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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관계의 과학

by Diligejy 2021. 7. 31.

p.20~21

표준편차가 크더라도 산불 규모에 시간적인 패턴이 있다면 앞으로 일어날 산불의 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세 번의 작은 산불 후에는 항상 큰 산불이 일어나는 식이라면, 우린 쉽게 대비할 수 있다. 시간에 따라서 산불의 규모가 얼마나 서로 연관이 되어 있는지는, 자기상관함수autocorrelation function를 통해 재면 된다. 통계물리학뿐 아니라 다른 과학 분야에서도 자주 쓰는 양이다. 산불 규모의 자기상관함수를 재보면 그 모습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주 급격이 0으로 줄어드는 꼴이 된다. 즉,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과거의 산불의 규모로부터 다음에 올 산불의 규모를 알 수 없다는 얘기다. 산불 규모에 주기성이 있는지도 어렵지 않게 측정해보는 방법이 있다. 계산해보면 산불 규모에는 시간적인 주기성도 없다. 큰 산불은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지 않는다.

 

p.21~22

막 발생한 산불이 정말 큰 규모의 산불로 번질지 아닐지를 예측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없다. 전국에 퍼져 있는 나무 하나하나의 구체적이고 세세한 공간 분포가 산불의 최종 규모를 결정한다. 즉, 전체 나무 위치에 대한 모든 정보를 알 수 없다면, 다음의 산불이 얼마나 큰 규모가 될지 미리 알 수 없다.

 

p.26~27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대비를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과거 지진 데이터는 명확한 확률적 규칙성을 보여준다. 즉, 개별 지진에 대한 예측은 할 수 없지만, 그래도 확률적인 예측은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5보다 작은 지진들을 모아 패턴을 얻고 이렇게 얻어진 패턴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의 큰 지진에도 마찬가지로 성립한다고 가정하면, 우리나라에서 규모 7 이상인 지진은 300년에 한 번꼴일 것으로 예측된다. 언제 어디서 규모 7 이상인 지진이 일어날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300년에 한 번꼴로는 이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지진은 예측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에 다가올 지진을 적절히 대비할 수는 있다. 300년 이상 사용할 건물이라면 적어도 규모 7 이상의 지진에는 견뎌야 한다. 지진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대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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