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2
개념적 근거 및 이론적 근거가 없다면 사회적 추세, 사건, 현실들은 단지 '통계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
p.23
사회는 오직 그 목적, 목표, 이념, 이상이 개인의 목적, 목표, 이념, 이상과 관련해 의미가 있을 때에만 비로소 그 존재 의의를 부여받을 수 있다. 개인 생활과 사회 생활 사이에는 기능상의 분명한 관련이 있어야만 한다.
p.26
어떤 사회에서도 무엇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권력이고, 또한 결정적으로 중요한 조직인지를 통계적 분석에 의해 규정할 수는 없다.
중요도를 측정하는 데 있어 구성원의 수가 얼마인지 헤아린다거나, 납세액을 계산한다거나, 또는 소득 수준을 비교한다거나 하는 것만큼 무의미한 것도 없다.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정치적으로 그러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그것은 정량적인 척도가 아닌 정성적인 척도다.
p.29
비합법적 권력에는 한계가 없다. 권력행사에 있어 한계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어디까지가 합법적이고 어느 범위를 벗어나면 비합법적인지를 규정해줄 수 있는 기준선을 마련해야만 한다. 다시 말해, 권력이 사회의 기본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한계선을 설정해야만 한다. 하지만 비합법적 권력은 애초부터 합법적이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에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는 한계선이라는 것도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비합법적 권력을 지닌 지배자가 좋은 지배자 또는 현명한 지배자가 될 가능성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비합법적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게 마련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지 '힘'만 갖고 있을 뿐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합법적 권력은 통제될 수도, 한계를 정할 수도, 책임을 지울 수도, 합리적으로 규정될 수도 없는 권력이다.
p.30
오늘날 엄청나게 많은 사회적 효율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회는 오직 기능을 수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하는 것은 효율성의 진정한 의미와 한계를 이해하지 못하고 하는 말이다. "무엇을 위한 효율성인가? 그리고 그 대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면 기능적인 효율성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따라서 나는 사회가 기능을 수행하기만 하면 어떤 사회라도 똑같이 좋은 사회로 간주하는 상대주의자로부터 충분히 거리를 두지 않을 수 없다.
p.31-32
대중에게는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부여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사회를 오직 불합리하고 이해할 수 없는 위협적인 존재로만 인식한다. 대중에게는 합법적 권력의 기초가 되는 기본적 신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은 어떤 합법적 권력이라 하더라도 전제적이고 독단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런 이유로 대중은 비합리적인 악의 세력을 추종한다. 그들은 어떤 변화 내지 혁명을 약속해주기만 한다면, 어떤 독재자에게도 복종할 각오가 되어 있다. 대중은 사회로부터 소외되어 있기 때문에 애당초 잃어버릴 것이 없다 - 속박되어 있지 않으므로 잃어버릴 쇠사슬조차 없다. 대중은 또한 본질적으로 조직되어 있지 않다. 그들은 그들을 이용하고자 하는 독단적인 독재자에 맞서 저항할 조직적 기반을 갖고 있지 않다.
대중은 기본적 신념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 질서가 아닌 것은 그 무엇이라도 받아들일 수가 있다. 달리 말하면, 대중은 언제나 권력을 위한 권력을 추구하는 독재자들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대중의 등장을 예방할 수 없는 사회는 그 어떤 사회라 하더라도 사회로서 실패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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