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역사(3)

 

---

종횡무진 역사

저자

남경태 지음

출판사

휴머니스트 | 2014-07-28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동양사와 서양사, 시사와 역사가 한눈에!한국사, 동양사, 서양사...

---

p.77

주나라는 현실 역사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사상사의 측면에서도 중국의 뿌리를 형성했다.

그 핵심은 주나라 초기에 생겨난 예禮의 이념이다. 예의 이념이 생기면서 조상숭배는 국가 체제의 이념이 되었고 사직社稷의 이데올로기로 발전했다. 이 예의 이념에 공자는 국가의 통치 이념인 인仁을 보태 유학의 기틀을 만들었다. 인이란 군주가 백성들을 어질게 대해야 한다는 뜻으로 한마디로 정치 이데올리기이며 왕도 정치의 근본이다. 예와 인이 합쳐지면서 충과 효를 중시하는 유학 이념이 성립되었다. 후대의 역사에 등장하는 중국의 통일 제국들을 하나같이 유학을 국가 통치 이데올로기로 삼았다.

주나라가 남긴 또 한가지 중요한 전통은 천자의 관념이다. 중원 일대를 정치적 군사적으로 완전히 복속시키지 못한 주나라는 그 대신 이데올로기적으로 나라의 안위를 꾀하고자 했다. 그러려면 주나라의 왕은 주변 부족국가들의 지배자와 싹수가 다르다는 논리가 필요했다. 여기서 주나라의 왕은 하늘의 아들, 즉 천자라는 관념이 생겨났다. 이제 중국은 하늘의 이치를 깨치고 하늘의 명령을 받는 천자가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다.

이렇게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중심으로 국가와 사회가 구축되었기 때문에

중국철학은 그리스 철학처럼 '근원'을 묻는 과정이 필요없었다.

근원은 하늘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