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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프라이싱

by Diligejy 2023. 8. 17.

 

p.6

'가격(price)'이란 제공된 상품이나 서비스의 밸류에 대한 '대가'로서 고객이 지불하는 화폐의 가치를 말한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그 가격만한 밸류가 있으면 고객은 그 기업을 좋아하고, 그렇지 않으면 냉정하게 외면한다. 돈을 내고 물건을 샀을 때의 만족감이 가격보다 낮다면 고객은 더 이상 그 물건을 상대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다. 가격에 대해 높은 밸류를 느낀다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점점 이익을 올리고, 그것을 재투자하여 한층 더 높은 밸류를 제공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고객 만족'과 '기업 만족'을 동시에 실현하는 사이클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다.

 

p.18

서비스에 대해 청구하는 요금은 서비스에 든 비용이나 고객의 지불 능력에 따라 결정해서는 안 된다. 서비스의 가격은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기업에서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가에 따라 설정해야 한다.

 

p.19

프라이싱은 단순히 '가격을 결정한다'거나 '가격을 매긴다'는 차원이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밸류를 '가격화'하는 것이다. 가격이란 '가치'의 '정도'이다. '고객에게 그 상품이나 서비스는 어느 정도의 밸류를 갖고 있는가를 금전이라는 공통 지표로 평가하는 것', 바로 이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프라이싱의 정의다.

 

p.21

시장 상인이야말로 진정한 프라이싱의 실천자이다. 손님마다 제각기 다르게 느끼고 있을 밸류를 어떻게 찾아내고 판단하여 최종 평가를 내릴 것인가? 그 능력의 유무야말로 그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가격을 결정하는 대상은 자신이 팔고 있는 '상품 자체'가 아니라 상대가 느끼고 있는 '밸류'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p.27

'고객이 느끼는 밸류'라는 양복에 '기업이 얻는 대가'라는 안감을 맞춰 꿰매듯이 '밸류'에 가장 알맞은 '대가'를 대어 박음질해나가는 것이다. 결코 안감(대가)에 양복(밸류)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p.28~29

은행에 ATM을 많이 설치하면 서비스가 좋아져서 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 고객이 늘었다 하더라도 은행은 조금도 이익을 올리지 못한다. 바로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개인 고객이 은행에서 줄을 서는 최대의 목적은 현금 입출금이나 납입 등 각종 결제를 하기 위해서다. 신용 대출을 받거나 정기 예금을 하거나 혹은 투자 신탁이나 연금에 가입하는 고객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극히 낮다. 게다가 단순한 결제라고 하는 것은 수익성이라는 점에서 볼 때 마이너스인 경우도 많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서비스 수준을 높여도 은행으로서는 수익성이 높은 업무에 도움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익과 무관한 쪽으로 고객이 몰려버리면 도로아미타불이다. 백보 양보해서 '그 고객들이 나중에 대출 고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해도 타은행도 ATM을 늘리고 있는 상태에서 고객을 유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그래서 수익으로 연결되지 않는 서비스 경쟁에 몸살을 앓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CS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는데서 비롯된 폐해다. 1970년대 미국에서 중고차 판매 사업을 무대로 등장한 CS의 개념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다.

 

'비용을 들여 불철주야로 신규 고객을 개척하기 위해 매진하는 것보다 기존 고객의 만족을 최대한으로 높여 고정 고객으로 정착시킴으로써 계속적인 상품 구입을 유도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에 후자 쪽을 우선해야 한다.'

 

고객과 기업 쌍방의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야말로 고객 만족과 기업 만족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최강의 전략이다. CS는 본래 이와 같은 통찰을 내포하고 있는 실로 심오한 개념이다.

 

p.33~35

표리일체를 이루어야 할 발상인데도 그 단면밖에 보지 못하는 이와 같은 경향에 대해 현대 경영학의 창시자이자 세계 경영학계의 대부로 통하는 피터 드러커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 <미래를 향한 결단>에서 '기업의 다섯 가지 치명적 실수'를 논하고 있는데, 그 중 세 가지 치명적 실수가 '밸류에 대한 발상을 결여한 프라이싱'이다.

 

1. 비용 구조를 유일한 근거로 한 프라이싱

2. 높은 마진, 즉 프리미엄을 붙이는 프라이싱에 대한 절대적인 숭배

3.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시장이 버틸 수 있는 최대한의 프라이싱

 

이 세 가지 치명적 실수를 모두 짊어지면, 애초부터 비용을 토대로 최대한 높은 마진을 획득하려고 하는 기업 행동이 유발된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새로운 밸류에 의해 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할 기회를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 우위를 확립할 기회마저 놓치고 있다고 드러커는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치명적 실수가 가리키고 있는 것은, 기업이 최종적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밸류에 대한 발상을 등한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선적으로 비용을 감당하고', '그런 다음 1센트라도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얻어낸다'는, 많은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로덕트 아웃(product out)적인 가격 결정의 요소다. 본래는 '누구에게, '어느 정도의 밸류를 제공할 것인가' 하는 '마켓 인(market in) 지향'이 우선되어야 하고, 그 다음으로 그것을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떤 방법으로 사들여서', '얼마에 만들 것인가', '어느 정도 팔아야만 이익을 낼 수 있는가' 등 수익을 올리는 사업 계획을 세워가야 하는 것이다.

 

p.35~3

세 번째 치명적 실수인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시장이 버틸 수 있는 최대한의 프라이싱'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드러커가 꼽는 뛰어난 사례 가운데 하나는 최대한의 프라이싱이 아니라, 오히려 대담하고 파격적인 프라이싱을 실시하여 고객이 합당하다고 느끼는 적정 가격의 범위에서 높은 밸류를 제공하여 멋지게 수요 창출을 이루어내고 있다. 드러커는 그와 같은 사례야말로 전략적인 프라이싱이라고 그의 저서 <창조하는 경영자>를 통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그가 뛰어난 사례로 꼽은 것은 미국 질레트사의 안전 면도기이다. 이 회사는 안전하고도 사용하기 편리한, 그리고 고급스러고 세련된 디자인의 최신식 면도기 본체를 거저나 다름없는 가격에 제공한 것이다. 그 결과, 면도날 시장을 독점하며 본체를 구입한 고객한테서 정기적으로 또 영속적으로 매상을 올리는, 모든 기업에게 꿈같은 '무궁무진한 평생 고객 확보'를 달성한 것이다. 고객이 면도기 본체를 구입하지 않는다면 면도기와 관련된 그 어떤 상품도 팔리지 않기 때문에 질레트사는 면도기 본체에서 높은 이익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다시 말해 처음에 손해를 보더라도 일단 고객의 손에 면도기 본체가 쥐어지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이익을 올려 업적에 공헌하는 것은 면도날의 역할이며, 면도기 본체는 마치 판매 촉진용 상품으로 간주한 것이다.

 

한 개의 면도기를 사이에 두고 한 고객과 장기적인 거래를 한다고 생각하면,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성립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실천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최신식 안전 면도기 본체도 고객에게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좀 더 비싸게 판매하고 싶은 욕심도 생길 것이다. 게다가 교체용 면도날의 판매는 아직 보이지 않는 장래의 얘기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전제로 손익분기점에 훨씬 못 미치는 가격에 면도기를 계속 판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면도기 본체는 팔리면 팔릴수록 적자를 내기 때문에 큰 결단 없이는 결코 실천할 수 없다.

 

그러나 질레트사의 '큰 이득을 위해 작은 손해는 감수한다'는 전략은 수익 창출을 이끌어냈고, 그 후 수많은 유사 사례의 모범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 그와 비슷한 발상은 여러 업계에 적용되어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복사기 사업은 복사기 본체 판매 후의 유지 보수나 소모품(토너나 용지 등) 공급 등으로 많은 이익을 올리고 있다. 또 게임기나 소프트웨어도 그렇거니와 통신 관련 비즈니스도 마찬가지다.

 

p.40

현실적으로 여러분이 느끼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밸류가 양과 가격의 개념에만 국한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이다. 저녁 식사에 곁들이는 토마토를 크기와 가격만으로 선택하는 주부는 없다. 

 

p.40

세계 최대 글로벌 광고 그룹인 영국의 WPP 그룹의 스티븐 킹은 "공장에서 제조되는 것은 제품이지만 소비자가 사는 것은 브랜드이다. 제품은 경쟁사가 복제할 수 있지만 브랜드는 유일무이하다. 제품은 쉽사리 시대에 뒤질 수 있지만 성공적인 브랜드는 영원하다"는 말로 브랜드에 대한 개념을 간단히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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