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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협상

어떤 사람이 원하는 것을 얻는가

by Diligejy 2021. 2. 9.

p.4

지난 25년 동안 나는 하버드와 컬럼비아 로스쿨에서, 그리고 대형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로서 글로벌 비즈니스맨들의 치열한 협상전에 참여해왔다. 그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나는 한 가지 결론에 이르렀다.

 

자신의 일과 삶에서 매 순간 탁월한 것을 얻는 사람은 '자신이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p.5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 때 비로소 상대가 원하는 건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한다. 좀 더 탁월한 사람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상대에게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일깨워준다. 협상의 양 당사자가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공유할 때 협상 테이블은 마침내 양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최적의 합의를 향해 나아간다.

 

p.18~19

뭔가를 얻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손실은 최소화할 수 있는 세련된 협상력을 갖춰야 한다.

 

다시 "당신이 맞을 수도 있어요"라는 문장으로 돌아가보자.

 

내가 공부했던 하버드와 컬럼비아 로스쿨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모의재판이 열린다. 학생들에게는 서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약 100개의 판례가 주어진다. 이들 판례를 놓고 처음 몇 주는 원고측의 입장을 변론하고, 그 다음 몇 주는 피고측의 입장을 변론한다. 이처럼 서로의 입장을 번갈아 맡아봄으로써 'on the one hand(한편으로는...)'와 'on the other hand(다른 한편으로는...)'의 상반된 의미를 치열하게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고 나면 세련되고 수준 높은 협상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문장 하나가 도출된다.

 

"당신이 맞을 수도 있어요"

 

'당신이 맞아요'는 곤란하다(이는 아내와의 협상 때만 사용하기를 바란다). '당신이 틀렸어요' 또한 곤란하다.

 

최고의 변호사들과 최고의 협상전문가들은 "당신이 맞을 수도 있어요, 내가 틀렸을지도 몰라요. You may be right, I may be wrong"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 말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담겨 있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존중받거나 배려받는 느낌을 가질 때 가장 너그러워진다.

 

협상 테이블에 앉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무엇인지 아는가?

 

그건 바로 옳고 그름을 가리기 위해 진력한다는 것이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따지는 건 협상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것, 그것이 협상의 본질이다.

 

p.36

우리가 어떤 사람과 계약을 할 때는, 특히 우리가 상대적으로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다면, 반드시 상대에게 '의미 있는 합의'를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상대로부터 소송을 당하면 패소할 확률이 높아진다. 왜냐하면 법정에서는 '계약을 맺을 당시 상대가 계약 절차와 조항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었는가?'와 '그 계약이 공정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었는가?'를 중시해서 따지기 때문이다. 한쪽 당사자에게 너무 가혹한 계약이나 합의는 법의 공평함과 정의라는 측면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협상력에서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이 계약이나 합의를 할 때는 절차적 하자의 유무가 법적 판결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p.38~39

지혜로운 협상가는 협상과정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최초 목적, 최종 목적을 검토한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면밀하게 검토함으로써 협상이 산으로 가지 않게 한다.

 

p.39

제아무리 상대가 힘으로 밀어붙인다 해도, 자신이 옳다고 우긴다 해도, 협상의 달인이 되려면 우리는 냉철하게 꿰뚫어보아야 한다. '대체 저 사람이 진짜 원하는 게 뭘까?'

 

p.44

수많은 협상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갈등이나 이해관계를 '해결resolution'하겠다고 덤벼들기 때문이다. '갈등 해결' 물론 좋은 말이다. 하지만 협상 몇 번으로 갈등이 해결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모든 협상을 검토해보라. 한 방에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이 많은 화약고일 뿐이다. 상황이 악화되는 것만 막아도 성공하는 것으로 봐야한다.

 

p.45

나는 협상학 강의 때 '해결'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그 대신 '적당한 합의settlement'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한 번 일어난 갈등은 절대 완전히 해결되지 않는다. 다만 가장 지혜로운 합의점을 찾는 노력을 통해 갈등의 깊이와 부피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협상에 완료형은 없다. 협상은 늘 진행형임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지혜로운 합의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협상 테이블에 갈 때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작은 승리를 추구하는 것'이다. 작은 승리, 작은 변화가 조금씩 조금씩 쌓여갈 때 마침내 질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은 기대할 수 있다. 제아무리 상대를 완전히 굴복시킬 만한 카드를 갖고 있다 할지라도, 이를 꺼내들지 마라. 상대를 조금씩 변화시킴으로써, 상대에게서 얻을 수 있는 파이를 조금씩 더 키워나가는 사람이 지혜로운 협상가다. 지금 당장 상대에게서 하나를 얻어내기보다는 작은 승리와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상대에게서 하나 이상을 얻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협상의 꽃이다.

 

p.46

세상에서 성공적으로 타결된 협상들을 살펴보면 모두 '결정적 해결'이 아닌 '작은 승리', '근본 자세attitude'의 변화가 아닌 '행태behavior의 변화'를 추구했음을 우리는 알 수 있다.

 

기대치를 낮추면 목적을 쉽게 잃어버리지 않는다. 또한 상대에게 감동을 전달하기도 쉬워진다. 한 번의 큰 승리를 맛보는 협상가가 아니라 날마다 승리하는 협상가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늘 명심하기 바란다.

 

p.49

사람들이 아주 민감해하는 사안이나, '법적 규제의 강화나 완화' 등과 같이 각 개인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는 함부로 숫자를 들이밀어서는 안 된다. 매케인의 이 짤막한 답변 탓에 299만 달러를 가진 사람은 서민이고 300만 달러부터는 부자라는 밑도 끝도 없는 프레임이 설정되었다.

 

p.49~50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함부로 숫자를 말해서는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숫자와 사람들이 생각하는 숫자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p.55

협상의 종류와 특성

갈등분규해결을 위한 협상 거래성사를 위한 협상
과거지향적이기 쉽다 미래지향적이기 쉽다
협상 테이블에서 함부로 'no'라고 말하지 말라. 걷잡을 수 없이 갈등상황이 악화.격화될 수 있다. 과거 앙금이 있기 때문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no'라고 말하는 전술을 사용해도 괜찮다.

p.58~59

갈등을 다루든, 거래를 다루든 간에 모든 협상에서는 '앙금'의 해소가 핵심 키워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협상에서 다음 7가지 요소를 지혜롭게 분석할 줄 알아야한다.

 

1. 선택 가능한 것 alternative은 무엇인가?

2. 나와 상대의 이익 interest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3. 가장 바람직한 협상을 위한 선택 option은 무엇인가?

4. 어떤 기준 criteria을 갖고 협상할 것인가?

5. 어떤 합의 commitment를 선택할 것인가?

6. 협상에 필요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인가?

7. 협상 후 유지해나가야 할 바람직한 관계는 무엇인가?

 

p.65

우리가 을일 때도 마찬가지다. 협상 테이블에서 하등 꿀릴 이유가 없다. 갑의 위치에 있는 상대가 협상 테이블을 선택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힘으로 밀어붙여도 될 것을 왜 협상 테이블로 끌고 왔겠는가? 그건 상대가 당신의 '협조'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협상 테이블에 나갈 때는 늘 의연하고 당당해야 한다. 상대가 당신에게서 뭔가를 얻어내야 할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을 기억하라.

 

p.66

지혜로운 협상가는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내용으로 합의를 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협상가는 지속성의 측면에서 그 합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이끄는 사람이다. 협상을 할 때나 조정자의 역할을 할 때나 우리는 늘 '지속 가능성'을 추구할 줄 알아야 한다.

 

p.71

강자이든 약자이든 간에, 재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앞에서도 살펴본 것처럼 '파산권'이라는 최후의 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강자일 때, 제아무리 기발한 협상안을 끌어냈다고 할지라도 상대가 파산해버리면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가 약자일 때도 마찬가지다. 한 번 합의를 했다고 해서 거기에 완전히 얽매일 필요가 없다. 파산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한 상황일 때도, 불리한 상황일 때도 협상을 할 떄는 반드시 재협상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p.87~88

이때부터 미국의 계약법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약속이나 합의를 이행할 의도 intention to honor'가 있었다면, 그것이 가계약이든 협정서든 합의서든 의향서든 간에, 계약으로서 효력이 있다고 인정받게 된 것이다. 따라서 협상을 할 때 가계약이 정말 법적인 효력이 없음을, 양측이 가계약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음을 원한다면 가계약서 맨 마지막에 다음의 한 문장을 반드시 삽입해야 한다.

 

'본 합의는 법적 효력이 없음'

이 문장을 명시하지 않은 채 악수하고 샴페인을 터뜨리면, 그 순간 합의는 즉시 법적 효력을 얻게 된다.

 

p.90

협상의 당사자는 정작 눈에 보이지 않는다. 텍사코가 펜조일과 협상할 때, 협상의 당사자는 경영진이 아니라 주주였다. 경영진은 협상의 당사자에서 갑자기 '대리인'으로 변신한 것이다. 대리인은 회사가 망하든 말든 아무 상관이 없다. 개인적 책임만 지지 않으면 그만이다. 텍사코의 파산은 결국 대리인의 손에서 결정되고 만 것이다.

 

p.92

협상에서는 이기고 지는 것이 별 의미가 없다. 협상에서는 누가 얻느냐, 누가 잃느냐가 중요하다.

 

p.100~101

협상을 할 때는 협상의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협상의 당사자는 지금 눈앞에 있는 상대가 아니다. 아주 간단한 물건을 시장에서 거래할 때를 제외하면 말이다.

 

나와 협상을 벌이는 상대의 뒤에는 항상 '진짜 상대'가 숨어 있다. 냉장고를 사러 온 남자의 뒤에는 아내가 있다. 나와 흥정을 버링는 거래처 직원의 뒤에는 부장, 본부장, CEO가 도사리고 있다. 그 CEO 뒤에는 협회가 있고, 주주가 있고, 채권자가 있고, 정부 규제기관, 노조가 있다. 나아가 '유권자'도 있다.

 

따라서 협상을 할 때는 협상가 한두 명만을 생각해서는 큰코를 다치기 십상이다. 협상 실무자의 뒤편에 줄 서 있는 진짜 당사자가 누구인지를 명확하게 포착할 수 있을 때, 협상의 실익과 진정한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

 

p.102

'협상의 당사자가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것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협상의 당사자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ㅇ럭혀 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협상이란, 소위 협상 테이블에서 얼굴을 맞대고 진행되는 건 5퍼센트도 되지 않는다. 내 뒤에 있는 사람들과 상대의 뒤에 있는 사람들이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며 대립한다. 이 같은 관계를 잘 파악하지 못하면 협상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을 향해 치닫고 만다.

 

p.103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주인과 대리인'이라는 장벽에 대해 반드시 살펴야 한다. 협상에서 가장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다양한 각도에서 포착해야 한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이 협상의 당사자일 확률은 최대 5퍼센트일 뿐이다.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은 그저 앵무새일 수도 있다. 주인과 대리인의 관계를 치밀하게 검토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내는 것, 그것이 바로 협상의 본질이다.

 

p.119

탁월한 성과와 결과를 내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라. 그들의 공통점은 성과와 결과에 집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늘 본질에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자신들보다 더 뛰어난 사람들을 찾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며, 그들과 함께 간다. 그 결과 가장 탁월한 것을 얻는다. 

 

p.121~122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고 싶다면, 상대보다 먼저 이니셜 오퍼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니셜 오퍼를 할 때는 상대가 최종적으로 수락할 수 있는 가격을 파악해내야 한다. 상대의 바텀라인 범위 내에서 내가 원하는 최고 수준을 이니션 오퍼할 수 있는 전략을 짜면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상대의 바텀라인을 알아내는 방법은 협상이 결렬되었을 때, 상대방에게 어떤 대안들이 존재하는지 총체적으로 파악하고 그중에서 '제일 좋은 대안'을 뜻하는 BATNA가 무엇인지 예측하는 것이다. 막연히 추측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의 주변/내부 상황과 정보를 가지고 구체적으로 치밀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이미 외부에 알려진 정보도 철저히 수집하고, 상대방과의 직접 면담이나 다양한 소통 채널을 이용해 추측의 정확성을 최대한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때 상대방이 가진 대안이라는 것도 가능성의 차원이기 때문에 개연성의 확률이 최대한 정확하도록 추측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상대방의 바텀라인을 잘못 알게 되고 이니셜 오퍼는 기대했던 효과를 가질 수 없게 된다. 

 

p.141

양질의 협상결과는 '동등함'에서 창출된다. 양측의 힘이 서로 비등하고 균형을 이룰 때 대단히 창조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상대보다 강자의 입장에 있을 때는 상대를 나 자신의 입장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배려와 노력을 아끼지 마라.

 

p.158~159

최대의 양보는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최고의 미덕이고,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제안이다. 그러나 현실의 세계에서는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 협상학에서 '모든 협상 당사자들은 상대방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양보를 기대한다'는 것이 일반적 현상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협상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어느 정도 적절한 양보할 수 있는 공간 concession room을 미리 설정해두고 이니셜 오퍼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p.196

특히 남미 또는 중동권 국가의 사람들과 글로벌 비즈니스 협상을 벌일 때는 이 ZOPA의 개념이 중요하다. 글로벌 협상은 내수시장에서 자동차나 주택을 구입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저마다 서로 아주 다른 협상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처음 부르는 가격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들을 정확히 파악해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p.198

전혀 협상할 의도가 없이 오직 상대의 저항점을 비롯한 중요한 정보를 얻어내기 위해 테이블에 앉는 사람들로부터 입을 수 있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다양한 가계약들을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신의 성실에 입각해 협상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가계약을 체결한 후 협상을 시작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정식 가계약을 맺어도 좋고 그저 이메일에 적시해 통보한 후 별 다른 반대가 없으면 적용되는 격식을 차리지 않은 형식을 빌릴 수도 있다.

 

이렇게 사전 조치를 해두면, 그리고 애초부터 협상할 의도가 전혀 없었음을 입증할 수 있다면 협상에 들어간 제반 비용과 '잃어버린 기회'에 따른 보상까지도 환산해 받아낼 수 있다.

 

p.222

협상의 마무리 단계에서 상대에게 2~3가지 선택안을 제시하면 협상을 스마트하게 종료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사람들은 유일한 선택안보다는 몇 가지 최종 선택지를 제시해주는 것을 더 선호하는 심리를 갖고 있다. 자신이 마지막에 뭔가를 선택할 수 있으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존심을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법률적으로도 매우 효과적이다. 최종합의안이 모호할 때, 그에 대한 해석은 최종 제안자drafter에게 불리한 쪽으로 한다는 계약해석의 원칙이 있다. 하지만 상대가 최종안을 선택했다면, 모호함이 발생했을 때 나는 불리한 법적 위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보좌관을 지낸 헨리 키신저가 이 방법을 애용했다. 키신저는 뭔가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닉슨에게 매번 3가지 안을 제시하면서 '각하가 결정하십시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 닉슨은 어떻게든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물론 셋 중의 하나를 선택하면서 닉슨은 최고정책 결정권자로서의 자부심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키신저의 뜻이 관철된 것에 불과했고, 그에 따른 모든 정치적 책임은 닉슨이 부담하는 격이었다.

 

p.235~236

협상 이전 단계에서의 대안들 1. 협상할 것인가?
그냥 가만히 있을 것인가?
봉쇄하며 상황 악화를 막을 것인가?
소송할 것인가?
싸울 것인가?

2. 이 중에서 협상을 선택했다면, 독점적으로 협상할 것인가? 아니면 동시다발적으로 협상할 것인가?
협상 준비 단계에서의 대안들 1. 협상 상대를 선택한 후, 앞으로 닥칠 협상단계에서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내게 어떤 대안들이 있는가를 큰 그림과 디테일의 양 측면에서 현식적 구체적으로 점검해, 결렬시 내가 택할 일련의 행동들을 구체화한다. 이 구체적인 일련의 행동들이 나중에 협상 테이블에서, 내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 폭을 결정한다. 그리고 협상이 결렬된다면, '상대에겐 어떤 대안들이 있을까?'에 대해서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예측 점검해 결렬시 상대가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련의 행동들을 도출해 나중에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가 양보할 수 있는 최대 폭을 추정해볼 수 있다.

2. 이때 상대의 협상 문화와 나의 협상 문화 사이의 차이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이는 협상 테이블에서의상대의 언행, 암묵적 의사표시를 비교적 정확히 이해하기 위함이며, 내가 지금 파악할 상대의 대안적 행동들의 현실성 여부를 협상 테이블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상 테이블에서의 대안들 1. 대안들 - 나의 대안들, 그리고 상대의 대안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따라서 협상 테이블에서 대화를 통해, 상황정보 수집을 통해 끊임없이 확인한다.

2. 다양한 절차적 가계약들과 실체적 가계약들을 통해, 나의 대안들과 상대의 대안들을 관리한다.
최종합의안으로 가는 마무리단계에서의 대안들 협상에서 곧장 최종합의안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다양한 예비적 합의(Preliminary Agreement)가 활용된다.

1. 절차적 예비 합의들
    a. 어디서, 언제, 얼마동안 협상할 것인가에 대한 합의
    b. 협상단의 규모와 구성원
    c. 어떤 쟁점들을 협상에서 다룰 것인가?
    d. 신의 성실로 협상에 임한다는 의무를 해당 협상에 적용할 것인가?

2. 실질적 예비 합의들 : 취의서(LOI), 양해각서(MOU), 협의각서(MOA)
협상 후 관리단계에서의 대안들 1. 최종계약체결 후엔 이를 이행할 것인지, 깰 것인지의 2가지 대안이 있다. 합의 이후 상황의 변화 등 때문에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 깨는 것보다 나쁘다면, 총체적 점검을 통해 총체적 판단을 통해 최종 결정한 후 계약을 깬다는 대안으로 나아갈 수 있고, 재계약 협상을 할 수도 있다.

2. 상대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봄으로써 상대가 계약 불이행을 선택할 것이라 예측되면, 상대와의 게약 재협상의 길을 열어두고, 대안들의 총체적 분석을 다시 적용해 재협상한다.

p.237~238

협상을 제대로 준비하려면 사전에 ZOPA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러려면 상대의 대안들에 대해 깊이 연구를 해야 한다. 나와 최고 대안을 파악함과 동시에 상대의 최고 대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는 것만이 곧 파이 나누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잘 대해준다고 마음 놓을 일도 아니고, 화를 내고 불친절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얹짢아할 필요도 없다. 거기에 흔들리지 말고 그 너머에 존재하는, 그 상대의 대안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실질적인 협상의 성공여부, 즉 합의 범위를 알아낼 수 있다.

 

p.296~297

사과를 절대 하지 않는 미국에서도 사과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있기는 하다. 1985년 델타 항공사의 여객기가 추락해 137명의 사망자를 냈을 때의 일이다. 사고가 터지자마자 델타 항공사 측은 유가족들에게 신속하게 직원을 파견해 그들을 위로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주는 성의를 보였다. 결국 희생자 유가족들은 내 가족을 죽인 원흉과 같은 회사에 대해 일종의 신뢰관계를 형성하게 되었고, 사건과 관련된 소송도 65건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재미있는 현상은, 65건의 법정 소송에서 델타 항공사는 위로차 파견된 직원들이 유가족으로부터 청취한 개인적인 정보들 중 자사에 유리한 증거들을 법정에 제출하여 원고의 승소액을 크게 줄이거나 없애는 형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이후 미국 사회에서 위로 방문의 관행은 금기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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