이 하나면 하나만 사는 것이고, 하나를 산 후 자금이 더 많아졌을 때 이미 보유한 기업보다 좋은 기업들을 발견하여 그쪽에도 투자를 하면 자연스럽게 분산 투자가 되는 것이지요.

 

p.63

장기 투자는 투자에 있어 목적이 아닌 수단입니다. 높은 수익률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할 수 있으면 가격이 가치를 짧은 시간 안에 반영하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것은 그렇게 될 확률이 낮고,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장기 투자라고 할 때는 '개별 종목' 관점에서의 장기와 '전체 포트폴리오'관점에서의 장기를 나누어서 생각해야 합니다. 우선 종목 관점에서의 장기 투자는 다음과 같이 이해하시면 됩니다. 주식은 기업의 부분 소유권인데, 장기로는 주식 가격이 기업 가치를 반영하지만 단기로는 기업 가치가 그리는 궤적과 주식 가격이 그리는 궤적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시간 분산'의 개념이고,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를 실행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p.67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장기 투자는 '복리 효과'때문입니다. 

 

동일한 10% 수익이라고 하더라도 원금이 늘어난 상태에서의 10% 수익률이 절대 금액이 큽니다. 장기 투자를 하는 것은 복리의 효과를 쉼없이 일하게 하려는 목적인 것이죠.

 

p.69~70

장기 투자의 기본은 좋은 주식이고, 그렇기에 좋은 주식이었는지 주기적으로 가치를 재산정해 봐야 합니다. 다시 체크했을 때도 여전히 좋은 주식이라면 지속적으로 보유해야 하고, 만약 실수였음이 판명되면 당연히 그 시점에서 팔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잘하지 못합니다.

 

p.70

가치 투자라는 명분으로 시작했지만, 주식을 방치하는 것으로 변질되었고, 주식을 매수할 당시의 열정적인 리서치는 어느새 믿고 싶어하는 판단의 근거만을 수집하는 서치로 바뀌게 됩니다. "이번 분기에는 이런 일 때문에 실적이 안 나온 거야. 다음 분기에는 달라질 거야."라고 간단하게 분석하고 끝내 버립니다. 알고 싶지 않은 현실과 자신의 판단을 부정하는 근거를 직시하지 못하는 것이죠.

 

p.77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면, 미래에 영구적으로 나빠질 가능성, 즉 실패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서는 과거를 분석해야 합니다. 물론 과거와 상관없이 갑자기 좋아지는 기업도 있지만, 미래에 좋을 기업은 과거에 좋았던 기업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즉,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는 것도 미래에도 좋을지에 대한 단초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그 단초란 '이 기업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어떤 연혁으로 사업을 해 왔는가?' 내지는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도 성공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을만한 근거는 무엇인가?'입니다.

 

p.79~80

어떻게 성장하는 기업인지 파악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우리는 필립 피셔라는 위대한 투자자의 조언을 경청해야 합니다. 그의 책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라]와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에서 필립 피셔는 다음과 같이 누차 말합니다.

 

시장이 충분히 커야 합니다. 기업의 제품이 속해 있는 시장이 기업의 현재 매출액 대비 커야 합니다. 우선 현재는 시장 규모가 절대적으로 크지 않더라도 향후 계속 커져 나갈 수 있는 시장이어야 합니다. 시장이 커 나가면서 그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시장이면 좋습니다. 성장률이 높으면 좋지만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의 성장률은 나와야 합니다. 시장이 성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성장하지 않는 시장에서는 기업이 능력을 발휘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도록 충분히 커야 합니다. 즉, 시장이 2% 성장한다고 하더라도 기업이 혁신적인 제품을 출시해 점유율을 5%에서 30%로 늘리면 시장 성장률 이상으로 충분히 성장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지요. 

 

p.81

현재의 높은 영업이익률과 ROE도 중요합니다. 현실적으로 이익이 적은 업체가 연구개발을 많이 할 수는 없습니다. 연구개발로 이익률이 하락했다면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이익률 자체가 아주 낮은 업체는 구조적으로 '연구개발 -> 신제품 -> 성장 -> 연구개발'이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기 힘듭니다. 충분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음에도 이익률이 높다면 아주 좋은 업체고, 이러한 기업은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p.85

1. 명확한 투자 기준을 가지고 있으면, 섹터, 스타일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도 다양한 투자를 할 수 있다.

2. 기업이 성장하는 방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다면 중장기 펀더멘털 훼손과 일시적 이익 감소를 구별할 수 있다.

3. 장기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시장의 조급함이 만들어 주는 진입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4. 이 아이디어를 차용해서 다음 번에 비슷한 투자의 사례를 만들 수 있다.

 

p.91

사람들은 항상 선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좋으면 항상 뻗어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 세상은 등락하면서 움직입니다. 등락 주기가 긴지 아니면 짧은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아쉽게도 인형뽑기방은 짧아도 아주 짧았습니다. 뛰어난 제품에 기반한 것이 아닌 변형된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체험 사업으로서의 특성이 강해졌고, 진입 장벽은 너무 낮고, 새로운 체험 사업으로서 지속되기에는 일시에 투자 자본이 올라가면서 수익성은 하락합니다.

 

인형뽑기방은 충분한 소비자 만족감을 지속시키지 못하는 사업이 일시적 유행으로 돈을 벌고, 이것이 새로운 경쟁자의 진입과 투자 자본 증가를 가져오면서 수익성이 훼손되는 산업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초기 유행을 감지한 창업자나 투자자는 돈을 벌고, 이러한 산업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후발주자는 힘들어 합니다. 아프지만, 현실입니다.

 

왜 워런 버핏이 그렇게 경제적 해자를 목놓아 외치는지를 생각해보면, 더 이해가 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업이라면, 수많은 사람들이 과실을 따먹으려 덤벼들어 순식간에 레드오션이 됩니다. 인형뽑기방이 사람들의 삶에 지속적인 만족감을 주는 아이템이었는지, 그리고 경제적 해자가 있는 사업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투자의 기본 원리는 주식 투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 투자에도 적용됩니다.

 

p.92

높은 수익성의 사업은 필연적으로 경쟁자를 끌어들입니다. 그런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지속하고 있다면 그 기업이 뛰어난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죠? 그래서 ROE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높은 ROE를 보고 '아, 이 기업이 경제적 해자가 있구나'라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고 높은 ROE가 지속되는 원천이 무엇인가를 분석하고 그 견고함을 검증해야 합니다.

 

경제적 해자의 원천과 관련해서는 워런 버핏의 영원한 파트너 찰리 멍거의 이야기가 도움이 됩니다. 찰리 멍거는 경제적 해자의 구성 요소로 크게 5가지를 제시했습니다(트렌 그리핀, [찰리 멍거])

 

1. 공급 측면에서의 규모의 경제

2. 수요 측면에서의 규모의 경제, 네트워크 효과

3. 브랜드

4. 규제

5. 특허와 지적 재산권

 

p.100-101

비츠로셀은 1987년에 설립되어 30년 넘게 리튬 일차 전지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해당 시장에서 국내 1위,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률이 17%를 상회하고, ROE도 17%를 기록하고 있는 전형적인 강소 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기업에게 2017년 4월 21일 잊지 못할 사건이 발생합니다. 주력인 예산 공장이 화재로 전소된 것입니다. 피해액만 수백억 원에 달했고, 무엇보다 생산 능력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 고객 이탈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당시 주식도 거래가 중지되었던 상황이지만, 주주는 공장이 통쨰로 전소된 상황에서 비츠로셀의 미래가 어찌될지 몰라 걱정이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비츠로셀은 화재 이후 4~6주 동안 임시 공장 임대 및 매입 계약, 당진 스마트 캠퍼스 부지 계약, 설비 발주 등을 모두 마치고, 전 세계 고객, 투자자에게 복구 계획을 빠르게 알렸습니다. 이러한 진행 과정은 신문 기사를 통해서도 전달되었습니다. 1년 후 비츠로셀은 충남 당진에 신공장을 준공하고 생산을 재개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2018년 9월 3일 한국경제TV에서 진행된 대표이사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검증되었습니다. 기업에 닥친 전대미문의 재난과 극복 과정을 언론을 통해 고객과 투자자에게 지속적으로 공개했고,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은 빠르게 정상화되었습니다. 

 

p.111

무엇보다도 제가 강조드리고 싶은 것은 '가치 투자'라는 단어에 갇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 책을 읽어온 여러분은 가치 투자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수익가치 대비 가격이 낮은 저PER 투자가 가치 투자일까요? 아니면, 자산가치 대비 가격이 싼 저PBR 투자가 가치 투자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합산한 가치 대비 가격이낮은 것에 투자하는 것이 가치 투자일까요? 도대체 가치 투자가 뭘까요?

 

저는 스스로 가치 투자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가치 투자라는 것을 명확히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2000~2010년 초반까지 수많은 한국의 투자자들은 저PER, 저PBR 투자를 해서 성공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가치 투자자들이 맞습니다. 2010년 이후로는 미래 현금흐름을 기반한 종목들에 투자한 사람들이 성공했습니다. 이 사람들도 가치 투자자들이 맞습니다. 2000년 중반에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에 투자하는 것을 투기라고 하고, 주가가 고평가되었다고 했습니다. 창피하지만 당시에 저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아마존은 그 이후 엄청난 가치 상승을 일궈냈습니다. 아마존의 가치는 영업이익으로 계산된 것이 아니고, 플랫폼의 가치와 현금흐름의 가치로 계산될 수 있었습니다.

 

p.112-113

가치 투자를 한다는 교만함을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투자를 '가치 투자'라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가치를 제대로 보았느냐 못 보았느냐의 차이입니다. 상대적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로서 저PER, 저PBR 등의 팩터들이 지금까지 유용헀고, 이해하기 쉬웠기 때문에 그 지표들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뿐입니다. 그 지표들을 자주 사용헀던 성공한 투자자들이 세상에 많이 알려져서 우리에게 친숙한 것일 뿐입니다. 워런 버핏이 워낙 유명하고, 또 그의 투자법이 확실하게 검증된 방법이기 때문에 그의 방식에 너무 치우친 것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투자를 하는 데 있어 '가치'라는 걸 끊임없이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영원히 그 가치가 무엇인지 확실한 정답을 찾을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선구자들이 이미 간 길을 뒤쫓아 갈 수도 있고, 아니면 여러분들이 선구자가 되어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불확실한 과정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사실은, 투자에 대해 고민과 생각이 깊어지는 만큼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p.127-128

신용 공여는 기업이 대주주 혹은 대주주 관계사에 빌려주는 행위고, 영업 거래는 기업의 대주주 혹은 대주주 관계사와의 영업적인 거래를 말합니다. 두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자격이 되지 않는 대주주 혹은 대주주 관계사와 해당 거래를 할 경우, 정상적인 의사결정 판단이 아닌 압력에 의한 행위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 살펴야 합니다.

 

p.132~134

SFA반도체의 전신인 STS반도체통신은 2014년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509억 원, 453억 원에 달하는 수익성 있는 반도체 부품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이자비용이 283억 원이었고, 관계사에 대한 지분법손실이 348억 원을 기록할 정도로 영업 외 부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관계사들에 대한 채무 보증만 2,183억 원으로 부담이 컸습니다. 2015년 1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293%였습니다.

 

결국 STS반도체통신은 2015년 6월 관계사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기업 재무개선 작업) 절차를 밟았고, 이 과정에서 현재의 대주주인 SFA가 지분을 인수하고 재무 지원을 단행하면서 2015년 9월 워크아웃이 조기 종결됐습니다. 2019년 말 SFA반도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889억 원, 391억 원으로 양호하고, 부채비율은 109%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연간 이자비용은 99억 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여전히 기존 관계사의 채무보증이 남아있지만, 그 규모는 크게 줄어든 상태입니다. 

 

아래는 6월 당시 STS반도체통신의 신청 결의 관련 공시 내용입니다.

 

이렇듯 우량한 회사라고 하더라도 비정상적인 지배구조하에서 관계사에 대한 채무보증이 있다면 그 관계사의 실적과 현금흐름에 따라 일시적으로 동반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늘 있습니다. 조심스러운 투자자라면 본사뿐만 아니라 관계사에 대한 채무보증 현황과 장래 가능성까지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초보 투자자로서 사업보고서를 읽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업보고서는 한 두번 보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관심있는 기업이 있다면 과거 몇 개 년도의 사업보고서와 분기 보고서들을 읽어보고, 다른 공시 서류들도 열심히 읽어봐야 합니다. 

p.135~136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A. 작년 이익은 얼마였던데, 올해 예상하는 이익은 얼마인가요?

B. 올해는 어떤 점이 더해져서 이익이 좋아지나요? 이런 점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음 두 가지 질문도 있습니다.

 

A. 올해 예상하는 회사의 점유율은 얼마인가요?

B. 회사의 어떤 점이 수요자를 만족시켜서 점유율이 올라가나요? 왜 경쟁자들이 점유율을 못 빼앗아 가나요?

 

어떤 것이 투자와 관련된 정보를 얻기 좋은 질문인가요? 물론 A 질문을 하고, B 질문으로 옮겨가면 문제가 없겠지요. 그런데 A 질문에서 멈추는 투자자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조금 안타깝습니다.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거든요.

 

투자자의 질문은 힘에 대한 질문입니다. 현상에 대한 피상적 질문이 아니고, 단기적으로만 의미 있는 질문도 아닙니다. 물론, 이런 질문이 쌓여 투자자의 질문이 되기도 합니다만, 시간적/물리적 소모가 많습니다. 투자자의 질문은 근본적인 원인과 추세를 이루는 힘에 대한 질문입니다. 이유와 재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p.138~139

각 재무제표의 숫자와 바로 연결되는 '주석' 부분을 특히 열심히 봐야 합니다. 숫자 그 자체보다 그 숫자가 기업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각 숫자와 관련된 주석의 내용을 확인해야만 해당 숫자의 의미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현재 사업보고서에서만 체크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사업보고서들까지 두루 검토하여 각 항목들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p.142~144

2019년 이마트 사업보고서 내 '연결재무제표의 주석' 중 1번 항목을 보면, 주요 종속기업들의 현황과 2019년 (당기) / 2018년 (전기)의 요약 손익계산서가 나옵니다. 이를 보면 2018년 대비 2019년 매출액이 늘어나는 데 기여한 종속기업들은 신세계푸드,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신세계건설 등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이마트의 연결매출액이 늘어난 것은 본사의 할인점 사업보다는 종속기업을 통해 영위하고 있는 슈퍼마켓, 편의점, 건설 매출액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이마트몰이란 기업이 없어지고, 2019년 에스에스지닷컴이란 기업이 종속기업 명단에 올라와 있습니다. 매출액도 큽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사업보고서 내 '연결재무제표 주석' 중 1번 항목을 설명하는 글 중에서 (6)을 읽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6) 회사의 종속기업인 주식회사 이마트몰은 2019년 1월 11일 이사회 결의에 따라 주식회사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여 2019년 3월 1일을 합병기일로 하여 주식회사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였으며 주식회사 에스에스지닷컴으로 사명을 변경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래는 에스에스지닷컴(당시 이마트몰)의 2019년 1월 14일 회사 합병 공시입니다.

 

기업 측은 이마트몰이 신세계몰을 흡수 합병하고, 이름을 에스에스지닷컴으로 변경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즉, 종속기업인 이마트몰이 본인보다 외형이 큰 신세계몰을 합병함으로써 매출액이 2018년 88억 원에서 2019년 8,442억 원으로 증가한 것도 이마트 연결 매출액이 늘어난 것에 크게 기여한 셈입니다. 2018년 이마트몰의 매출액이 88억 원에 불과한 것은 2018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8년 사업보고서의 '연결 재무제표 주석' 중 '나. 종속기업의 현황'에서 (6)번을 보면 "회사는 2018년 12월 27일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를 물적분할하여 주식회사 이마트몰을 신규 설립하였습니다"라고 나와있습니다. 즉, 이마트몰의 2018년 매출액이 88억 원에 불과한 것은 기존 이마트에서 분할한 이후인 4일간의 매출액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하면서 이마트의 연결 매출액이 증가한 것은 기존 주력인 할인점 사업의 정체에도 불구하고, 다른 유통업인 슈퍼마켓, 편의점, 복합쇼핑몰, 그리고 인터넷 사업 등의 성장 덕분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기업을 분석할 때는 단순하게 숫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숫자들이 이렇게 변했고, 그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이 재무제표를 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p.148~149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2019년부터 연결 편입된 종속회사인 에스에스지닷컴의 초기 적자입니다. 2019년 이마트몰일 당시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8억 원, 11억 원이었는데, 2019년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여 에스에스지닷컴으로 변경된 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8,442억 원, -81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즉, 에스에스지닷컴만으로 인해 약 830억 원 정도의 이익이 감소한 효과가 있었던 것이죠.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에스에스지닷컴이 계속 적자를 기록할 것인지, 아니면 유통의 온라인화 트렌드와 이마트의 물류 경쟁력에 힘입어 빠르게 외형이 성장하고 적자폭을 줄여 나갈지가 향후 이마트 실적과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그것에 대한 예상을 하지 않겠습니다. 이를 전망하기 위해서는 많은 리서치를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것이 이 책의 목적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이 부분을 굳이 거론하는 이유는 기업의 재무제표를 세부적으로 분석하면 이런 식으로 어떤 부분에 주목을 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리서치를 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다시 강조드리면, 재무제표 분석의 근본 목표는 기업을 좀 더 잘 이해하고, 기업 분석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p.149~150

재무 분석을 할 때에는 항상 '왜?'라는 의문을 가져야 합니다. 사실을 단순하게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우리의 목표는 이 기업이 투자할 만한가를 파악하는 것이고, 재무 분석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일 뿐입니다. 좋은 기업을 재무 분석'만'을 통해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재무 분석을 통해 그 확률은 상당히 높일 수 있습니다. 재무 분석을 할 줄 모른다면 훤히 잘 아는 자신 있는 분야로 투자 범위를 제한하길 권합니다.

 

p.154~155

화공약품을 판매하는 삼영무역이라는 기업은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742억 원과 92억 원 기록했지만, 자회사 에실로코리아(지분율 49.8%)로부터 지분법이익은 영업이익의 2.8배 수준인 259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당연히 시가총액(2020년 6월 기준 2,600억 원)은 에실로코리아에 대한 지분가치도 반영하고 있는 것이죠. 삼영무역과 같이 본사의 영업가치보다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더 큰 기업이 종종 발견되고는 합니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가 클 경우 다른 사람이 알아보기 전에 미리 투자를 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단, 현금이나 관계 회사들에 대한 지분 투자가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수익률이 좋지 않은 회사에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도 있고, 적정 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현금을 보유함으로써 소액 주주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ROE와 연계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ROE를 하락시키는 현금 보유 및 관계사 지분 보유가 있다면, 꼭 필요한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합니다. 이유가 타당하지 않다면 현금과 관계사 지분가치를 할인하여 평가하는 등 보수적인 가치평가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p.156~157

손익계산서를 볼 때 두 가지에 중점을 둬야 합니다. 우선 '최소한 투자를 고려할 만한 기업인가?'를 따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지와 매출총이익률 및 영업이익률이 높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기본적으로'라는 조건이 붙은 이유는 업종별로 상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익률이 너무 낮은 기업은 작은 변화에도 민감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이 높은 것이 좋습니다. 매출액 증가율이 특히 중요한데, 매출액이 증가하지 않는 기업은 수익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업에 투자하는 목적은 성장의 과실을 나누기 위함입니다.

 

두 번쨰로는 '좋은 기업인가?'를 파악하는 관점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재무상태표에서 말씀드린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기업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요 재무제표를 동시에 봐야 합니다. 손익계산서 측면에서는 경쟁 환경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느냐의 여부, 즉 경제적 해자가 있느냐에 집중해야 합니다. 좋은 사업을 하는 경쟁력 있는 기업은 기본적으로 양호한 매출총이익률과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고, 자산을 통해 충분한 수익성을 내고 있어 높은 ROE와 ROA를 보여줍니다. 이익의 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현금흐름표를 같이 살펴보아야 합니다.

 

p.158~159

현금흐름표를 볼 때의 주안점도 두 가지입니다. 첫 번쨰로 '최소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는 기업인가?' 관점에서 보면, 이익은 만들 수 있지만 현금은 상대적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현금 창출 능력을 점검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이익이 현금흐름보다 많은 것이 좋지만, 장기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단기 이익을 훼손시키고 투자를 많이 하거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지출을 늘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좋은 회사인가?'라는 관점에서 보면, 성장을 위해 계속 투자해야 하는 기업은 주주에게 돌아오는 과실이 적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익에 비해 시설 투자 비용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점검해야 합니다. 이익이 발생하면, 배당을 늘리거나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하거나 차입금을 갚거나 하면서 주주 가치를 증대시키는 기업이 좋습니다.

 

p.162~163

ROE는 단순하게 현재의 숫자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 해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ROE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절대적으로 높은 ROE를 보이는가?

- 과거 ROE와 비교해 높아지는가, 낮아지는가?

- 업계 평균과 비교해서 높은 ROE를 보이는가?

- ROE가 꾸준한가? 아니면, 변동성이 큰가?

- ROE를 움직이는 변수가 무엇인가?

 

ROE를 분석할 때의 유의할 점 중 하나는 COE, 즉 자기자본비용(Cost of Equity)과 비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COE는 자본의 조달비용을 의미하는데, ROE가 COE보다 크면 자본을 조달한 비용보다 자본으로 창출한 수익이 크다는 뜻입니다. 이는 자본을 사용하는 것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ROE가 COE보다 낮으면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고요. 위험도가 다소 큰 사업은 통상 COE가 높기 때문에 ROE도 평균적으로 높아야 합니다. 

 

p.164

ROE가 장점만 있을까요? 한계도 있기 때문에 주의도 필요합니다. 우선 자사주 매입에 의해 왜곡될 수 있습니다. 자본으로 자사주를 매입해서 소각한다는 것은 자본(분모)을 감소시켜 ROE를 높이는데, 지나칠 경우 재무 건전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p.165

ROE는 무형자산을 고려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영업권, 상표권, 저작권, 특허권 등은 자본으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여 ROE를 계산할 때 누락되기 쉬운데, 무형자산의 비중이 큰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잘못된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p.169

어느 애널리스트가 특정 기업에 대해 투자 의견을 매수로 유지하되 목표 주가를 낮추었다면, 매수라는 의견보다 목표 주가를 낮춘 이유가 뭔지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기대했던 실적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면, 왜 업황이 안 좋아지는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이런 업황에서도 경쟁사에 비해 해당 기업이 더 좋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판단을 읽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자신과 애널리스트의 판단을 비교하면서 보는 것이 좋습니다. 

 

p.170~172

 

주요 은행 부설 연구소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KB경영연구소

- 우리금융경영연구소

- IBK경제연구소

- KDB미래전략연구소

- 수출입은행해외경제연구소

 

주요 신용평가사

- 한국신용평가

- NICE신용평가

- 한국기업평가

- 서울신용평가정보

 

주요 그룹 경제 연구소

- LG경제연구원

- 현대경제연구원

- 포스코경영연구원

- 현대차그룹 글로벌 경영연구소

 

전문 연구기관

- 산업연구원

- 한국개발연구원

- 한국금융연구원

-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 한국무역협회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기업 리포트를 구할 수 있는 웹 페이지

- DART

- 한국거래소전자공시홈페이지

- 네이버 금융

- 한국IR협의회

- 한경컨센서스

- MK증권

 

p.172

자료를 찾을 때는 무턱대고 찾을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자료를 위주로 선별해야 합니다. 각 산업별, 회사별로 수익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해야 하고, 자질구레한 데이터로 시간을 낭비하기보다는 핵심 데이터 위주로 찾고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포함해서 모든 자료를 볼 때는 핵심 데이터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핵심 데이터는 무엇보다 매출액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와 관련 있습니다. 매출액에서 모든 사업이 시작되기 때문이죠. 매출액 결정 변수 중 변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찾고, 그 변화의 흐름을 예상하는 것이 결국 미래가치추정의 핵심입니다. 예를 들어 이마트의 사례를 보면, 매장 수, 추가 출점 수, 객단가, 할인매장 이외의 다른 매장 수, 동일 점포 매출액 증가율 등이 중요합니다. 이런 데이터와 매출액의 추이를 비교하면 향후 매출액 전망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비용에서 중요하게 체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입니다. 이러한 자료 조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미래 실적을 추정하여 기업가치를 계산해보기 위함입니다.

 

p.173~174

한샘이라는 회사는 국내 최대의 부엌 가구 및 토털 홈 인테리어 업체입니다. 2015~2016년 한샘은 연간 1.7~1.9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400~1,6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8%대의 영업이익률과 20% 후반의 ROE를 기록한 좋은 기업이었죠. 하지만 당시 한샘의 주가는 이미 이를 상당 부분 반영한 상태였습니다. PER가 40배를 넘었고, PBR도 9배 수준으로 동종업종뿐만 아니라 주식시장 전체에서도 손꼽히게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좋은 기업임에도 한샘의 주가는 너무 높은 가치평가를 받고 있다는 부담으로 30만 원 이상으로 뻗어가지 못하고 20만 원대로 하락했다가 이후 실적이 안 좋아지면서 주가는 10만 원 아래로 하락했습니다. 한샘은 여전히 좋은 기업이지만 2015년 이후로 좋은 주식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p.175-176

PER의 비교 기준은 '과거 시계열 비교'와 '유사 기업 비교' 두 가지입니다. 과거 시계열 비교는 기업이 크게 바뀌지 않았으면 과거 평균값과 유사한 수준의 PER을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유사기업 비교는 비슷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비슷한 PER을 기록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유사 기업의 평균값에 해당 기업만의 고유한 요인들을 할증 또는 할인 한 후 반영해 비교합니다.

 

PER을 이용해서 적정주가를 산정하려면 두 가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예상 EPS'와 '목표 PER'이 바로 그것이죠. 적정 주가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적정 주가 = 예상 EPS X 목표 PER

 

예상 EPS는 실적 추정을 통해 산출되는데, 직접 하기 어렵다면 네이버 금융 등에서 구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정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지만 애널리스트가 분석하지 않은 기업은 예상 EPS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직접 계산해야 합니다.

 

PER을 이용한 가치평가는 단순해보입니다. 곱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모든 것이 가정이기 때문에 실수할 가능성도 큽니다. 예상 EPS는 향후 1년 혹은 몇 년 후의 실적 예상치를 기반으로 하고, 목표 PER은 유사 기업 혹은 과거 평균 혹은 내 자신이 정한 목표치입니다. PER을 사용하여 가치평가를 할 때는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합니다.

 

p.178-180

앞서 단순히 PER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맞게 할증 또는 할인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이것이 자의적이라고 해석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조금 어려워서 여기서는 자세히 설명드리지는 않겠지만, 기본적으로 PER의 할증, 할인 요인은 성장률, 위험 그리고 배당입니다. 당연히 성장률이 높은 업체, 위험이 낮은 업체, 그리고 배당을 많이 하는 업체가 유사 기업 대비 할증을 받고, 반대인 업체가 할인을 받습니다. 예를 들면, 이마트의 최근 실적을 보면 성장률은 낮아지고, 경쟁 위험은 늘어났기 때문에 적정 주가를 계산할 때 단순하게 과거 평균 PER을 적용하기보다는 과거에 비해 할인된 PER을 적용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PER의 장점은 직관적이라는 것입니다. 예상 EPS와 목표 PER만 있으면 적정 주가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자료를 구하기도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과거 시계열 자료도 있고, 유사 기업을 선정하기도 편하죠. 순이익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자산의 효율성을 이미 고려한 가치평가라는 점도 장점입니다.

 

하지만 PER을 사용할 때 유의할 점도 많습니다. 먼저 순이익은 영업 외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크고,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경우 PER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이 400억 원인 어느 기업의 영업이익이 100억 원인데, 일시적으로 영업 외 유형자산처분손실이 120억 원 발생해서 2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PER은 400억 원/-20억 원으로 -20배 계산되지만, 이는 일회성 비용에 의한 수치이기 때문에 기업의 실질 가치를 반영하지 못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일회성 비용을 조정한 순이익, 즉 영업이익 100억 원에 세금 20억 원(세율 20% 가정)을 뺀 80억 원을 기준으로 PER 5배로 보는 것이 좀 더 비교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기업의 회계 정책에 따라 순이익이 변동하기도 하고, 부도덕한 경영진에 의해 분식 회계도 가능합니다. 사이클(경기 순환)을 타는 기업의 경우 단기적인 예상 순이익보다는 한 사이클의 평균적인 순이익이 중요합니다. 비교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유사 기업이라면 어느 정도 수치가 유사해야 하고, 과거 평균을 가지고 미래에 적용할 수 있는지가 납득 가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기준을 적용하면, 가치평가가 자의적일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p.180-181

PBR을 적용하여 적정 주가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데이터, 즉 '예상 BPS'와 '목표 PBR'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예상 BPS는 실적 추정을 통해 산출하는데, 시장 컨센서스 정보를 통하거나 과거 수치를 사용해도 되기는 합니다. BPS는 그리 크게 변동하지 않기 때문이죠.

 

PBR을 통해 적정 주가를 계산하는 것은 비교적 단순한 가치평가 방법이지만, 그래도 예상 BPS를 계산하고 목표 PBR을 산정하는 것에 실제적인 어려움은 있습니다. 목표 PBR은 앞선 PER 사례처럼, 유사 기업 혹은 과거 평균치 혹은 내 자신이 정한 목표치를 적용하면 되기에 상대적으로 쉬운 편이고, 예상 BPS를 계산하는 것이 조금 더 어렵습니다.

 

적정 주가 = 예상 BPS X 목표 PBR

 

정확한 실적 추정을 하지 않아도 예상 BPS를 쉽게 계산하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곘습니다. 먼저, BPS는 자기자본(순자산)을 주식 수로 나누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자본에 대한 추정이 필요합니다. 금년 자기자본은 전년 자기자본에 순이익을 더한 후 배당을 빼면 됩니다.

 

배당은 전년 수준이나 기업에서 발표한 수치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습니다. 예상 순이익을 계산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전년 자기자본에 추정 ROE를 곱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ROE가 '순이익/자기자본'이기 때문입니다. 

 

추정 ROE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유지 가능한 ROE를 적용하면 되는데, 과거 10년 평균 혹은 과거 5년 평균 혹은 과거 3년 평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향후 이 기업이 유지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수치를 고르면 됩니다. 물론 변동성이 크지 않은 기업이어야만 합니다.

 

p.183

주의할 점은 적정 PBR 배수가 0.67배인지 아니면 0.39배인지는 단순히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 PBR 배수를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냐?'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명확한 논거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치평가는 단순 공식의 적용이 아니라 자신이 지금까지 리서치한 기업에 대한 모든 내용을 적정 주가라는 형태로 합리화하는 단계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p.184

PBR의 장점은 PER과 마찬가지로 직관적이고 간단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자산이 핵심인 자본집약적 산업이나 보유 자산을 항상 현재 시장 가격으로 평가하는 금융업에서 유용합니다. 단점은 역시 기업의 회계 정책과 분식 등에 의한 조작 가능성이 있고, 비교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유용성이 떨어지며, 시장 상황에 따른 할증 및 할인이 자의적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장 중요한 단점으로 최근에 각광받는 콘텐츠 기업이나 플랫폼 기업과 같이 회계로 반영되지 않는 무형자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을 평가하는 데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p.185

통상적으로 동일 PER(또는 PBR) 선을 5개 정도 긋고, 그 중간에 주가가 움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이 기업의 주각 과거에 어느 정도의 PER(또는 PBR) 구간 사이에서 움직였는지를 알 수 있고, 현재 주가 위치를 파악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위 밴드 차트를 보면, 이 기업의 주식은 PER을 기준으로 10~20배 사이에서 움직였고, 가장 많이 움직인 구간은 10~13배 사이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PBR을 기준으로 보면 0.6~0.9배 사이에서 움직였습니다. 과거 PER 10배, PBR 0.6배 이하로는 주가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이 기업에 대해 가장 낮은 수준의 가치평가가 어느 정도 인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즉, 웬만한 악재가 아니면 주가가 PER 10배, PBR 0.6배 이하의 가치평가를 보이는 가격 이하로는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죠.

 

p.188-190

참 이상한 것이 그 질문을 먼저 떠올리면서 기업을 찾고 리서치를 하다 보니 검토하는 기업군이 달라지더라고요. "3년 2배"라는 기준을 주가 상승 여력을 나타내는 단순한 기준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기준에 맞는 기업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기본적으로 성장이 충분해야 하고, 3년 동안 기업에 어떤 큰 손해를 가져올 만한 변화가 없던지 아니면, 그 변화가 기회가 되던지 해야 합니다. 아니면 극심하게 저평가된 '딥 밸류' 상태라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데 그 할인 요인이 해결될 만한 신호가 보여야 했습니다.

 

제가 보고서를 가져가면 보스가 늘 강조하면서 하는 말은 "나에게 웬만큼 저렴해 보인다고 해서 가져오지 마라. 조금 저평가되어 있다고 에너지를 쏟으면서 분석할 필요가 없다. 진정 저렴한 것이 명확히 보이는 기업을 가져와라"였습니다. 그런 기업을 찾다보니 당연히 고평가된 기업뿐만 아니라 웬만큼 저렴해 보이는 기업도 걸러지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평가되어 있어 보여도 그 정도가 작거나, 아니면 저평가에 대한 확신이 없는 기업은 분석 초기에 걸러지니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분석 대상이 되는 기업군이 추려지더군요.

 

그 대상 기업을 리서치하는 방법도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3년에 2배"라는 기준으로 보면,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훌륭해야 하고, 그 모델을 실행하는 경영진들을 꼼꼼히 보게 됩니다. 분기 실적의 단순 숫자보다는 초기 투자를 결정하게 되었을 때의 핵심 아이디어가 실적을 만들어 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게 됩니다. Deep Value라고 하더라도 3년 안에 오를 것이라는 단순한 기대감에 기대지 않게 됩니다. Deep Value인지, 아니면 Deep Price인지를 따져보게 되고, 왜 Deep Value인지에 대한 이유도 찾아보게 됩니다.

 

즉, 기업을 분석하는 생각의 틀이 바뀝니다. 질문에 대답해야 하기 때문이죠. 저는 이 질문을 아직도 제 기업 분석의 주요 방법론 중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방법론을 수용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 기준은 항상 "3년 2배"라는 질문부터 시작됩니다. 질문이 바뀌면, 생각이 달라지게 되는 것을 저는 직접 경험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질문으로 기업을 찾고 분석하시는지요? 각자 나름의 질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좋은 질문을 하면 좋은 대답이 나오듯이 주식을 찾고 분석하는 과정에서도 스스로에게 좋은 질문을 해 보시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자, 다시 묻겠습니다.

 

어떤 질문을 하고 기업을 찾으시나요?

 

p.192-193

가치평가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통하는 에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스턴비즈니스스쿨 교수가 본인의 유튜브 강연에서 한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가치평가를 배우고 싶다면 기업을 평가하세요. 차량 공유 기업인 우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우버는 자동차 서비스 기업입니까, 아니면 운송 기업입니까? 우버는 지역적으로만 네트워크 혜택을 줍니까 아니면 글로벌로 네트워크 혜택을 줍니까? 이 과정의 끝은 당신의 이야기를 토대로 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버의 가치입니다. 우버의 가치 범위는 이야기에 따라 8억 달러에서 950억 달러 사이입니다. 

가치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것은 우리의 숫자가 다르기 때문이 아니라 서로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야기가 똑같을 수 없고, 이것이 당신이 물어야 하는 진짜 질문입니다. '올바른 스토리는 무엇입니까?'

만약 당신이 투자자로서 구글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업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묻고 싶은 질문이 있습니다. '구글에 대해 당신이 말하고 싶은 스토리는 무엇입니까? 이 기업은 무엇을 하고 있나요?' 왜냐하면, 이것이 구글의 가치평가를 이끌어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치평가는 스토리를 말하고, 그 스토리를 뒷받침하는 결정들을 전달하는 것에 관한 내용입니다. 

 

가치평가의 세계적인 석학다운 말입니다. 가치평가를 수학의 영역으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지만, 그건 가치평가를 반만 이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실제로 가치평가의 반은 애스워드 다모다란이 말하듯 '스토리'입니다. 여기서 스토리라 함은 테마주나 작전주 같은 소위 '스토리 주식'에서의 스토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이야기', 다른 말로는, '아이디어'입니다.

 

p.196-197

가치평가에서 숫자에 집착하다가 잘못된 결론에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합리적인 가정과 그 가정이 만들어낸 숫자를 기반으로 가치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마음 속으로 '이 기업 너무 좋은데 사고 싶다'라는 결론을 낸 상태에서 그것에 가정과 숫자를 맞추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이와 관련해서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 부록에 다음과 같은 멋진 글을 남겼습니다.

 

미래 전망, 특히 지속적인 성장 전망이라는 개념을 통해 좋아하는 주식의 현재 가치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수학 공식들이 동원되어야 한다. 하지만 아주 부정확한 가정과 정확한 수학 공식의 조합은 특정 주식의 가치를 만들어내거나 옹호하는 데 주로 쓰인다. 사람들은 수학이 정확하고 믿을 만한 답을 도출해낸다고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수학이 더 정교해지고 난해해질수록 도출된 결론은 더 불확실하고 투기적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학은 투기를 투자로 위장하는 수단일 수 있다.

 

우리는 각자가 다른 가정을 통해 다른 가치평가를 하고, 결국 다른 가치를 계산해냅니다. 그 가정이 스토리이고, 중요한 것은 그 가정이 합리적이고 바람직한가의 여부이지, 실적 추정과 숫자 놀음이 아닙니다. 

 

p.200

우리는 사업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을 지원하는 동업자죠. 동업자가 명심해야 할 점은 사업에 대한 적절한 가치평가를 거친 후에 지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 하더라도 과도한 평가를 바탕으로 자금을 지원하면, 그 투자는 이미 위험을 품고 있게 됩니다.

 

이러한 위험 평가를 사후적으로 했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무리 좋은 사업이라도 투자자 각자가 계산한 적정한 가치평가 수준 이상으로 주가가 오를 때는 조심해도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그 투자가 기회였음이 분명해지더라도 기회를 놓치는 것이 손실을 보는 것보다는 낫다는 게 가치 투자의 철학이기 때문이죠.

 

p.206

미국의 유명 투자 저술가인 토머스 펠프스는 "모든 인간의 문제가 해결책을 예상할 수 있다면 투자 기회입니다. 도둑이 없다면, 누가 자물쇠를 살까요?"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방법, 새로운 소재, 새로운 제품이 삶을 개선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가 무엇인가를 빠르고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하도록 돕는다면 큰 투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트와이스는 삼촌 팬을 즐겁게 해주었고, 스타벅스는 커피와 장소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했고, 애플은 다양한 IT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삶을 윤택하게 했습니다.

 

네, 이런 말이 저처럼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사후적인 판단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누가 알았겠어요, 이렇게 대박이 날지. 하지만 분명 누군가는 이 기회를 봤고,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주변의 사회 변화를 눈여겨보고, 그 변화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주의깊게 살펴보는 습관을 가졌던 사람들이죠. 돈은 엉뚱한 곳이 아닌 바로 우리 주변에서 만들어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p.223-225

경험담 위주의 책, 블로그나 카페에 올라온 글을 볼 때 주의할 점은 없을까요? 주의점에 대해 말씀드리기에 앞서 벤 칼슨의 '경험은 과대 포장되어 있다 Experience is Overrated'라는 글에서 발췌한 내용을 보시죠.

 

경험은 전문 기술과 같은 것이 아니다. 시장에서의 경험은 종종 과대평가된다. 재능과 지능 또한 과대평가된다. 기질, 인내, 자각, 겸손, 규율 및 과정들은 모두 매우 과소평가된다. 경험은 이러한 것들을 도울 수 있지만 필수 조건은 아니다. 어떠한 두 시장 환경도 동일하지 않다. 유일하게 불변인 것은 위험과 인간의 본성이다. 미래에 대한 모든 것은 항상 불확실하다. 이 두 가지 개념을 이해하는 투자자는 과거 시장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는지 관계없이 사이클이 마침내 바뀔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

 

경험담 위주의 책과 글은 투자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는 되지만, 일반화되기 어려운 내용도 꽤 많습니다. 성공 경험담 중에는 '그 상황'에서 '그 사람'이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특수한 점도 많고, 향후 비슷한 상황이라도 다른 환경이나 사람들로 인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농후합니다. 단순하게 보더라도 투자를 둘러싼 경기, 유동성, 제도, 심리 등이 그떄와는 다르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인 역량을 통해 성공한 사람들의 능력은 일반화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요. 그럼 이런 책은 어떻게 읽어야 동기 부여 이상의 것을 끄집어낼 수 있을까요?

 

저자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입니다. 스스로가 저자라고 생각하고 '그 시점에서 저자는 왜 그런 행동(의사결정)을 했을까?' '만약 그런 행동이 아니라 다른 행동을 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등을 고민하고 시뮬레이션해 보는 것이죠. 이렇게 책을 읽으면, 단순히 경험담을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향후 투자 의사결정을 하게 될 때 필요한 지혜를 늘리게 됩니다. 단순히 사례를 모방하고 카피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p.247

1.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 단순하게 돈을 벌려고 하기 보다는 왜 주식을 투자하려고 하는지와 여러분이 투자할 자본금, 그 자본금의 연간 기대수익률, 자본금을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기간 등을 좀 더 구체화해야 합니다. 그러면 그에 맞는 종목군을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자신을 먼저 돌아보세요.

- 자신을 알지 못한 채 주식시장에 뛰어들면 주식의 변동성과 위험에 놀랄 것입니다. 자신의 성격이 변동성을 참을 수 있는지, 자신의 자산이 위험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를 팡가하고 투자를 결정해야 합니다. 주식 투자를 힘들어하는 사람의 상당수가 자신의 성향 및 환경이 주식의 성향 및 환경과 맞지 않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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