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7
언제 협상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자신이 협상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협상을 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만 있을 뿐이다.
p.42
협상은 힘에서 우위에 있는 상대와 협상할 때 필요하다. 강한 상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것을 가지고 있고 나에게 많은 이익을 장기적으로 가져다줄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협상 상대는 나보다 힘이 더 강한 상대이다.
나보다 힘이 약한 상대는 어떠한가? 나보다 힘이 약한 상대는 감히 경쟁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협상을 깨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약자이기도 하므로 가진 것이 별로 없다. 누군가와 협상을 하기 전부터 상대에게 양보할 만한 여지가 별로 없는 것이다. 힘이 약한 상대는 나에게 아주 작은 것을 줄 수 있을 뿐이다. 그들은 마지못해 그것도 아주 작은 부분을 울며 겨자 먹기로 건넨다. 하지만 언제든지 그것을 다시 빼앗으려고 하거나 나중에 서로 관계가 틀어지면 불공정 거래로 고발할지도 모른다. 아니면 나중에 당신에게 불이익을 받은 만큼 다시 되돌려 줄지도 모른다.
p.43
글로벌 슈퍼 을처럼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진 회사들도 당연히 계약을 하거나 분쟁이 생길 때 협상을 합니다. 다만 상대에 따라 다르지요. 조금만 밀어붙이면 금방 포기하는 상대에게는 더 강력하게 밀어붙입니다. 곧바로 포기한다는 걸 아니까요. 그래서 협상의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는 여러분 회사와는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p.48~49
협상 안건
- 경제적 가치의 안건 : 가격, 거래 빈도 수, 1회 거래 시 수량, 보증기간, 손해 발생 시의 배상 방법과 범위, 대금 지급 방법 등
- 여타 가치의 안건 : 합의에 대한 수정 협상의 가능성과 빈도수, 상호간의 관계 유지, 상호 간 특별 대우, 자율권, 업무 범위, 분쟁 해결 방법, 지적 재산권, 기술지원, 조건부 합의
p.51
가격이라는 안건을 협상할 때는 숨어 있는 숫자도 함께 밝혀내야 더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품 가격에 대해 협상할 때 숨어 있는 숫자라면 보증기간을 들 수 있다. 보증 기간이 예상보다 짧으면 이는 나중에 비용이 되어 나에게 돌아올 것이다. 제품에 포함된 무료 서비스들도 숨어 있는 숫자이다. 예를 들어 제품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으면 이는 나에게 이익이 된다. 비싸보이는 호텔이 인기가 있는 것도 호텔에 머물면서 이용할 수 있는 무료 서비스가 많기 때문이다.
p.63~64
기업 간 계약에서도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이에 대하여 수용하거나 혹은 수정안을 내보라고 하는 것보다는 상대에게 다양한 계약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권을 주고 선택하게 하면 서로 간의 계약 협상이 더욱 원만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완성 일자가 명확해야 하는 도급 계약에서 계약자에게 서로 합의한 날짜까지 완성하지 못할 경우 하루에 계약 금액의 0.25%를 지체 배상금으로 지불하게 하고 계약 금액의 10%를 지체 배상금의 총 한도로 하거나 혹은 하루에 계약 금액의 0.1%를 지체 배상금으로 지불하게 하고 계약 금액의 15%를 지체 배상금의 총 한도로 하는 선택권을 주는 것이다.
p.65~66
장기간의 복잡한 서비스 계약과 관련한 협상에서 업무 범위는 상호간에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업무 범위를 어떻게 설정하는가는 장기간 비용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업무 범위의 변경도 서로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할 수 있는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이든 혹은 제공받는 쪽이든 금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민감한 사항이다.
p.69
상대와 위태로운 관계를 유지한다면 상대가 불안감을 느껴 더 좋을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상대는 불안한 관계를 대신할 새로운 관계를 찾아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언제나 가장 좋은 조건으로 거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두면 상대는 협상 상대로서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p.76~77
당신이 어느 회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만일 상대가 당신에게 손해 배상 한도를 50% 더 늘려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에게는 손해 배상 조건의 한도가 매우 중요하며, 손해 배상 한도가 유일한 협상 안건인 한 상대와의 협상은 더 이상 가능할 것 같지 않은 경우 상대와 옥신각신하는 대신 상대에게 손해배상 한도를 늘려 달라고 하는 이유를 한번 물어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다른 조건을 활용하여 상대를 만족시켜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가 보증 기간 경과 후에 생기는 문제 때문에 그런 요구를 했다면 당신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했던 보증 기간이라는 카드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이다. 보증 기간 연장이라는 것을 협상 테이블에 추가적인 안건으로 올림으로써 협상은 합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p.109
협상을 하는 데 있어 상대와 거래를 한다고 생각할 때 결정을 잘하는 경향이 있다. 즉 그냥 내 것을 받아들여 달라고 아무리 설득하기 보다는 상대에게 내가 당신의 것을 수용할 테니 내 것도 받아들여 달라며 거래를 하면 상대는 더 쉽게 결정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신이 나에게 아무리 설득하려 하더라도 나의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나도 쉽게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것은 상대가 나의 것도 받아들이게 하는 좋은 기법이 된다. 특히 인간의 이러한 특성은 상대가 나에게 무리한 것을 계속 요구할 때 도움이 된다.
p.116
한 회사에서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일관성이 중요한데 사람이 바뀌어도 메시지는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일관성이 유지되는 것만으로도 협상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따. 회사의 모든 임직원이 동일한 메시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것은 협상에서 매우 효과적인 레버리지가 된다.
p.136~137
상대가 만일 욕구나 욕망으로 가득차 있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이 무엇인지 막연하다면 상대에게 그 욕구를 채워주는 대가로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직간접적으로 확인해 보는 접근도 좋을 것이다.
"제가 이런 옵션으로 가능한데 그러려면 대금 지급 조건이 지금의 45일에서 15일로 줄여야 합니다. "원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시려면 올해 수량이 15% 정도 늘어나야 합니다" 등으로 상대가 어떤 것을 들어줄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는 것이다.
p.143~144
만일 상대가 배신을 하거나 혹은 그와 유사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그 사람에 대하여 철저히 대비하여야 한다. 대표적인 조치로 상대가 내가 요구한 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때까지 협상한 모든 내용을 무효로 한다는 점을 명백히 밝혀 두는 것이다. 또한 계약 내용에도 상대에게 내가 요구한 사항을 지키지 못할 경우 계약상 어떤 효력을 발휘하는지도 밝혀 둘 필요가 있다. 물론 이러한 대응은 상대의 행동에 대해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어 진행하여야 한다. 상대가 약간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해서 너무 강력한 조치를 하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놀라게 할 수도 있다.
p.164
질문은 '예, 아니오'로 답하는 폐쇄형 질문보다는 오픈형 질문이 좋다. "저의 이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나요?"보다는 "제 제아보다 더 좋은 제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라는 질문이 좋다. 혹은 "저의 제안과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는지요?"라고 할 수도 있다.
또 다른 질문법으로는 한 단계 뛰어넘어 질문하는 방법이 있다. 프로파일러들의 질문법이기도 한데, 영국 드라마 [셜록 홈즈]에서 주인공이 자주 하는 질문법이다. 상대에게 한 단계씩 차례로 묻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을 미리 짐작하고 그 다음 단계의 질문으로 바로 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제 제안과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신 것 같은데 알려 주실 수 있나요?"라고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법은 "제 제안에 동의하시나요?" 혹은 "다른 생각이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뛰어넘어 상대에게 새로운 제안이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질문하는 것이다.
p.183~184
국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상대방 나라에서는 거래를 위한 협상을 할 때 얼마나 많은 제안이 오가기를 원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거래를 위한 협상에서 오랜 기간 여러 번의 제안이 오가는 것이 관행이라고 믿는 문화 속의 사람과 협상을 할 때,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의해야 한다. 상대와 신속하게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의욕이 넘친 나머지 너무 급하게 최저선을 제시하면 나는 더 이상 줄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대는 계속 협상을 이어가고자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협상을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 비즈니스 협상을 할 때는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많은 횟수의 협상이 오고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대가 담판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이라면 제안들 간의 차이를 좀 더 크게 가져갈 수도 있을 것이다.
p.186~187
회사 차원에서도 바포를 선언하는 협상가는 반드시 그것을 지키도록 모든 구성원들이 합의를 이루어야 한다. 그래야 상대에게 바포 제안을 전달했을 때 회사 전체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만일 바포 제안을 번복하면 상대는 상황을 모면하거나 상대에게 단지 위협하기 위해 제안을 했다는 것을 알고 다음부터는 아무리 진지하게 바포 제안을 하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다.
p.191~192
조직 내부에서 각 부서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혹은 거래처가 더 나은 조건을 계속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이러너 경우 단칼에 거절하는 것이 쉽지 않다. 거절을 하면 상대가 서운해 하거나 심지어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심성이 순하거나 거절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계속 그러너 사람들에게 끌려 다니게 된다. 이런 경우 상대가 무엇인가 나에게 요구할 때 나도 그에 걸맞는 요구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두 배 높은 영업 판매량을 충족시켜 주면 예외 조건을 인정해 준다든지 혹은 관련 부서장의 동의를 구해 오면 승인해 준다든지 하는 식의 조건을 거는 것이다. 그러면 그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하거나 그럴 바에는 차라리 규정을 지킨다고 할지 모른다.
이처럼 상대가 무리한 조건을 요구하는 경우 한편으로 나에게는 숨겨 둔 무리한 요구 사항을 관철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상대의 요구를 그냥 수용하기보다 이처럼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는 기회로 삼는다면 나의 협상 기회를 오히려 더 늘리는 레버리지 기회가 될 것이다.
p.194
상대는 협상을 결렬시킬 의도도 없지만 어떤 결정을 명쾌하게 내리지 못하는 상황을 만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상대에게 메소MESO, Multiple, Equivalent, Simultaneous Offering 기술을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상대에게 여러 가지 등가적 가치의 제안을 동시에 하는 것이다. 마치 사지선다형처럼 유사한 가치를 지니는 제안을 서너 가지 동시에 제안하여 상대가 그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상대는 한 가지 제안을 놓고 결정하는 것보다 몇 가지 제안을 놓고 결정할 수 있어서 훨씬 편하다.
상대가 최종적인 합의안에 동의하는 것이 아닐지라도 제시한 안들에 대한 선호도를 파악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되어도 상대의 사고 방향을 읽을 수 있으므로 협상에 유리하다.
p.236
만일 협상 결과 분석을 체계적으로 하고 이를 개인, 팀, 회사의 재산으로 하고자 한다면 다음 사항을 유의하면 좋을 것이다.
- 협상 플랜과 실제 협상의 다른 점은 무엇이었나?
- 상대방의 배트나는 예상보다 어땠는가?
- 상대의 인간적 특성에 따른 유형은 예상대로였나? 만약 달랐다면 어느 점이 달랐나?
- 준비한 협상 시나리오가 활용될 만한 다른 상황은 어떤 것인가?
- 상대의 욕구, 욕망, 공포, 근심에 대한 새로운 단서는 무엇인가?
- 내가 예상한 상대방의 조파는 실제로 어떠한가?
- 다음 협상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새로운 협상 기술은 무엇인가?
- 협상 플랜대로 되지 않은 경우 결정적인 문제는 무엇인가?
- 나에게 향후 중장기 협상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해 필요한 훈련은 무엇인가?
p.258
만일 협상 도중 상대가 인쇄된 용지, 표준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그대로 수용할 것을 요구한다면 한 번쯤 트릭이 아닌지 의심해 보아야 한다. "계약 검토를 위해 계약서 파일을 메일로 좀 보내주시겠습니까?"하고 말이다.
p.260
만일 상대가 표준계약서라는 점을 고집하면서 수정 가능한 형태의 파일을 전달하지 않는 경우 과감하게 협상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그러면 거의 대부분 상대의 태도가 바뀐다. 만일 바뀌지 않으면 공식적으로 계약 조건 검토와 협상을 위해 필요한 자료를 줄 것을 공문이나 정식 이메일로 요청한다. 이메일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여 상대 회사 담당자와 책임자에게 이렇게 보내 보도록 해보라.
"귀사의 제품에 관심이 있고 거래를 희망합니다. 귀사가 제시한 계약 조건에 대하여 구체적인 사항들을 검토하여 협의하고자 하오니 이에 대한 계약서 및 자료를 송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p.263
협상을 하면서 처음부터 어디까지 권한이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경영층이나 본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사실 이런 얘기를 상대에게 직접 묻기 어려울 수는 있다. 그리고 상대가 마치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혹시 협상한 내용이 회사 내부적으로 어떻게 처리되는지요?"라고 간접적으로 물어보는 것은 좋다.
이미 확인해보지 못한 상황이라면 상대에게 양해를 구하는 척하면서 "일단 승인을 한번 요청해 보십시오. 다만 승인이 거절되는 경우가 있으면 저희 쪽에서도 양보했던 안을 다시 철회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 점은 이해를 당부 드립니다."하고 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것도 나중에 어려운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다.
p.293~294
협상 준비서
분류 | 나 혹은 우리 조직 | 상대 |
협상 목적 | ||
협상안 / 입장 | ||
숨은 생각 / 숨은 이해관계 | ||
새로운 제안 / 창의적 옵션 | ||
배트나 |
협상 안건 | 트레이드 오프 | ZOPA 분석 | |||||
협상안건분석 | 협상 플랜 |
우선순위 | 최저협상결렬 | 타겟(현실적 협상 목표) | 최선 | 상대의 타겟 예측 | |
나 | 상대 | ||||||
1 | |||||||
2 | |||||||
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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