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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데칼로그

by Diligejy 2016. 10. 4.

p.24

기독교의 신은 계시를 통해 그 자신의 뜻과 의지를 '약속'으로 세움으로써 자신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기독교는 '신의 현현을 믿는 종교'가 아니라 '신의 약속을 믿는 종교'인 것이다. 구약이란 신이 예수 이전 인간과 맺었던 구원의 약속이며, 신약은 예수에 의해 맺어진 은총의 약속이다. 이런 의미에서 기독교를 '계약종교'라고도 한다.


p.27

십계명을 포함한 신구약성서에 윤리적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계약에는 윤리에는 전혀 없는 것, 즉 신이 부담하는 그 어떤 몫이 따로 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계약에는 신이 인간에게 스스로 맹세한 약속이 들어 있고, 그가 스스로 부단히 이 약속의 구현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계약은 윤리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p.28

칸트의 도덕률이 가진 이 같은 '숭고함'과 '허무함'을 프랑스의 사상가이자 문인인 샤를 페기 C. Peguy, 1873-1914는 "그것(칸트의 윤리학)은 순결한 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것에는 손이 없다"라는 은유적인 말로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이것은 비단 칸트의 윤리학만이 가진 특성이 아니라, 사실상 우리가 알고 있는 거의 모든 도덕주의가 발 딛고 있는 '허무한 기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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