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62
진정한 벗 한 사람을 얻게 된다면 십 년 동안 뽕나무를 심고 일 년간 누에를 쳐서 오색 실에 물을 들이겠소. 열흘에 한 빛깔씩 만들어 쉰 날 동안 모두 다섯 빛깔 실을 준비하겠소이다. 이 실들을 다시 봄볕에 쬐어 말린 다음 아내에게 그 벗의 얼굴을 수놓게 하겠소. 귀한 비단으로 장식하고 고옥(古玉)으로 축을 만들어 높은 산과 아득히 흘러가는 강물 그 사이에 펼쳐 놓고 마주보며 한나절 말없이 있다가 황혼이 들면 품에 안고 돌아오고 싶소이다.
'문학 > 한국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콤한 나의 도시 (0) | 2017.03.07 |
---|---|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0) | 2016.10.16 |
핑퐁 (0) | 2016.07.28 |
종의기원(1) (0) | 2016.07.21 |
바람이 분다, 가라 (0) | 2016.06.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