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영/마케팅

경영자 vs 마케터

by Diligejy 2023. 4. 16.

 

p.19

스테판 스턴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렇게 쓴 적이 있다. "기업가가 없으면 기업이 생겨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기업가에게 계속 기업을 운영하게 두면 살아남는 기업이 별로 없을 것이다."

 

p.26~27

여러분은 우리 같은 마케팅 컨설턴트가 주로 하는 일이 기업의 마케팅 전략과 전술에 대해 자문과 상담을 해주는 것이라고 짐작할 것이다. 아니다. 컨설턴트가 하는 일은 대부분 경영 리더들에게 마케팅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는 무척 똑똑한 사람들이다. 똑똑치 못한 사람이 그 자리에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케팅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마케팅이 할 수 없는 일이 무엇인지 최고경영자가 깨닫게 되면 최고경영자는 자기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렇게 똑똑한 최고경영자들이 마케팅에 대해서만은 엄청나게 잘못 이해하고 있다.

 

그런 오해를 바로잡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다. 논리적인 좌뇌형 최고경영자들이 마케팅에 대해 잘못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케팅은 상식이 아니고 배우기도 쉽지 않다. 마케팅이 상식이고 배우기 쉬운 일이라면 애초부터 CMO 자리가 따로 있을 이유가 없다. 일반 상식에 뛰어난 경영 리더가 마케팅 일도 처리하면 그만이다.

 

유식하고 상식도 있는데 마케팅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는 최고경영자가 공격적으로 기업을 경영한 탓에 곤경에 처하게 된 기업이 나날이 늘고 있다.

 

크라이슬러를 예로 들어보자. 2006년 크라이슬러의 매출은 7퍼센트 줄었고 15억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그런 이유도 있고 해서 다임러는 2007년에 크라이슬러를 세르베루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매각했다.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세르베루스는 어떻게 하였는가? 홈디포 회장이던 로버트 나델리를 영입해 크라이슬러를 회생시키려고 했다.

 

로버트 나델리의 주 무기는 무엇인가? 신문 보도에 따르면 로버트 나델리는 '비용 절감과 제조'의 달인이다.

 

로버트 나델리는 1만 3,000명을 감축할 계획을 세운 뒤 크라이슬러 경영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됐습니다. 우리가 이 일을 신속히, 더 효율적으로 해낸다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습니다."

 

신속히? 더 효율적으로? 크라이슬러의 문제가 그런 식으로 해결될 것이었나? 마케팅 분야 사람이라면 누구나 크라이슬러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문제는 제조 문제도 아니고 가격 정책 문제도 아니다.

 

크라이슬러 차를 살 만한 뚜렷한 이유가 있으면 한 가지만 대보라. 우리는 도무지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여러분은 이유를 찾을 수 있는가?

 

p.28

기업이 자기네 브랜드 이름 아래 폭넓은 제품군을 갖추고 마케팅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상식적인 판단이다.

 

오래 전에 크라이슬러가 역시 허섭스레기나 진배없는 아메리칸 모터스를 인수한 것도 그런 생각에서다. 아메리칸 모터스의 브랜드 가운데 소비자에게 좋게 인식된 것은 지프(Jeep)뿐이다. 그런데 아메리칸 모터스 역시 그런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네 딜러들이 승용차도 팔고 싶어 한다고 판단해서 승용차 브랜드 '이글'을 내놓았다.

 

어쨌든 크라이슬러가 아메리칸 모터스를 인수한 뒤 계속 보유한 브랜드는 지프뿐이다. 나머지 브랜드는 모두 역사의 차고에 처박아버렸다.

 

p.29

다임러-벤츠가 크라이슬러를 인수할 때는 360억 달러를 주었다. 그런 크라이슬러를 굉장히 어렵게 세르베루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팔아넘기면서 받은 대가라고는 아무리 따져보아도 16억 달러를 넘기 어렵다. 다임러-벤츠는 지난해 재무제표에서 크라이슬러와 관련해 보유하고 있는 재산권을 아예 0으로 계상해 처리했다.

 

크라이슬러 인수가 다임러-벤츠에게 왜 재앙이 되었을까? 경영진이 마케팅 차원에서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그런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다임러-벤츠 경영진과 인수합병을 부채질한 사람들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보완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합병으로 겨냥할 수 있는 시장이 더 커지기를 기대했던 것이다.

 

예상대로라면 그렇게 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마케팅 분야 사람이라면 합병으로 양쪽 브랜드가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을 것이다. 마케티에 대한 고려 없이 이루어진 합병으로 인해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정통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목표 의식도 잃게 되었다. 그렇게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무슨 브랜드를 키울 수 있겠는가?

 

그것은 말하자면 코카콜라와 이스트만 코닥이 결합해서 코카코닥이라는 기업이 생기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p.30~31

페덱스 초기에 경영 리더와 마케팅 부서 사람들은 가격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한마디로 '가격' 경쟁과 '브랜드' 경쟁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창업 초기 페덱스는 항공화물 운송 시장의 선두였던 에머리 항공화물과 가격경쟁을 하려고 애를 썼다. 페덱스는 1일 이내 수송, 2일 이내 수송, 3일 이내 수송, 이렇게 세 상품 모두에서 경쟁사인 에머리보다 가격을 낮게 책정했다.

 

그런데 효과가 없었다. 처음 3년 동안 페덱스는 2,900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

 

그러자 창업자인 프레드 스미스는 브랜드로 경쟁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그는 1일 이내 수송에 초점을 맞추고, 광고 예산을 다섯 배로 늘려 "밤새 확실하게 배송되어야 한다면"이라는 슬로건으로 대대적으로 광고했다.

 

그러자 흑자로 돌아선 것은 물론 놀라운 이익을 남겼다. 이어 페덱스는 1일 이내 수송 서비스 시장에서 선두주자가 되었으며 에머리 항공화물보다 더 큰 기업이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페덱스는 아직까지 한 번도 2일 이내 수송과 3일 이내 수송 서비스 시장을 포기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페덱스의 항공화물 운송장에는 여전히 2일 이내 운송장과 3일 이내 운송장이 많이 눈에 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인식에서 보면 페덱스는 여전히 항공화물 '밤새(overnight)' 서비스 브랜드이다.\

 

p.34

1,2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조사 결과 크리스털 펩시는 "식음료 제품 부문 올해의 최우수 신상품"으로 선정되었다. 그런데 1년 뒤, 크리스털 펩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경영 > 마케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캐즘 마케팅  (0) 2023.04.29
리더십 캠페인  (0) 2023.04.23
퍼스널 마케팅  (0) 2018.07.22
마케팅에서 100% 성공하는 법  (0) 2018.06.24
일 잘하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진짜 중요한 것  (0) 2018.06.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