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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념

우울한 경제학자의 유쾌한 에세이

by Diligejy 2017. 8. 12.

p.8

경제학이란, 케인스가 어느 글에선가 썼다시피, "어렵고 기술적인 학문이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 분야이다(a difficult and technical subject, but nobody will believe it)."

경제이론의 핵심 관념은 아주 간단해서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은 언제나 기회를 이용할 것이라는 명제 더하기 나의 기회는 상대방의 행위에, 또 상대방의 기회는 나의 행위에 좌우되는 것이 보통이라는 관찰이다.


p.19

팔리지 않은 상품은 민폐이지만, 실직 노동자는 비극이다.


p.19~20

일자리 대부분이 사적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 주도 하에 공급된다는 사실은 싫든 좋든 거의 모두가 인정하는 반면, 이러한 인정이 함축하는 의미에 대해서는 여전히 설왕설래가 많다. 문제의 하나는 노동 시장 역시 제대로 작동하게 하려면 다른 시장들의 경우처럼 그냥 내버려 두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20

내가 생각하기로는 또한 시장이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실패하는 경우-가령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때-에는 시스템 자체에 어떤 심각한 결함이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와야만 한다고 가정하는 일반적인 경향도 있다. 그토록 엄청난 고통이 돈을 충분히 찍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식의 사소하고, 기술적이며, 예외가 별로 없는 원인 때문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대단히 인정하기 어렵고, 심지어 불쾌하기까지 한 일이 된다. 정말로 그것이 현실로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같은 어리석은 이야기를 믿을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p.21

노동자들의 생산성이 더 높아질수록 경제는 더욱 소수의 노동자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여기에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가 개입되어 있다. 이 점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지만, 풀어 말하자면 한 특정 산업에서의 생산성 향상이 그 산업의 일자리 수에 끼치는 영향력은 전체 경제에서의 생산성 증가가 전체 일자리 수에 끼치는 영향력과는 크게 다르다는 사실이다.


p.27~28

나는 어떤 근거로 소비자의 수요가 모든 추가 생산을 흡수하는 데 충분할 만큼 증가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는가? 그 한 가지 좋은 답변은 왜 안 그러냐는 것이다. 만일 생산이 두 배가 되고 생산된 것이 모두 팔린다면 전체 수입도 또한 두 배가 될 것이고, 그렇다면 왜 소비가 두 배가 되지 않을 것인가? 즉 경제가 좀더 생산한다고 해서 왜 소비에 부족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가?


하지만 여기서 다시 좀더 심오한 질문이 나온다. 경제가 수요의 전반적인 불충분함으로 말미암아-경기 후퇴가 발생함에 따라-고통을 겪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침체는 본질적으로 화폐적인 것이다- 경기 후퇴는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실제 유통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일어난다(이 같은 통찰력이 케인스 경제학의 핵심이다). 그리고 경기 후퇴는 화폐를 더 많이 발행함으로써 치유될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여기서 이야기는 완전히 끝난다. 생산 능력의 전반적인 과잉(무엇에 비해서 과잉인가?)은 전혀 관계가 없다.


p.33

기업의 다운사이징은 얼굴 없는 유괴만큼 끔찍한 일도 아니고 드문 일도 아니지만, 이 두 현상에는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얼굴 없는 유괴와 마찬가지로 다운사이징은 실제 문제의 작은 일부분이면서도 언론이 파헤치기에 완벽하게 촬영 준비가 다 된 비극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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