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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by Diligejy 2015. 9. 30.

 


그 사람 더 사랑해서 미안해

저자
고민정 지음
출판사
마음의숲 | 2013-08-13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이해인 수녀, 김용택 시인, 박지윤 아나운서를 울린 고민정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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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31

사랑은 세월의 강물 속에서 조금씩 다른 모양으로 흘러간다.

 

p.39

그날 이후 나는 <모래시계>의 고현정이 됐다. 나를 구하려는 그 사람과 날 잡아넣으려는 전투경찰의 모습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p.50

실낱같은 희망이라 말하지 않았다.

사랑이 내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p.69~71

시는 <청혼>이라는 제목으로 시작했다.

 

외로움이

그리움이

삶의 곤궁함이 폭포처럼 쏟아지던

작은 옥탑방에서도

그대를 생각하면

까맣던 밤하늘에 별이 뜨고

내 마음은

이마에 꽃잎을 인 강물처럼 출렁거렸습니다.

 

늦은 계절에 나온 잠자리처럼

청춘은 하루하루 찬란하게 허물어지고

빈 자루로 거리를 떠돌던 내 영혼 하나 세워 둘 곳 없던 도시에

가난한 시인의 옆자리에서 기어이 짙푸른 느티나무가 되었던 당신.

걸음마다 질척이던 가난과 슬픔을 뒤적여

밤톨 같은 희망을 일궈 주었던 당신.

슬픔과 궁핍과 열정과 꿈을 눈물로 버무려

당신은 오지 않은 내일의 행복을 그렸지요.

그림은 누추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눈이 시렸을 뿐.

 

수많은 기억들이 봄날의 벚꽃처럼 흩날려 버릴 먼 훗날,

어려웠던 시간, 나의 눈물이

그대에게 별빛이 되고

나로 인해 흘려야 했던 그대의 눈물이

누군가에게 다시 별빛이 될 것입니다.

 

가을을 감동으로 몰고 가는 단풍의 붉은 마음과

헛됨을 경계하는 은행의 노란 마음을 모아,

내 눈빛이

사랑이라는 한마디 말도 없이

그대의 마음속으로 숨어 버린 그날 이후,

내 모든 소망이었던 그 한마디를 씁니다.

저와 결혼해 주시겠습니까!

 

푸른 하늘에

구름을 끌어와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그대의 사랑에 대하여 쓰며

천사들에게 보여 주고 싶은 날들입니다.

 

p.148

"자신이 여행한 너무나도 짧은 생을 '생의 건전지가 다할 때까지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한 이 용기 있는 아이처럼 우리도 생명의 건전지가 다하는 날까지 생을 살아가야 한다."

 

p.155

사랑이란 감정에 향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자신의 사랑이 어떤 향기인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초콜릿의 달콤함, 커피의 은은함, 어떤 이에게는 오렌지의 새콤함으로 각기 다를테지만 말이다.

 

p.178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다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참 외롭고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 길을 걸은 이가 없기에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고, 앞서 간 사람들의 발자국이 없기에 갈림길을 만날 때면 항상 어느 길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그렇다고 이곳저곳 마음껏 누비고 다닐수도 없다. 혹시나 뒤에 따라오고 있을지 모를 누군가가 나처럼 길을 헤맬 수도 있으니까.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냥 주저앉을 수도 없다. 이 길 끝엔 무엇이 있는지 후배들에게 알려 줘야 하니까.

 

p.221~222

난 왜 아나운서가 됐을까, 어떤 아나운서가 되려고 이 힘든 생활을 견뎌 내고 있는 걸까. 아주 원초적인 질문들이 커다란 물음표가 되어 내 안을 가득 채웠다. 그렇게 나의 지향점

과 가치관이 흔들리자 사람들의 작은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 받았고 이리저리 휩쓸렸다.

 

p.236~237

중국어로 '믿는다'는 말은 서로 상相자에 믿을 신信자를 쓰는 시앙신相信이다. 즉 믿음이란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마음을 주고받아야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배신을 당하거나 이별을 했을 때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상대방을 탓하기에 급급하다. 혹은 모든 탓을 자신에게 돌리며 스스로를 못났다고 한탄한다.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스스로를 패배자로 만들어 버린다.

 

p.292

아름다운 입술을 갖고 싶으면 친절한 말을 하라.

사랑스러운 눈을 갖고 싶으면 사람들의 좋은 점을 봐라.

날씬한 몸매를 갖고 싶으면 배고픈 사람과 음식을 나누어라.

아름다운 자세를 갖고 싶으면 결코 혼자 걷고 있지 않음을 명심하라.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갖고 싶으면 하루에 한 번 어린이가 너의 머리를 쓰다듬게 하라.

만약 도움의 손이 필요하다면 네 손을 이용하면 된다. 네가 더 나이가 들면 손이 두 개라는 걸 깨닫게 된다. 한 손은 네 자신을 돕는 손이고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는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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