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말고 데이터를 가져와!
공지 :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p.13
'실패'라는 야수에게 바친다.
네 덕분에 많이 배웠어
이제 내 차례야
p.39~40
만약 여러분이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영웅이거나 꽉 막힌 일방통행 도로에 갇혀 있는 처지라면 실패는 옵션이 아니라는 말을 되뇌는 게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장에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면 '실패는 옵션이 아니다'라는 말을 믿거나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절대로 좋은 생각이 아니다. 그 말이 처음에는 뭔가 자신감이나 동기를 부여해줄지 몰라도 그런 격려는 결코 오래가지 못하며, 오히려 실패라는 야수의 아가리 속으로 곧장 떠밀리게 될 것이다.
좀 더 현실적인 공식은 다음과 같다.
여러 결과 중에서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실패'다.
이 문장을 첫 번째 팩트라고 생각하라. 그리고 이 팩트야말로 여러분의 친구임을 기억하라. 처음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더라도 말이다. 어떤 아이디어든 결국에 가면 실패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생각해야 한다.
p.49~50
안타깝게도 '유능한 실행력'은 실패에 대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받아들이기 쉽지 않겠지만, 여러분이 반드시 인정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주어진 분야나 해당 시장에 관한 경험과 능력이 여러분을 시장 실패의 법칙으로부터 지켜줄 거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그런 착각 속에서 행동한다면 여전히 실패하는 것은 물론, 오만함에 대한 벌로서 더 크고 고통스럽게 실패할 것이다.
나는 워크숍이나 수업 시간에 각 시장에서 최고로 여겨지는 기업이나 인물들의 극적인 실패 사례를 차례로 보여주며 이런 사실을 분명히 지적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아래와 같다.
코카콜라와 펩시코는 청량음료 업계의 양대 산맥이다. 두 회사는 뭐가 되었든 병에 담기거나 거품이 생기는 것들을 만들고 마케팅하고 유통시키는 데는 세계 최고의 전문가다. 그들은 수십 년의 경험과 함께 독보적인 노하우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앞에서도 시장 실패의 법칙은 끄떡하지 않는다. 코카콜라는 뉴코크를 내놓으면서 광범위한 시장조사와 홍보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그런 노력과 조사 그리고 준비 작업에도 불구하고 뉴코크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거나, 아니면 아예 대놓고 적대적이었다. 코카콜라는 서둘러 원래의 제조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펩시코 역시 '크리스털 펩시'를 통해 비슷한 실패 사례를 겪었다. 무색소, 무카페인의 대체 상품이었는데 말이다.
p.52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은 이것이다. 시장이 원하는 제품으로 지속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경험과 능력이 필수이긴 하지만, 시장이 그 제품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다. 실제로 경험과 능력 때문에 오히려 더 크고 공개적으로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왜냐하면 그런 경우 투자도 더 많이 하고 기대치도 비현실적으로 높게 잡기 때문이다.
p.54
직원들은 친구나 가족들에게 "지메일 알지? 내가 거기서 일해!"라고 말하고 싶어 하지, "스나프블라트라는 ㅂ프로젝트에서 엔지니어를 맡고 있어"라고 말하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
'성공'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되고 싶고, 실패는 피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깊은 욕구다. 이 욕구, 즉 실패공포증 때문에 이미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지속하지 못한다. 심지어 조직 자체는 실패를 어느 정도 용인할 준비가 되어 있을 때조차 말이다.
회사 차원에서 보면 지메일처럼 신제품 하나가 정말로 크게 성공할 경우 구글 웨이브 같은 실패작 10개 정도는 우습게 지워버릴 수 있다. 하지만 개별 직원의 차원에서 보면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2, 3년간 일한 사실이 이력서에 남는다.
p.55
내가 수십 명을 인터뷰하며 실패담을 들어보니 뚜렷한 패턴이 하나 있었다.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세 가지였다.
실패(Failure)는 출시(Launch) 또는 운영(Operation) 또는 전제(Premise) 때문이었다.
p.58~59
비난과 원망의 안개가 모두 걷히고 나면, 다른 모든 것들 위로 하나의 근본 원인이 우뚝 솟아올랐다. 바로 '전제'였다. 개발과 출시에 문제가 있어, 시장에서 실패하는 제품의 비율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제품이 실패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제품 아이디어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나는 내가 찾던 '주범'을 찾아냈다. 신제품이 시장에서 실패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그거였다.
이런 결과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은 놀라움을 표시했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신제품을 작업할 때마다 나는 제품 개발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튼튼하고, 고품질에, 확장 가능하고, 많은 사양), 그 다음에는 마케팅과 세일즈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과 에너지를 바쳤다. 그러나 우리는 처음부터 옳은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시장에 맞지 않는 것으로 밝혀질 제품에 시간과 노력, 능력을 투입한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신제품이 실패하는 것은 설계나 개발, 마케팅이 허술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제품이 시장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만, '될 놈'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해당 제품의 개발을 정당화해줄 만큼 충분히 많은 사람이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제품이 아닌 것이다.
나는 이런 깨달음을 다음과 같은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이 문장은 나의 주문이 됐고, 내가 이 책을 쓴 동기이자 이유이기도 하다.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을 만들어라.
p.60~61
비즈니스에서 좋은 아이디어, 나쁜 아이디어는 없다. 그저 시장에서 성공하는 아이디어와 실패하는 아이디어가 있을 뿐이다. 앞서 보았던 것처럼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실패한다. 유능하게 실행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 성공하는 몇 안 되는 아이디어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처음부터 '될 놈'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될 놈'인 아이디어를 잡아서, 유능하게 실행하면, 그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성공한다.
그렇다면 누구라도 '될 놈'인 아이디어를 유능한 실행력과 결합하면 성공이 보장될까? 미안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첫째, 비즈니스에서 보장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둘째, 앞의 정의가 말해주는 것처럼 '아이디어'가 성공하는 것이지, '여러분'이 성공하는 게 아니다. 다른 누군가가 똑같은 아이디어를 여러분보다 더 훌륭하게 혹은 더 빨리 실행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고, 이는 늘 벌어지는 일이다. 실제로 어느 아이디어에 대한 시장이 증명되고 나면, 남들도 그 아이디어가 '될 놈'임을 깨달을 테고, 시장에 뛰어들어서 남보다 더 잘하거나 아니면 좀 다르게 해보려고 기를 쓸 것이다.
p.65~66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은 데이터가 아니다. 데이터 비슷한 것조차 아니다. 의견은 주관적이고 편향된 판단이다. 적극적으로 투자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별 생각 없이, 증거도 없이 비판적으로 던지는 '추측'에 불과하다. 아이디어가 생각랜드에서 너무 긴 시간을 보내면 아이디어 주변에는 근거 없는 즉흥적 판단과 신념, 선호, 예측 등이 수북하게 쌓여서 마치 북슬북슬한 공처럼 아이디어를 둘러싸게 된다.
'생각'만으로는 어느 아이디어가 '될 놈'인지 아닌지 결정할 수 없다. 여러분이 아무리 깊이 생각해도 마찬가지다. 남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통해서도 결정할 수 없다. '전문가'들의 생각이라 해도 마찬가지다.
여러분은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니다. 나도 노스트라다무스가 아니고, 누구든 마찬가지다. 기껏해야 우리의 예측은 '가끔씩' 옳았던 것으로 밝혀질 뿐이다. 그리고 그 대부분은 '운빨'이다.
'될 놈'은 '생각랜드'에서 연역이나 귀납으로 도출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될 놈'은 실제 세상에서 실험을 통해 발견되어야 한다.
p.73
문제는 여러분이 신제품과 그 용도에 관해 다른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명을 해도, 그들이 상상하는 내용은 여러분이 상상한 것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해석은 그들 자신의 정신적 요괴에 의해 왜곡된다. 그들의 개인적 신념이나 선호, 편견 같은 것 말이다. 사람들은 아이디어 자체를 여러분과 다르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를 '평가'할 때도 본인의 독특한 세계관이라는 맥락 내에서 판단한다.
p.79~80
먼저 최초의 아이디어는 전달 과정에서 한 번 왜곡된다.
그 왜곡된 아이디어를 사람들은 각자의 독특한 경험과 편향을 통해 들여다보고 판단한다.
그다음, 적극적으로 투자한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이 의견을 내놓는다.
마지막으로, 왜곡된 아이디어에 대한 편향된 판단에서 나온, 아무런 위험 부담을 지지 않는 사람들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선별하고 해석해 그동안 우리가 줄곧 믿고 싶었던 사항을 재확인한다.
p.93~95
대부분의 사람들이 데이터라고 생각할 것도 구글에서는 데이터로 인정되지 않았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진지하게 고려되려면 해당 데이터는 핵심 기준 몇 가지를 충족시켜야 했다.
신선함 : 데이터는 따끈따끈한 것이어야 한다. 새로 나온 것일수록 더 좋다. 왜냐하면 몇 년 전에는 진실이었던 것이 지금은 진실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태도나 기대가 휙휙 빠르게 바뀌는 첨단기술 사업이나 온라인 세상에서는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 한 예로 1990년대 말에는 웹사이트가 8초 이내에 로딩되어야 한다는 것이 웹사이트의 수행능력에 관한 경험 준칙이었다. 널리 공개된 한 연구에서 나온 데이터였는데, 웹페이지 로딩에 8초 이상 걸리면 방문자의 50퍼센트 이상이 참지 못하고 사이트를 떠난다고 했다.
요즘 같으면 90퍼센트의 이용자가 그 8초를 영원처럼 느낄 것이다. 우리는 웹페이지가 즉시 로딩될 것을 기대한다. 만약 2초 이상이 걸린다면 우리는 이미 떠나고 없다. '8초 법칙'은 이제 '2초 법칙'이 됐고, 몇 년만 지나면 아마 '0.5초 법칙'이 될 것이다. 데이터 중에는 뜨거운 자동차 뒷좌석에 올려놓은 바나나보다 더 빨리 상하는 것들도 있다. 물론 더 오래 유효성이 유지되는 것들도 있지만, 안타까운 일은 바나나와는 달리 데이터는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표면에 갈색 반점이 생기거나 곤죽처럼 녹아내리는 식으로 우리에게 경고를 보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데이터에는 편리한 '유효기간'이라는 것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그러니 어떤 데이터를 골라서 사용할지 여러분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신선도가 의심되는 데이터라면 과감히 내다버려라.
확실한 관련성 : 해당 데이터는 지금 평가하려는 특정 제품이나 의사결정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당연한 기준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사결정 과정에서 별 연관성 없는 데이터가 얼마나 자주 끼어드는지 알면 깜짝 놀랄 것이다. 예를 들어 맥도널드 고객 대부분이 햄버거를 주문할 때 어니언링을 추천받아도 함께 주문하지 않는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치자. 그렇다고 해서 햄버거 푸드트럭을 차리려는 '여러분'도 메뉴에 어니언링을 넣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알려진 출처 : 의사결정을 내릴 때 다른 기업에서 수집됐거나 다른 프로젝트를 위해 수집된 데이터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데이터 수집과 필터링 과정에서 어떤 기법을 사용했을지 누가 알겠는가? 또한 그들이 데이터를 편집하고 요약하는 과정에서 어떤 편향이나 영향력, 동기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8초 법칙' 등, 앞서 언급한 비슷한 연구들은 웹사이트의 수행능력을 높여주는 서비스나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이 후원하거나 발표한 것들이다. 그들은 본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본인들의 제품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내놓는다. 여러분이 사용할 데이터가 어디서, 어떻게 수집되어 어떤 식으로 필터링 되었는지 반드시 확인하라.
통계적 유의성 : 데이터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해야 한다. 충분히 큰 샘플을 사용해야만 결과가 우연에 좌우되지 않는다. 동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고 싶지 않다면, 개인적인 경험이나 일회성 이야기를 데이터로 제시하지 마라. 구글 재직 초창기에 나는 그런 시룻를 두 번 저질렀다가, 두 번 다 "일화는 데이터가 아니에요"라는 합창을 들어야 했다.
p.114
애매모호한 의견 : 우리가 '회원가입' 버튼을 조금 더 넓게 만들면 클릭을 좀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검증 가능한 가설 : 우리가 '회원가입' 버튼을 20퍼센트 더 넓게 만들면 가입자가 최소 10퍼센트는 늘 것 같아.
p.118
적어도 10퍼센트의, 대기질지수가 100이상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120달러짜리 휴대용 오염 탐지기를 구매할 것이다.
p.120
XYZ 가설 적용 전 | XYZ가설 적용 후 |
일부 사람 | 적어도 10퍼센트의 사람 |
심하게 오염된 도시 | 대기질지수가 100이상인 도시 |
관심을 가질 것 | 구매 |
합리적 가격 | 120달러 |
p.122
우리의 경우 지금 우리가 탐험하고 있고, 샅샅이 알아내고 이해하고 싶은 미지의 3차원 공간 XYZ는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X : 우리는 얼마나 큰 조각, 그러니까 표적 시장의 과연 몇 퍼센트를 차지할 수 있을까?
Y : 우리의 표적 시장이 뭘까?
Z : :표적 시장은 우리 제품에 어떤 식으로, 정확히 어느 범위까지 호응할까?
p.123-124
실제 아이디어들 자체나 이것들이 얼마나 멍청해 보이는지 초점을 맞추지 말고, 이것들이 표현된 XYZ가설 '형식'에 주목하기 바란다. 그렇다. 아래 아이디어들 중 일부는 실제로 시도됐다.
아이디어 : 우버와 유사한 방식으로 세탁물을 픽업하고 배달해주는 서비스
애매모호한 시장 호응 가설 : 코인 세탁소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시간을 아주 싫어한다. 이들 중 다수는 누군가 합리적인 시간 내에 세탁물을 픽업해서 세탁하고 건조해 돌려준다면 기꺼이 추가로 몇 달러를 낼 것이다.
XYZ 가설 : 적어도 10퍼센트의 코인 세탁소 이용객은 세탁물을 픽업해서 24시간 내에 돌려주는 서비스에 5달러를 지불할 것이다.
아이디어 : 에어컨이 없는 자동차를 위한 아이스 큐브 방식의 냉각기
애매모호한 시장 호응 가설 : 에어컨이 없거나 고장 난 자동차를 가진, 돈 없는 운전자들은 공기를 식히기 위해 값싼 아이스 큐브 방식의 기기를 구매할 것이다.
XYZ 가설 : 적어도 5퍼센트는 될, 에어컨이 없는 사람들은 평균 기온이 섭씨 38도가 넘으면 20달러짜리 냉각기 장치를 구매할 것이다.
아이디어 : 반려견 맥주
애매모호한 시장 호응 가설 : 많은 애견인들이 혼자서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개가 먹어도 안전한 맥주가 있어서 반려견을 술친구 삼을 수 있다면 그들 다수가 반려견 맥주를 구매할 것이다.
XYZ 가설 : 적어도 15퍼센트의 견주는 6개들이 반려견 맥주가 4달러 라면 사료를 살 때 함께 구매할 것이다.
아이디어 : '슈퍼 스쿼럴(Super Squirrel)' 수집가용 책
애매모호한 시장 호응 가설 : 슈퍼 스쿼럴 만화 시리즈의 팬들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다람쥐의 슈퍼히어로의 고품질 한정판 컬렉션이라면 사족을 못 쓸 것이다.
XYZ 가설 : 슈퍼 스쿼럴 만화 22만 구독자 중 적어도 50퍼센트는 100달러짜리 컬렉터용 에디션을 구매할 것이다.
p.128-129
Y : 대기질 지수가 100이상인 전 세계 모든 도시
y : 중국의 베이징
이 정도면 첫 단계로서는 훌륭하지만 베이징은 인구가 1000만 명이 넘는 거대 도시다. 학생들은 좀 더 범위를 좁힐 필요가 있다. 몇 분간 논의 끝에 학생들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가 이상적인 표적 시장이 될 수도 있겠다고 결론 내린다. 그때 팀원 한 명이 누나의 자녀들이 베이징의 토트 아카데미에 다닌다고 말한다. 토트 아카데미는 베이징에 있는 사립 유치원으로 학생 수가 300명 정도다. 이 학생은 누나가 다음번 학부모 모임에서 이 제품을 보여주고 부모들 중 몇 명이나 관심을 보이는지 알아봐줄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지구 전체에서 300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특정 유치원까지 범위를 좁혔다.
Y : 대기질 지수가 100 이상인 전 세계 모든 도시
y : 베이징에 있는 토트 아카데미의 학부모
학생들은 중국으로 범위를 좁혔기 때문에 미국 달러에서 중국 위안으로 통화 단위를 바꾸었고, 이제 다음과 같은 XYZ가설이 생긴다.
적어도 10퍼센트의, 베이징 토트 아카데미 학부모는, 800위안짜리 휴대용 오염 탐지기를 구매할 것이다.
p.136-137
IBM의 접근법은 기발했다. 하지만 이걸 뭐라고 불러야 할까? 타이피스트를 이용한 음성인식 장치는 '제대로 된 시제품'은 아니었다. 미니어처 타이피스트를 만들어 컴퓨터 박스 안에 집어넣은 다음, 플로피디스크 슬롯으로 치즈와 크래커를 넣어줄 게 아니라면 말이다. IBM은 음성인식 시스템의 시제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 시제품을 가지고 있는 '척' 했을 뿐이다. 그들에게는 그게 필요했다. 만약 시범 이용자가 마이크 저쪽에 컴퓨터가 아닌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혹은 그런 의심이라도 했다면 이용자의 행동은 완전히 달랐을 테고 결과도 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었다. '왜 아무도 나한테 이 얘기를 안 해준 거야?!'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도 '안 될 놈'으로 밝혀질 제품과 프로젝트를 작업하며 오랜 세월을 보냈다. 우리도 당연히 시제품부터 먼저 만들었다. 하지만 그 첫 번째 목적은 우리가 과연 해당 제품을 만들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만들면 찾아오겠지'라는 가정하에 일하고 있었다. 그런 시제품을 만드느라 수개월간 수백만 달러를 쓰는 경우도 많았다. 개발에 그 정도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나면 중단하자고 말하기가 정말로 고통스럽다. 실제 시장 반응이 부정적이더라도 새로운 사양을 추가하고 여기저기 손을 보면서 계속 해나가게 된다. 방법은 모르지만 어떻게든 상황이 바뀌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위험하고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되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것이다.
p.138-139
지난 몇 년간 나는 몇몇 사람들이 '프리토타입'이라는 단어를 정말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이미 시제품(프로토타입)이라는 단어가 모든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단어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들의 전제에는 동의하지만, 결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시제품이라는 단어가 모든 의미를 포함하는 것은 맞지만, 바로 그 점이 문제다! 시제품은 너무 포괄적인 용어라서 무슨 뜻이든 될 수 있다. 지금처럼 사용한다면, 시제품은 5센트짜리 클립에 고무줄을 매단 장치에서부터 제대로 작동하는 500만 달러짜리 1회성 제품까지 모든 걸 가리킬 수 있다. 나는 5분짜리 실험에서도, 수백 명이 5년간 작업한 프로젝트에서도 '시제품'이라는 말이 쓰이는 것을 목격했다.
게다가 시제품과 프리토타입은 목적이 다르다. 시제품은 주로 어느 제품이나 서비스 아이디어를 실제로 만들 수 있는지,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작동할지, 최적의 크기나 모양은 무엇일지 보기 위해 설계한다. 반면에 프리토타입은 주로 어느 아이디어가 추구하고 만들 가치가 있는지를 값싸고 빠르게 검증하기 위해 설계한다.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법을 사용해야 하고, 그러니 자체 명칭이 필요하다. 사실 이 책에서 나는 프리토타입이라는 말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프리토타입의 유형에 따라 하나씩 이름을 붙여줄 생각이다. 이 많은 새로운 이름이 반드시 필요할까?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내 생각에 동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보면 알 것이다.
p.144-145
미캐니컬 터크(Mechanical Turk) 프리토타입은 18세기 말에 전 세계를 돌며 체스를 두었던, 그 유명한 미캐니컬 테크 체스 '기계'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사람들은 '터크'가 체스를 두도록 프로그램된 기계 장치(로봇)라고 믿었다. 그러나 사실은 체구가 작은 프로 체스 선수가 숨어서 마네킹을 조종하며 체스를 뒀던 것이다.
p.154
실험에서 나온 '나만의 데이터'가 나의 가설을 옳은 것으로 검증해주지 못한다면 프리토타이핑 덕분에 나는 실패 확률이 아주 높은 일을 피해갈 수 있다.
'나만의 데이터'가 나의 가설을 옳은 것으로 확인해준다면, 더 높은 위치에서 파트너를 모집하고 투자자를 확보하며 잠재적 고객을 설득할 수 있다.
p.158-159
팜(Palm)의 기술팀장으로 파일럿(Pilot)을 만들어낸 호킨스(40)는 이미 10년 전에 세계 최초의 손바닥 사이즈 컴퓨터 중 하나인 그리드패드(GRiDPad)를 설계했다. 그리드패드는 기술적 개가였으나 시장에서는 실패했는데, 왜냐하면 여전히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기로 작정한 그는 동료들이 새로운 기기의 크기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하냐고 물었을 때 이미 준비된 답을 가지고 있었다. "셔츠 주머니 사이즈로 해봅시다."
그는 자신의 집 창고에서 나무토막을 셔츠 주머니에 꼭 들어가는 크기로 잘랐다. 그리고 그것을 몇 달간 가지고 다니며 컴퓨터인 척했다. 수요일에 점심을 함께할 수 있냐고? 호킨스는 나무토막을 끄집어내 마치 일정표를 확인하는 사람처럼 두드렸다. 전화번호가 필요하면 나무토막 위에서 찾아보는 척했다. 종종 그는 인쇄된 종이를 나무토막에 붙여서 버튼 구성이 다양한 다른 디자인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위 이야기는 프리토타이핑의 핵심 동기와 원칙을 잘 보여준다.
- 호킨스는 그리드패드를 만들어내려고 수년간 수백만 달러를 썼지만 결국에는 '기술적 개가이긴 하나 시장 실패'로 결정 난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다.
- 그는 자신이 제품을 잘못 만든 것이 아니라 '안 될 놈'을 만든 것이 실수임을 깨달았다.
- 그는 "같은 실수를 두 번 반복하지 않기로" 작정했다. 다시 말해 그는 스스로에게 "다음번에는 제대로 만들기 전에 반드시 '될 놈'부터 만들자"라고 되뇌었다.
- 그는 첫 번째 프리토타입을 만든 것은 파일럿을 만들 수 있는지 시험해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그것을 사용할지, 얼마나 자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는 직접 '나만의 데이터'를 수집해서 실제 시제품이나 최종 제품의 디자인 결정에 정보로 활용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정보였다.
* 이 장치를 가지고 다니는 시간 중 95퍼센트는 주머니에 들어있다.
* 하루 평균 12번 정도 꺼내서 사용한다.
일정 약속 용도 : 55퍼센트
전화번호나 주소 확인 : 25퍼센트
할 일 리스트에 항목 추가 또는 확인 : 15퍼센트
메모 : 5퍼센트
*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제품의 모형을 소품처럼 사용하면서 상상력을 동원해(여러가지 '척'을 해서) 빠진 기능을 넣었다.
p.162
프리토타입의 주된 목적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 내가 이걸 사용할까?
-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사용할까?
- 남들이 사줄까?
- 사람들은 이 제품에 얼마까지 지불하려고 할까?
- 사람들은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이걸 사용할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우리가 다음과 같은 가장 중요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걸 만들어야 할까?'
p.174-175
앤토니아는 편집자 일을 그만두고 그 동네에 앤티크 서점을 열 것을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 저 문 뒤에는 서점은커녕 한 권의 책도 전시되어 있지 않다. 사실 저 문 뒤에는 빈 공간뿐이다. 앤토니아는 서점을 열기 위해 전통적인 시장조사를 할 만큼의 돈을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그녀의 시장 호응 가설은 그녀가 적절한 거리에 가게를 열고 큰 간판을 달아 광고를 한다면 많은 사람이 지나다가 그녀의 서점을 발견하고 구전효과를 통해 마케팅이 될 거라고 본다.
이 계획이 맞아 들어가려면 적어도 매일 지나가는 사람 중에 0.5퍼센트(200명 중에 한 명)는 한 번 이상 가게를 방문할 정도의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 앤토니아의 판단이다. 앤토니아는 가게를 대여하고, 서적을 매입하고, 직원을 고용하는 등 상당한 자본 투자를 하기에 앞서 이 가설이 옳은지 검증하고 싶다. 그래서 20달러를 투자해 안내판을 만들고, 2달러짜리 양면테이프를 사서, 몇 시간 동안 이 안내판을 실험해보았다. 적절한 유형의 보행자가 지나다닌다고 생각되는(책벌레가 어느 정도 있는) 여러 동네, 여러 거리에서 말이다. 안내판을 붙인 앤토니아는 길 건너에서 노트를 들고 앉아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기록했다.
- 문 앞을 지나는 사람의 수
- 안내판을 읽어보는 사람의 수
- 걸음을 멈추고 노크를 하는 사람의 수
- 노크를 하는 횟수(노크를 많이 할수록 관심이 더 큰 것임에 틀림없다)
- 노크를 하는 사람의 연령, 성별, 기타 특징(예를 들어 옷을 잘 차려입은 중년의 직장인 남성, 여대생 등)
p.176-177
샌디는 그녀가 정말 좋아하는 '다람쥐 관찰' (유행하는 취미인 야생조류 관찰의 다람쥐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에 관한 책을 써볼까 생각 중이다.샌디는 대부분의 책이 시장에서 실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실제 다람쥐는 못 보고 집에서 책을 쓰느라 귀중한 시간을 몇 달씩 투자하기에 앞서 이런 책에 대한 관심도를 측정해보고 싶다. 온라인 가짜 문 프리토타입은 이런 조사를 하기에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먼저 샌디는 스쿼럴와칭닷컴이라는 도메인을 10달러에 산다. 그런 다음 DIY 웹사이트 디자인 도구를 이용해서 기본적인 웹사이트를 만든다. 이 웹사이트의 랜딩페이지는 그녀의 책 이미지와 책 내용에 대한 간단한 소개, 간단한 저자 이력, 그리고 '20달러에 지금 구매하기' 버튼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들이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연결된 웹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보여준다.
다람쥐를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다람쥐 관찰 가이드>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금 저는 열심히 이 책을 작업 중이지만,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어요.
초판을 예약하고 싶으시다면,
여러분의 이메일 주소를 아래에 적어주세요.
책이 나오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p.184-185
이런 합리화에도 불구하고,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가짜 문이 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법인 동시에 가장 싫어하는 기법인지는 여러분도 아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 기법이 정말 빠르고 저렴하게 실행될 수 있으면서도 몇 시간 만에 현실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해준다는 점이 정말 좋다. 하지만 약간의 기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다소 마음에 걸린다. 여러분도 그 점이 마음에 걸린다면 두 가지 해결책이 있다.
첫 번째 해결책은 가짜 문에 노크를 하거나 '구매하기' 버튼을 클릭하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 서점의 가짜 문을 노크했을 경우 앤토니아가 다가가서 테스트 중임을 인정하고 사과한 다음, 그 사람에게 책을 살 수 있는 10달러짜리 아마존 상품권 같은 것을 주는 것이다. 샌디 역시 가짜 문 웹사이트에서 비슷한 일을 할 수 있다.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모든 사람들에게 1페이지짜리 다람쥐 구별 가이드를 무료로 준다거나 혹은 다른 저렴한 다람쥐 관련 선물을 줄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가짜 문 프리토타입을 이용하기로 결심했다면 비슷한 보상을 해주라고 권장하는 바다. 이는 곧 윈윈 전략이 될 수도 있따. 잠재적 고객은 공짜 선물을 받고 여러분은 죄책감 없이 '나만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두 번째 해결책은 가짜 문 프리토타입의 변형이라고 할 수 있는, 외관 프리토타입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p.192-193
p.213
좋은 소식은 체포될 위험 없이도 이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짜 직원 행세를 하면서 이케아에 잠입하는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겠지만, 포카노는 동네 철물점 몇 곳에 약간의 돈(100달러 정도?)을 지불한 다음 2주 정도 자신의 제품을 전시하고 사려는 사람이 있는지 살필 수도 있었을 것이다.
p.227
프리토타입은 세 가지 핵심 사항을 프리토타입은 세 가지 핵심 사항을 반드시 만족시켜야 한다.
1. 프리토타입은 적극적인 투자가 있는 '나만의 데이터'를 생성해야 한다.
2. 프로토타입은 빠르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3. 프리토타입은 저렴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Growth' 카테고리의 다른 글
Product analytics vs. marketing analytics (and why you need both) (0) | 2022.08.27 |
---|---|
How Ecommerce Site Search Can Create a Competitive Advantage (0) | 2022.08.24 |
Building a dashboard with the Google Analytics Spreadsheet Add-on (0) | 2022.08.20 |
How to build a Google Analytics Dashboard with Apps Script and Google Sites (0) | 2022.08.20 |
토스 리더가 직접 답해드립니다 | PO SESSION Q&A (0) | 2022.08.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