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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라이트 - 악마와 상처

by Diligejy 2022. 2. 13.

앤서니 홉킨스의 '신들린' 연기만 봐도 끝나는 영화였다.

능청스러움 그러면서도 극도로 몰입된 연기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않도록 만든다.

 

영화 플롯 자체는 매우 단순한 플롯이다.

 

부제품을 받고 사제 서품을 앞두고 있음에도 합리주의적 사고관을 가지고 신학에 대해 회의를 품은 주인공이 우연한 사건들을 거치며 구마사제가 된다는 이야기.

 

거칠지만 요약하자면 한문장으로 요약될만큼 단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악마가 어떤 점을 건드냐는 것이다.

악마는 과거의 상처를 건든다. 확신할 순 없지만 많은 수의 인간은 삶을 살면서 화해되지 않은 혹은 화해될 수 없는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그 지점을 악마는 노린다. 조롱하고 비난하고 선동해서 자신의 뜻대로 만든다.

 

심지어 구마사제였던 앤서니 홉킨스 조차도 바알에게 지배당하지 않는가.

 

사제가 되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것도 아닐 정도니 말 다했지.

 

신학적으로 엄밀하게 정의하면 어렵고 못 알아듣는 여러 개념들이 등장하겠지만, 영화에서 표현된 내용으로만 놓고 보자면, 결국 인간이 악마를 이겨내고 신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간다는 건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고 거기에 굴복하지 않으며, 결국엔 과거의 상처와 화해할 때만이 가능하다. 구마사제가 계속해서 악마가 왜 인간의 몸속에 들어왔는지, 악마의 이름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도 결국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명확히 규정하고 인식해야만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겨서 그런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딱히 엄청난 해석적 의미가 있는 영화는 아닐거 같고, 

앤서니 홉킨스가 "바아아아아아알~~~~~~"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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