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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한국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by Diligejy 2017. 3. 7.

p.17~18

일부일처제 사회의 위대한 규칙 한 가지.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결혼하는 건 아니지만, 

결혼하는 사람들은 모두 사랑해야 한다. 그 사람의 존재 자체를 사랑할 수도 있고, 그 사람이 가진 무언가를 사랑할 수도 있으며, 그 사람의 무엇을 사랑하는지 모르면서 사랑할 수도 있다.


p.53

때론 갈팡질팡하는 내 삶에 내비게이션이라도 달렸으면 싶다.


p.59

25세의 여자를 부러워하는 건 탱탱한 피부 때문이 아니다. 내 질투의 이유는, 그녀의 무모한 용기가 수틀리면 쉽게 손 털고 첨부터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자의 자신감에서 비롯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p.95

오래된 친구 사이가 자꾸만 삐거덕대는 건, '잘난 척해봐야 나는 네 밑바닥을 다 안다'는 오만한 자세로부터 비롯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p.106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떄,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지도 모른다.


p.114

쇼핑과 연애는 경이로울 만큼 흡사하다.

한 개인의 파워를 입증하는 장(場)일뿐더러, 그 안에서 자신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정서적 안도감을 느낀다. 여유로운 시간과 젊음이 있을 때는 경제력이 받쳐주지 않고, 경제력이 생겼을 때는 여유로운 시간과 젊음을 돌이킬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한정되어 있다.


p.139~140

인생을 소모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관계란 과연 어디에 존재하는 걸까? 그래서 사람들은 기꺼이 사랑에 몸을 던지나 보다. 순간의 충만함, 꽉 찬 것 같은 시간을 위하여. 그러나 사랑의 끝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안다. 소모하지 않는 삶을 위해 사랑을 택했지만, 반대로 시간이 지나 사랑이 깨지고 나면 삶이 가장 결정적인 방식으로 탕진되었음을 말이다.


p.140

연인 사이의 대화는 세 가지의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처음에는 각자의 주변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다음에는 자기 자신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이야기하려 들고, 종국에는 그냥 아무 말 없이 얼굴만 바라보고 있어도 편안해지는 상태가 온다는 것이다.


p.146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이 세상에 인간의 힘으로 이해 못할 인간의 일이 별로 없음을 알게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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