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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한국소설

회색인간

by Diligejy 2018. 4. 10.

p.32

"통조림 몇 개 때문에 한 노인을 죽이려고 했을 때, 저희는 짐승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노인을 살려주고 나니, 그제야 저희는 사회 속에 사는 인간이 되어 잇더군요. 그래서 저희는 살았습니다."


[무인도의 부자 노인]


p.48~49

최 기자의 아내는 괴롭게 울며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약속했잖아? 당신 분명히 비밀을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잖아!"


"미안해..."


"그러고도 당신이 사람이야? 스트레이트 씨가 어쩌다 그렇게 된 건데! 우리 애를 구하려다 그렇게 된 건데! 당신이 어떻게 그분을 아웃팅시킬 수 있어?"


"난 기자야! 난 비밀을 가질 수 없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서. 어쩔 수 없었어. 욕해도 할 수 없어, 그게 내 기자로서의 사명감이고 내가 지닌 기자 정신이야."


"기자 정신? 웃기지 마! 당신은 그냥 당신의 명성을 쌓는데만 관심 있는 사람이라고!"

"왜 그래? 어차피 그는 사람이 아니야! 인조인간이라고! 당신이 인조인간을 위해서 이렇게까지 화를 내야만 하는 거야?"

아내는 눈물이 흐르는 매서운 눈으로 최기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내가 보기엔 당신이 더 인조인간 같아. 그 사람이 당신 같은 사람보단 훨씬 더 사람답다고."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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