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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협상

갈등해결의 지혜

by Diligejy 2018. 4. 11.
p.14~15
믿었던 사람에게 속아 마음 상한 나그네가 길을 떠났다. 어딘가에 '진실의 나라'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진실만을 말한다. 그런데 인근에는 '거짓의 나라'가 있다. 그 나라 사람들은 입만 열면 거짓을 말하기 때문에 주의해서 잘 찾아가야 한다.

드디어 목적지 가까이에 당도했다. 듣던 대로 나그네 앞에는 두 갈래 길이 놓여 있었다. 하나는 진실의 나라로, 다른 한 길은 거짓의 나라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어느 길이 진실의 나라로 가는 길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한번 들어가면 영영 그 나라 사람이 되어야 하기에 잘 선택해야 한다.

마침 한 사람이 나타났다. 진실의 나라 사람이든지 아니면 거짓의 나라 사람이든지, 둘 중 하나다. 하지만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 사람에게 물어보고 진실의 나라로 가는 길을 알아내야 한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는 한 가지만 물어볼 수 있다. 그 이상은 대답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그네는 고민스러웠다. 두세 번 질문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의 정체를 알아내서 진실의 나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을텐데, 질문을 한 번만 해야 된다니...... 고민하던 나그네는 무릎을 쳤다. 그 사람에게 한 가지만 묻고는 "알았다!"며 망설임 없이 한 길을 택해 걸어 들어갔다.

나그네는 어떻게 해서 단 한 번의 질문으로 진실의 나로 가는 길을 알아낼 수 있었을까? 만일 당신이 이러한 상황에 놓여 있다면 뭐라고 묻겠는가?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질문은 이런 것이다.

"진실의 나라로 가는 길은 어느 쪽입니까?"

이렇게 물었을 때, 그 행인이 다행스럽게도 진실의 나라 사람이라면 옳은 길을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러나 거짓의 나라 사람이라면 반대로 가르쳐 줄 것이다. 맞는 답을 얻을 확률은 50%다. 자칫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럼 뭐라고 물어야 100%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

나그네가 던진 질문은 다음과 같았다.

"당신의 나라로 가는 길은 어느 쪽입니까?"

이 질문을 받은 이가 진실의 나라 사람이라면 사실 그대로 진실의 나라로 가는 길을 가리킬 것이다. 거짓의 나라 사람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늘 거짓을 말할 것이므로 자신의 나라(거짓의 나라)가 아닌 진실의 나라로 가는 길을 알려주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나라 사람이든 관계없이 100% 확실하게 진실의 나라로 가는 길을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p.16
우월한 위치에 있는 상대방이 자신의 입장을 완강하게 고수할 때는 갈등을 해결하기가 무척 힘들다. 그런 때일수록 먼저 상대방의 관심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상대방이 왜 그렇게 완고한 자세로 나오는지, 상대방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 다음, 우선 그의 관심사를 풀어 가는 것이다.

p.19
미국에서 인질 협상 강연 중에 소개된 실제 사례다. 그 신사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발 살려주세요!" 하며 애걸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 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살려달라는 것은 자신의 관심사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테러리스트의 마음을 움직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자신의 관심사가 아니라 테러범의 관심을 끌거나 마음에 와 닿을 수 있는 말을 해야 한다.

p.21
잊지 말자. 갈등에는 언제나 상대방이 있다. 나와 상대방 간의 관계가 팽팽하게 긴장되고 금이 가고 끊어진 것이 갈등이다. 그로 인해서 서로가 맞부딪치거나 정반대로 치닫는 것이 갈등이다. 갈등이 해결되려면 상대방과 내가 다시 이어져야 한다. 그러한 연결 고리는 경우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핵심 고리는 서로의 관심사다. 서로 원하는 것, 우려하는 것을 연결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해관계를 넘어 인간적으로 이어지도록 하면 더욱 좋다.

p.26~27
갈등이 잘 풀리지 않는 데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갈등의 당사자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문제가 뭔지 모르는 채 성급히 해결책만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갈등이 벌어지면 "내 말이 옳다!", "이렇게 해야 한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라며 자신만의 해결책을 상대편에게 강요한다. 왜 갈등이 벌어지게 된 것인지, 서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모르는 상태에서 각자 자신의 주장만 하다 보니 갈등이 안 풀리는 것이다.

주장과 주장이 부딪치면 충돌음만 클 뿐, 갈등은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감정싸움, 힘 대결로 치달아 서로 피해만 볼 뿐이다. 주장 밑에 깔린 서로의 관심사, 진정으로 원하는 것, 우려하는 것을 드러내고, 어떻게 하면 서로가 원하는 것을 함께 이룰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야 문제가 풀릴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내는 주장position과 그 밑에 깔려 있는 진정한 관심사interest를 구분하고, 그 관심사에 초점을 맞춰 풀어 나가야 한다.

이 때 필수적인 것이 바로 "왜?"라는 물음이다. 서로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 그러한 요구 사항은 궁극적으로 무엇 때문에 그토록 중요한지, 왜 받아들일 수 없는지를 묻고 알아낸 뒤 거기에 초점을 맞춰 얘기함으로써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낼 수 있다.

p.27~28
"왜?"라는 물음을 통해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갈등의 본모습이 드러나야만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린다. "왜?"라고 물을 수 없으면 갈등은 억압된 채 마음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갈등은 영원히 눌려 있지 않는다. 내재되어 있다가 어느 순간에 폭발적으로 터져나오고 만다. "왜?"라고 물을 수 있는 사이, 그런 조직, 그런 사회야말로 건강한 관계이고 민주적인 조직이며, 성숙한 사회일 것이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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