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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협상

협상천재

by Diligejy 2023. 9. 27.

 

p.15

우리가 우선적으로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타고난 '협상 천재'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천재성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 신중한 준비와 협상의 개념적 구조에 대한 이해, 노련한 협상가조차도 빠지기 쉬운 실수와 편견을 피하는 방법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전략적이고 체계적으로 협상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반영하는 것일 뿐이다.

 

p.24~25

랄프 왈도 에머슨이 언급한 금언 한 구절에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본질이 담겨 있다. "범재는 바라지만, 천재는 창조한다(Men hopes; Genius creates)."

 

임무가 힘들고 장애에 부딪힐 때, 협상이 꼬여만 갈 때, 거래의 성사가 물 건너간 듯 보일 때, 대부분의 협상가들은 당황하거나 오직 기도하는 심정이 된다. 그러나 협상 천재들은 견고한 협상 전략을 세우고 실행의 결심을 더욱 공고히 한다.

 

p.35

협상 시 너무나도 흔하게 일어나며 경제적 손실까지 유발하는 실수들은 대부분 대화를 시작하기도 전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문제는 대개 잘못된 준비가 아니라 준비 부족에서 비롯된다! 협상은 "기술일 뿐 과학이 아니다"라는 그릇된 가정 아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적절한 준비를 갖추지 못한다. 거기에 '실질적 조치'는 협상 테이블에서 시작된다는 믿음까지 더해지면, 똑똑하고 신중하고 의욕적인 사람조차도 준비가 부족한 상태로 중요한 협상에 발을 들여놓게 되는 것이다.

 

p.35~36

어떤 협상이든 첫 단계는 다음과 같이 스스로에게 묻는 것이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말해서 당신은 당신의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 즉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실패할 경우 추구해야 할 최선의 대안을 평가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배트나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으면 언제 최종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지, 언제 협상 테이블을 떠나 다른 대안을 찾아봐야 할지 전혀 알 수 없다. 당신의 배트나를 평가하려면 다음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

 

1. 상대와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에 당신이 추구할 수 있는 대안들을 모두 파악하라.

2. 각각의 대안과 결부된 가치를 산출하라.

3. 그 가운데 최선의 대안을 고르라. 그것이 바로 당신의 배트나다.

 

p.36

배트나의 분석이 중요한 까닭은 그것을 통해 유보가치(Reservation Value), 즉 협상 테이블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일어나야 할 시점 또는 지점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p.37~38

불행히도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배트나를 협상의 여타 요소들과 혼동하여 전략적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당신의 배트나는 당신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무엇', 혹은 해당 품목에 대해 당신이 애초 지불했던 '금액', 혹은 당신이 받고자 하는 '가격'과 아무 상관도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 당신의 배트나는 현재 협상에서 거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당신이 직면하게 될 '현실'이다.

 

p.45

우선 몇 가지 명백한 실수를 적어보겠다.

 

1. 유리한 입장도 아니면서 첫 제안을 했다.

2. 첫 제안이 충분히 공격적이지도 않았다.

3. 자기 말만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았다.

4.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미치려고만 했을 뿐 상대에게서 무언가를 알아내려고 애쓰지 않았다.

5. 상대방에 대한 당신 자신의 가정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6. 조파를 잘못 계산했을 뿐 아니라 협상 중간에 그것을 재평가하지 않았다.

7. 상대방보다 더 많은 양보를 하였다.

 

p.50-51

첫 제안을 할지 말지 여부는 당신이 가진 정보의 양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당신이 상대의 유보가치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면, 합리적인(충분히 공격적인) 첫 제안을 던지는 것이 유리하다. 당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준선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조파에 대한 정보가 미흡하다는 의심이 든다면 정보가 충분히 모일 때까지 첫 제안을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첫 제안을 상대방이 하도록 내버려두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 협상의 기준선을 정할 수 있는 기회는 포기하는 셈이지만, 공격적인 기준선을 정하지 못하는 데 따르는 약점 역시 피하는 것이 된다. 명심하라. 부족한 정보는 터무니없이 높은 기준선 설정으로 상대를 화나게 하고(또는 어이없게 하거나) 협상을 결렬시킬 수도 있다. 다시 말해서 너무 낮게 부르면 당신이 쟁취할 수 있는 가치의 양이 줄어들고, 너무 높게 부르면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다.

 

p.52-53

당신이 첫 제안을 준비해 협상장에 들어섰다면, 상대가 정한 기준선 때문에 그것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실제적 조파에 대한 당신의 믿음에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인 정보까지 무시하라는 뜻은 아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당신의 경쟁자로부터 매혹적인 제안을 받았다는 믿을 만한 증거를 막 제시했다면, 이는 당신의 대응 제안에 수정을 가해야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당신에게 제공된 실제 정보가 없는 경우에도 기준선이 인식과 대응 제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예컨대, 협상자의 마인드는 때때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진술을 구분하지 못할 때가 많다.

 

- 정보와 영향이 담겨 있는 진술 : "우리는 X사로부터 더 나은 제안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당신의 최초 제안 가격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가격을 7만 달러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 영향만 담겨 있는 진술 : "아시다시피 우리는 다른 회사들과도 거래를 합니다. 우리는 그들과도 얘기해봤습니다. 결과적으로 당신의 최초 제안 가격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가격을 7만 달러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진술은 약간의 실질적인 정보, 즉 당신이 수락해야 할지 도전해야 할지 혹은 의문을 품어야 할지 등을 생각하게 만드는 정보를 제공한다. 두 번째 진술은 단순히 당신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되풀이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자신들의 기준선을 강조하기 위한 어법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진술은 당연히 무시해야 한다.

 

p.54-55

 

공격적인 대응 제안으로 새로운 기준선을 만들어라

상대의 기준선을 무시하거나 없었던 일로 할 수 없다면, 공격적인 대응 제안을 던짐으로써 그 기준선의 영향을 상쇄시켜야 한다. 그렇게 해야 당신은 조파의 많은 부분을 쟁취할 수 있는 기회를 잃지 않게 된다. 그렇지만 상대의 공격에 맞공격으로 대응하는 데는 리스크가 따른다. 즉 양측 모두 자신의 입장만 고수하다가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당신은 공격적인 대응 제안으로 상대의 기준선을 상쇄하고 나서, 간극을 메우기 위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해야 한다. 더불어 당신은 당신의 시각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예컨대 당신의 공격적인 대응 제안의 정당성을 증명함으로써) 당신이 먼저 제안을 완화하는 쪽으로 움직일 것임을 시사해야 한다. 이는 공격의 교환에서 공통의견 탐색으로 전환하게 하는 동시에 상대의 기준선에서 거품을 제거해준다. 예를 들어, 공격적인 기준선 제시에 대한 응답으로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음, 당신의 제안 가격은 우리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준입니다.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의 관점에서 볼 때 적당한 가격은 X 달러(당신의 대응 제안 기준선)에 가깝습니다. 우리가 이 거래를 얼마나 주요하게 생각하는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만, 어쨌든 양측이 어떤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상대에게 체면을 차릴 시간을 줘라

상대의 초기제안이 아주 극단적이라면 (조파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면), 당신은 상대의 제안이 협상을 시작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이러한 단언에는 당신 자신의 시각에 대한 정보와 다른 출발점에서 협상을 재개해보자는 솔직한 초대가 뒤따라야 한다.

 

물론 상대로서는 자신들의 제안을 급격히 완화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당신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단지 당신을 떠보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당신은 상대에게 생각해볼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상대가 그들의 요구를 완화하기로 결정한다면, 체면을 세울 시간이 필요하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어떤 방도를 찾아보고 나서" 또는 "관련 수치들을 재검토해보고 나서" 혹은 "내부 관계자들과 다시 토의해보고 나서" 하루나 일주일 후에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극단적인 제안에 대응할 때 당신의 최우선 목표는 기준선을 재설정하는 것이 되어야지, 분노나 모욕감을 전달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성공적인 기준선 재설정은 종종 상대로 하여금 초기 제안과 주장을 철회할 방도를 찾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p.57

당신의 정확한 제안 가격을 결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라. "내가 정당화할 수 있는 가장 과감한 제안은 어느 정도인가?" 자신을 납득시킬 수 없는 극단적인 제안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나는 X를 제안합니다. 그 이유는......" 당신이 이 문장을 의미 있는 방법으로 마무리할 수 없다면,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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