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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27
넬리의 설명대로라면, 그리스 사람들에게 비이성의 발견은 간악무도한 범죄이자 용서받지 못할 불경함이었고, 그 사실을 폭로하는 것은 죽음으로 다스릴 죄였다. 넬리는 이 기본 계명을 거스른 피타고라스학파 현자에 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두 가지 버전으로 들려주었다. 첫번째 버전에 따르면 비이성을 발견한 현자는 공동체에서 추방되었다. 친구들은 그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도 된 양 그의 무덤을 세웠다. 다른 버전에 따르면 현자는 가족들에 의해, 어쩌면 그의 아내와 두 아이로 변장한 신들에 의해 바다에 던져졌다. 넬리는 그러므로 자연에서 조화롭지 않거나 자연 질서를 전적으로 위배하는 무언가를 발견하거든 설령 혼잣말이라도 절대 발설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히려 기를 쓰고 머릿속에서 그 생각을 몰아내고, 기억을 지우고, 말을 삼가고, 꿈속에서조차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그러지 않으면 신들의 불호령이 떨어질 터였다. 자연의 조화란 티탄보다 오래되었고, 신탁 사제보다 현명하고, 올림포스산보다 성스러운 것. 이 세상과 그 밖에 모든 세상에 숨을 불어넣는 정혈만큼이나 신성한 것이므로 무엇보다도 최우선으로 보존되어야 했다. 비이성의 가능성을 시인하거나 부조화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존재의 구조는 위태로워진다. 우리의 현실뿐 아니라 육체, 정신, 천상의 영역까지 우주의 모든 면면이 만물을 하나로 묶는 보이지 않는 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넬리는 이 터부가 고대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서양 철학과 과학의 중심에도 있다고 했다. 칸트가 말한 과학이란 자연을 하나의 총체로 생각하도록 요구하는 학문이었다. 처음에는 덩굴식물의 아른거리는 덩굴손이나 각도에 따라 빛깔이 달라지는 딱정벌레 몸과 같이 지극히 단순한 양상을 분류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그러고 나면 현상들을 종, 속, 과, 목, 강, 문, 계, 역으로 정리한다. 이때 각각의 날개, 깃털, 뿌리, 줄기가 지켜져야 한다. 드러나거나 드러나지 않은 존재의 형태를 이루고 떠받드는, 심오한 지혜의 결실이자 온 우주를 아우르는 시스템 안에서 모든 것이 제자리를 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넬리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닐지 모른다고 청중에게 경고했다. 어쩌면 자연은 정말 혼돈 상태일지도, 명백히 이질적인 것들을 한꺼번에 아우를 법칙이나 계속해서 증가하는 복잡성을 간단히 정리할 개념 따위는 정말 없는지도 몰랐다. 자연을 하나의 총체로 인식할 수 없다? 우리 문명은 이 공포스러운 가능성을 여태껏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p.55-59
암이 뇌까지 전이되어 정신을 파괴하기 시작하자 그는 미군에 의해 월터리드육군병원에 격리되었다. 무장 경비 둘이 병실 문밖을 지켰다. 국방부 허락 없이는 누구도 그를 면회할 수 없었다. 실성한 사람처럼 발악만 하는 날도 더러 있었으나 그는 일급 기밀 취급 인가를 받은 공군 대령 한 명과 이등병 여덟 명의 호위를 받았다. 1937년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쉰세 살 유대인 수학자의 침상 곁에는, 원자력위원회 위원장이던 루이스 스트라우스 해군 중장, 국방부 장관, 국방부 차관, 육해공 장관들, 군 참모총장이 그의 말을 토씨 하나 놓치지 않으려고 붙어앉아 최후의 불꽃을 기다렸다. 현대 컴퓨터를 탄생시키고, 양자역학의 수학적 토대를 놓고, 원자폭탄의 내파 방정식을 쓰고, 게임이론과 경제 행동 이론을 창시하고, 디지털 생명과 자기 증식 기계, 인공지능, 기술적 특이점의 도래를 예고하고, 지구 기후에 대한 신적 통제를 약속한 이가 제발 한마디라도 더 말해주기를 바라며, 그러나 그들 눈앞의 사람은 이제 기력이 다한 채로, 고통에 겨워 절규하고 섬망 속을 헤매며, 여느 사람과 같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노이만 야노시 러요시였다.
일명 조니 폰 노이만이라 불리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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