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2~53
역사는 무엇을 고전으로 남기고 무엇을 폐기하려는 것일까? 작품성, 아니면 도덕성이 기준인가? 비슷한 맥락에서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인간의 삶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라면, 역사는 어떤 삶을 기억하고 어떤 삶을 삭제하려는가? 또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기억될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인가, 삭제되어 마땅한 삶인가? 행여 더러운 삶을 살면서도 올바른 삶을 사는 양 교묘한 말솜씨로 치장하며 위선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는가? 일그러진 삶을 살면서도 정의로운 이야기와 명분에 열광하는 척하는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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