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싱 체육관에 갔는데 저번에 배운 잽에서 막혔다.
몇 번을 혼나며 겨우겨우 배웠던 잽이었는데 아직도 자세가 엉성하다.
내가 생각해도 뭔가 답답하다.
스스로 느낌이 오지 않나.
뭔가 되었다 안되었다. 라고
그런데 계속 연습을 해도 안되는거다. 얼마나 답답한지.
코치님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스트레스도 높아졌다.
원래 오늘은 잽에 이어서 원투를 나가기로 한 날이었다.
체육관엔 코치님 2분이 계신데 짬이 높으신 코치님이 다른 코치님께 이렇게 말씀하셨다.
"코치님, 이 선배님 오늘 아무것도 시키지 말고 스텝만 연습시키세요. 잽도 시키지 말고 스텝만."
자존심 확 상했다. 어쩔 수 없다. 기초가 부실하면 아무리 열심히 해봐야 무너지게되어있으니까... 복싱을 하면서 배운 교훈이다.
내일도 안될까봐 걱정된다. 근데 그거에 걱정할 시간이 없다. 해야할 일이 쌓여있기에 거기에 마음을 줄 시간이 없다.
마음이 약간 싱숭생숭해서 무한도전을 떠올렸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레이싱, 프로레슬링, 댄스스포츠, 조정, 사진모델, 콘서트 등 여러가지에 도전했다. 물론 모든 특집이 성공적이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바쁜 시간 속에서도 멤버들은 열심히 연습하고 부상임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다. 처음엔 어리버리하던 멤버들이 그렇게 변해가고 감동을 만들어낸다.
나를 비롯한 무도팬이 무도를 좋아하는 이유가 여기있다. 단순히 슬랩스틱 코미디가 아니라 각 멤버들이 성장하는 스토리를 보는 재미에 빠진거다. 그리고 약간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무도 멤버들처럼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코칭을 받을 수 없으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wZ80DHS7ZKI
복싱에서 롤모델로 삼고 있는 전설적 복서 타이슨. 정말 귀신같은 타이슨도 지독하게 노력하는데 나 따위가 뭐라고 몇 일 해보고 안된다고 찡찡댈 수 있겠나. 타이슨만큼은 아니더라도 좀 해보고 찡찡거리기로 했다. 어차피 힘들 걸 각오했으니까.
이렇게 제대로 혼난 뒤 회사 분들과 저녁을 먹는 데 목요일에 있는 논문 발표시간에 대한 이야기와 영어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분야가 분야다보니 영어가 엄청 중요한데, 영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시는 분들은 전혀 상관없지만 나같이 영어 활용이 힘든 사람들은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어쩌다보니 한국어 논문발표를 영어논문발표로 전환하기로 했다. 물론 담당자분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왠만하면 받아줄거라는 게 회사 분들의 예상....
하아...
처음엔 어눌하겠지만 어떻게든 부딪쳐봐야겠다.
아마 엄청 쪽팔릴거 같긴 하지만...
지금은 많이 부족하지만 하다보면 언젠가는 되겠지
쪼렙인걸 부끄러워하지 말자.
고렙으로 올라가지 않으려는 걸 부끄러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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