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퀀트투자의 법칙 - 정확한 기초개념 이해가 우선

 

어떤 분야를 공부할 때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는 분야마다, 가르치는 선생님마다, 그리고 배우는 사람마다 다 다르겠지만, 그래도 분야에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강조되는 덕목 중 하나는 기초개념을 숙지하도록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초개념 위에서 다른 어려운 개념들이 넘나들기도 하거니와, 기초개념이 흔들릴 경우 나중에 위기상황에서 더욱 크리티컬한 상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그 지점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처음엔 영주닐슨 교수님께서 퀀트 투자 서적을 집필하신다고 하기에 R이나 Python을 이용한 포트폴리오 구성방법 등 실무적인 내용을 다루실거라고 기대했고, 실무보다는 기초개념을 다루시기에 아쉽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동안 다른 책에서 체계적으로 다루지 않았던 개념들을 익힐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퀀트라는 말에서 'quantitative'라는 말이 의미하듯, 퀀트는 투자를 최대한 체계적, 정량적으로 만드려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기초개념을 튼튼히 하지 않는건 퀀트 투자라는 기본 철학을 부정하는 셈이죠.

 

그렇기 때문에 책 띠지에 나온것처럼 CAGR을 30%로 만들고 싶으신 분이나, 제임스 사이먼스처럼 투자를 통해 시장을 무조건 이기는 사람이 되시겠다고 하는 분은 이 책을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듣기로 보통 책의 띠지는 저자의 권한이 아니라, 출판사의 마케팅 권한인걸로 알고 있기에 교수님이 이런 광고를 내고 싶으시진 않으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랫동안 투자를 '즐길'사람으로서 그리고 '배울'사람으로서 기초부터 튼튼히 하시고 싶으신 분이라면 이 책과 교수님의 전작 글로벌 투자전쟁을 읽으시면서 기초 내공을 다지기를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교수님의 글로벌 투자전쟁과 월스트리트 퀀트투자의 법칙 두 권을 이해하실 정도라면 제가 경험한 학교 기준으로는 경영학 전공과목인 재무관리론을 이수한 수준 이상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강하진 못했지만 투자론 수업 정도 수준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차피 투자라는 게 과정보다는 결과가 중요한 게임이 아니겠느냐? 체계적이지 않더라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느냐? 

 

어느정도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매스컴에 나오는 분들을 보면 저평가된 어떤 주식을 꾸준히 매수해서 어떻게 부자가 되었다고 하고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매도했더니 부자가 되셨다더라 라는 스토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부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철학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이런겁니다. 

무협지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소림파는 소림파만의 철학과 기교가 있습니다. 화산파는 화산파만의 철학과 기교가 있지요. 강호를 많이 겪어본 고수는 여러 문파의 무공을 할 줄 알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충 마구잡이로 섞어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투자방법을 사용하든, 그 방법의 기초개념을 정확히 익혀 잃지않는 투자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퀀트 투자의 기본철학은 대박을 치는 포트폴리오 구성이 아니라, 잃지 않도록 하는 확률을 높이는 데 있음음을 배웠습니다. 다른 모든건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라고 배웠습니다. 

 

조금 더 기초개념을 R과 함께 다뤄보고 싶으신 분은 교수님의 K-MOOC강의인 Introduction to Quantitative Investing을 청강해보면 좋을 듯 합니다. 

http://www.kmooc.kr/courses/course-v1:SKKUk+SKKU_ECO3015_O1K+2018_SKKU10/about

Introduction to Quantitative Inves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