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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흐름이해

문 앞의 야만인들

by Diligejy 2023. 8. 1.

 

 

 

p.11

모든 기업의관리자는 반드시 진심으로, 아니 영혼으로 느껴야 한다. 주주에게 배당할 수익을 창출하는 것뿐 아니라 미국의 총체적인 번영과 도덕적인 정서를 고양하는 것도 자기에게 주어진 책임이라는 것을.

- 어돌퍼스 그린, 나비스코 창업자

 

어떤 천재가 '오레오'를 만들었다. 우리는 그 유산을 물려받아 잘 살고 있다.

- F. 로스 존슨. RJR 나비스코 최고 경영자

 

p.19

이런 욕심은 착실하기만 하던 회계 법인들까지 물들여 감사 기관이라는 본분을 팽개치고 노름판에서 망을 봐 주는 일을 하게 만들었다. 이런 풍조에 대해 과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의장을 지냈고 추문으로 얼룩진 '아서 앤더슨'을 구하려는 헛된 시도를 했던 폴 볼커는 이런 말로 불만을 터뜨린다.

 

"회계 법인이 아니라 투자은행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엔론 사태가 불거진 이듬해인 2002년 초에는 이미, 월스트리트의 거물들이 회계, 감사, 재정 분야 사람들을 완전히 오염시킨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서 볼커는 다음과 같이 회상한다.

 

"회계사들은 이런 식으로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저 사람들보다 못한 게 뭐 있어. 게다가 일은 우리가 다 하잖아'라고요. 돈은 먼저 집는 사람이 임자라는 생각이 팽배해있었습니다."

 

이것은 바로 '야만인들의 승리'이다.

 

p.24

RJR 나비스코의 경우, LBO는 그 시대의 산물이라고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LBO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는 3, 4년 혹은 심지어 6, 7년이 지나고도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p.49

1988년 가을까지 로스 존슨의 삶은 줄곧 모험의 연속이었다. 그는 회사 안에서 권력을 쥐려 했을 뿐만 아니라 낡은 기업 질서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다.

 

그 낡은 질서 아래에서 대형 기업은 느리고 꾸준하게 움직이는 존재였다. <포천> 선정 500대 기업은 이른바 '컴퍼니맨'들이 좌우했다.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한 회사에 바치면서 그 자리까지 올라간 중간 간부들과 기업의 집사 역할을 하는 고위 간부들이 바로 이 '컴퍼니맨'이었다. 이들이 회사를 보존하고 또 회사의 가치와 능력을 신중하게 끌어올렸다.

 

존슨은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한 '비컴퍼니맨'이 되고자 했다. 그는 전통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고 필요 없이 부담만 되는 조직들을 폐기했으며 경영 방침을 미친듯이 뒤흔들었다. 그는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원숙해지는 '비컴퍼니맨'이라는 새로운 인종, 즉 거래와 결과를 좇아 움직이는 유목민의 한 사람이었다. 이 새로운 인종은 자기들이 부여받은 임무는 회사에 투자한 사람에게 복무하는 것이지 회사의 전통이 아니라고 천명했다. 이들은 또한 스스로를 돌보는 일에도 적지 않게 투자하는 경향이 있었다.

 

p.54~55

혼돈을 창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생의 믿음을 존슨에게 주었던 토니 페스킷은 이를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다.

 

"어떤 조직을 만드는 순간, 이미 그 조직은 썩기 시작한다."

 

손을 대는 모든 사업에 이 원칙을 적용했던 존슨은 이것을 다시 개인적인 철학으로 압축했다. 바로 '소란 부추기기 shit stirring'였다. 이는 끊임없이 새로 만들고 조직하는 것에 대한 열렬한 애호의 표현이었다.

 

p.68

위글이 쫓겨나자 스탠더드 브랜즈는 존슨의 세상이 되었다. 리놀륨과 철제 책상은 모두 퇴출되었고, 일등성 여행 금지도 해제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존슨은 전용 제트기를 임대했고 또 재규어도 구입했다. 하룻밤 사이에 기업 문화는 존슨의 기질 및 태도처럼 바뀌었다. 그래서 스탠더드 브랜즈의 관리자들이 모여 회의를 할 때면 질펀한 말들이 무질서하고 소란스럽게 오갔다. 존슨은 문제 해결을 하려고 모인 회의에서 다음과 같은 식으로 자주 말했다.

 

"좋아요, 이 점에 대해서는 누구 자지를 올려놓고 두들기는 게 좋을까요?"

 

이런 문화는 회사의 전 직급으로 퍼졌다. 그래서 스탠더드 브랜즈 중역들은 '제 생각은 다릅니다'라고 말하지 않고 '당신은 자기가 하는 말이 무슨 내용인지 좆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들은 보고서나 슬라이드 쇼를 사용하지 않았다. 문제의 핵심만 간단히 말해야 했다.

 

p.84-87

 

 

p.9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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