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youtube.com/watch?v=97gL98qMJDk
메시아 시즌1을 봤다.
미드 특성상 밀도있는 전개가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알마시히라고 하는 자, 본명 파얌 골시리는 개인심리와 군중심리 모두를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특히 미디어를 이용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잠정적으로 이 사람을 사기꾼이라고 결론지었는데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정돈하지 않고 떠난다.
이 사람은 팔레스타인 분쟁지역에서 연설을 하고, 모래폭풍으로 적군을 몰아내는 '기적'으로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이 사람을 추종하고 '알마시히'는 사람들을 이끌고 분쟁지역을 찾아갔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이스라엘 정보부에 끌려간 뒤 탈출하고 이스라엘 황금돔사원에 나타난다. 거기서 분열을 끝내고 통합하자며 연설을 한다.
거기서 그는 또다시 '기적'을 행한다. 총상에 맞은 아이를 구해낸 뒤 그는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진다.
그곳은 미국이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정리하지도 않은 채 그는 그저 달려간다.
미국 텍사스 망해가는 교회 가족 앞에서 그는 '기적'을 행사하며 그 교회 목사 필릭스를 이끌기 시작한다. 필릭스는 그에게서 희망을 찾고 그를 신으로 받들며 노비로서 살겠다 다짐하지만, '알마시히'는 워싱턴 DC로 가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뒤 또다시 떠난다.
2. 대답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그에게 묻는다. 너는 누구냐, 너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냐. 정보부 요원도 묻고 추종자도 묻고 대통령도 물었다. 그는 그때마다 자신이 편한대로 대답했다. 자신이 원하는 건 '신의 뜻'이라고 할 때도 있었고, 자신의 본명을 '한때'사용한 이름이라고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 앞에선 '미군철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 앞에서 '미군철수'라는 얘기를 하지 못했는가?
자신의 목적이 있었으면서 '신의 뜻', '신의 말씀'이라며 숨기고 들키지 않으려 왜 그렇게 애쓰는가?
절대 대답하지 않는다는 점이 그를 신뢰할 수 없게 했다.
3. 미디어를 의식한다.
그는 포커페이스를 일관한다. 하지만 그는 대중심리와 미디어의 관계를 정확히 안다. 자신의 액션과 미디어의 반응 그리고 거기에 대한 대중의 여파를 정확히 계산하고 있다.
처음 분쟁지역에서 사람들을 이끌고 갔을 때부터 그는 아마 알았을 것이다. 미디어가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황금돔사원으로 갔을 때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미디어가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워싱턴 DC로 가기전 인스타그램에 올릴 사진을 자신이 골랐을 때도 알았을 것이다. 미디어가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대통령과의 비밀대화를 유포했을 때에도 알았을 것이다. 미디어가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그는 영리했다.
결국 그의 행동은 하나의 패턴으로 읽힌다. 물론 시즌2, 3에서 그의 기적이 과학을 넘어서는 '기적'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결국 사람들을 '통합'으로 이끌지 못한다는 건 시즌1의 결을 따라가보면 자명한 사실이라고 생각이 든다.
*추가*
스타트업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이 드라마를 꼭 봤으면 좋겠다.
이 사람의 행동이 책임없이 셀럽으로 활동많이 하는 스타트업 대표들의 행태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옐로모바일에서 있었던 내용을 기록으로 남긴 <스타트업은 어떻게 유니콘이 되는가>를 살펴보자
수많은 스타트업 대표가 말한다.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젊은 창업가 대부분은 사람을 다루는 데 능숙하지 못하다. 특히 사람을 고용하는데 얼마나 많은, 그리고 무서운 책임이 따르는지를 모른다. 이들은 큰 실수를 저지르는데, 나는 이들이 앓고 있는 병을 '루피병'이라고 부른다.
루피는 일본의 만화가 오다 에이치로가 그리는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이다. <원피스>는 1997년 시작해 아직까지 완결이 나지 않아 지금은 육다, 칠다가 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하는 전설적인 만화다. 루피의 취미는 동료를 모으는 일이다. 그는 천진난만한 얼굴로 "나의 동료가 되어줘!"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들은 몇 번의 주먹을 교환한 뒤 모험을 떠난다. 만화 속 루피에겐 경제관념 따위 없어 보이지만 만화 속에서 루피와 동료들은 매일 큰 '만화고기'를 먹으니, 루피에게 동료들을 먹여 살릴 능력은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현실의 루피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그들은 대체로 자신이 고기를 사줄 능력이 안 된다는 걸 망각한 채 "나의 동료가 되어줘"라고 외친다. 한 사람을 고용하기 위해선 월급만 필요한 게 아니다. 4대 보험료와 퇴직금도 있어야 한다. 만약 동료가 될 바로 그 사람에게 가정이 있다면, 현실의 루피는 한 가족을 굶길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계의 수많은 루피들은 대책 없이 외치고 다닌다.
"나의 동료가 되어줘!"
비슷하지 않은가? 특히 내가 제시한 1번. 정리하지 않고 나아가는 것.
'신의 뜻'이라는 단어를 '스타트업은 빨라야 하니까' 라는 문장으로 대체해보자.
'신의 뜻'이니까 자신은 정리도 하지 않고 이리저리 다녀야 한다는 '알마시히'와
'스타트업은 빨라야 하니까' 사람들이 어떻게 되건 말건 사업만 확장하면 되고 투자만 받으면 된다는 '대표'
비슷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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