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역사

조용한 혁명

by Diligejy 2022. 10. 12.

p.114

후기 미토학의 최대 업적은, 당시 일본이 처한 대외적 위기는 개별 번이나 막부의 위기가 아니라, 일본 전체의 위기라는 인식을 제시했다는 데에 있다. 후기 미토학은 미토를 중심에 두고 국방 정책, 경제 정책, 사회 교육 정책 등을 고민한 것이 아니라, '일본'이라고 하는 전혀 다른 지평에서 대외적 위기를 바라보았다. 이러한 인식의 대전환이 있었기 때문에 후기 미토학은 대외적 위기를, 개별 번이나 막부의 위기가 아니라 일본의 존망과 관련되어 있는 절체절명의 국가적 위기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 전까지 일본의 사무라이들은 이런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조슈의 존왕양이론자 요시다 쇼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동북지방을 순례하는 길에 미토에서 아이자와 세이시사이 등 미토학자들로부터 지적받고 나서야 조슈가 아니라 일본이라는 단일 민족, 단일국가에 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후기 미토학은 이처럼 개별 번을 넘어서, 일본이라는 단일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사고의 대전환을 불러 일으켰다. 후기 미토학의 역사적 의의는 여기에 있다.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사를 보는 새로운 눈  (0) 2022.10.29
청나라 키메라의 제국  (0) 2022.10.12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0) 2022.10.07
전략의 역사  (0) 2022.05.03
옥스퍼드 세계사  (0) 2022.04.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