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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좋은 영화인건 맞는데 너무 길어 - 잉글리쉬 페이션트

by Diligejy 2022. 4. 3.

2시간 40분짜리 영화다.

보통 영화의 2배에 달하는 길이다. 

그렇다고 영화가 긴박하게 흘러가는 영화냐? 그렇지도 않다.

 

영화는 현재와 회상을 번갈아 보여주며 조금씩 조금씩 가려져 있던 커튼을 친다.

 

사막, 불, 비행기, 불륜, 헤르도토스의 역사 등 여러 상징물들이 많이 있지만, 영화에 대해, 상징에 대해 잘 모르는 나는 해석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김상준의 [신화로 영화 읽기 영화로 인간 읽기]를 참고해서 영화를 겨우겨우 이해하려 노력했다.

 

왜 여러 장소도 많은데, 감독은 사막을 고른걸까?

사막은 일부 특수한 생물을 제외하고는 어떤 생물도 살기 힘든 척박한 곳이다. 건조하고 물기가 없는 저주받은 땅이 바로 사막이다. 이곳에서 캐서린과 알마시는 만나 사랑을 시작하고 그 종말을 맞는다. 그러나 사막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막은 그들이 선택한 불륜의 사랑을 정화시키는 곳이기도 하다. 사막은 서양에서 예수가 악마에게 유혹을 받았던 저주받은 땅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기 위해 신이 현시한 장소이기도 하다. 사막은 바로 신이 현시한 곳이자, 가장 순수한 장소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불륜 영화임에도 순수라는 측면을 강조하는 아이러니.

 

하지만 잘 보면 순수한 면이 있다는 건 알 수 있다. 알마시는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해가면서 캐서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녀가 떠난 그 날을 자신이 죽은 날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을 죽이러 온 카라바지오에게 자신은 이미 죽었으니 죽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육신이 떠나야 할 때가 왔음을 알 때 한나에게 모르핀을 건네주는 장면 그리고 회상 장면은 그의 사랑을 가슴이 저릴정도로 대변한다. 비록 조용한 장면이지만 이 장면은 영화 어느 부분보다도 더 크고 극한으로 가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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