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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경쟁우위전략

by Diligejy 2023. 8. 23.

 

p.12~13

경영자들은 종종 전략과 계획을 헛갈린다. 고객을 유인하는 계획이나 마진을 늘릴 수 있는 계획은 다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상당한 양의 자원이나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스케일이 큰 계획은 전략이라고 여긴다. 사실, 그들에겐 "우리가 어떻게 돈을 벌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모든 계획이 다 사업 전략이다. 그 결과 너무 많은 리더가 절대 이길 수 없는 전투에 뛰어들면서도 진정한 성공의 근원이 되는 장점을 보호하거나 최대한 이용하지 못했다.

 

전략은 성공을 유지하거나 확보할 수 있는 계획이다. 하지만 상품/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아이디어라고 다 전략은 아니다. 또한 고객에게 충분한 수익을 내고 물건을 팔 수 있는 단순한 요령 역시 전략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경쟁자의 행동이나 대응에 깊이 집중한 계획을 전략이라고 칭한다.

 

경쟁우위를 만들고, 보호하고,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전략적 사고의 핵심이다. 모든 시장참여자에게 공평하게 열려 있는 자유 경쟁 시장은 참여자의 수익을 최소로 깎아 내린다. 그 이상의 수익을 얻으려면, 그 시장참여자는 다른 경쟁자가 해낼 수 없는 그 무엇인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경쟁우위의 덕을 봐야 한다는 뜻이다. 전략을 분석할 때는 기업들이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경제적 우위를 사려깊게 평가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이런 경제적 우위는 경쟁자가 따라하기 불가능하거나, 적어도 경쟁자 중 일부만이 흉내낼 수 있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 

 

전략의 관점에서 보자면 경쟁우위의 존재 여부가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경쟁우위가 추가 이익을 가져오지 못하는 시장에서는 전략은 중요한 변수가 되지 못한다. 다수의 경쟁자가 고객, 테크놀로지, 비용 우위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한다. 각각의 기업이 비슷한 위치를 차지한다. 어느 한 기업이 시장에서의 위치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모든 행동은 곧바로 모방된다. 경쟁우위를 차지하는 기업이 딱히 없다면, 혁신과 모방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이런 시장에서 경쟁자를 이겨보려는 노력은 별로 쓸모가 없다. 차라리 최대한 운영을 효율화해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경쟁우위가 존재하지 않는 시장에서는 운영 효율화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운영 효율화는 전략이라기보다는 전술이다. 효율화는 내부적으로 기업의 시스템, 구조, 사람 그리고 운영에 집중한다. 전략은, 그 단어의 정의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외부 시장과 경쟁자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이다.

 

p.18-19

전략이란 거대한 개념이다. 전술적 선택과 달리, 전략을 위해 조직이 장기간 헌신해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전략은 많은 자원 배분을 요구한다. 최고 경영진이 전략적 의사결정을 한다. 그리고 상세한 전략 수립은 고된 리서치와 온 몸이 녹초가 될 정도로 계속되는 회의를 수반한다. 전략을 바꾸는 것은 비행기의 방향을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쉽게 바꿀 수 없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미국이 내린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결정은 유럽과 태평양 중 어느 곳에서 대규모 전투를 시작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 결정은 제2전선을 형성하는 데 자원을 집중하는 것과 유럽 탈환을 위해 노르망디 해안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기업으로 치자면, AT&T의 두 가지 별개 결정, 즉 정보 프로세싱 사업에 뛰어드는 것과 지역 전화 서비스 사업을 분사시키는 것은 전략적 결정이었다. 불행하게도, 두 가지 다 성공하지 못했다. 잭 웰치가 CEO가 되기 훨씬 전투버 천명된 GE의 정책 - 시장점유율을 차지하지 못하는 사업은 접는다 - 은 전략적 원칙이다.

 

때때로, 전략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은 의사결정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IBM이 PC 사업에 뛰어 들었을 때, 표준 공개 방식을 채택했고, 두 분야에 대해 '제작 혹은 구입'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을 내린 당시에는 그 영향도 크지 않아 보였고, 전술적 결정처럼 보였다. 운영 시스템을 개발하는 대신 IBM은 알려진 바 없는 작은 회사에게 개발 면허를 주었다. 또한 IBM은 마이크로프로세서에 대해서도 비슷한 결정을 내리고 제작 사업을 다른 공급자에게 건네주었다. IBM의 이 결정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라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성공적인 두 개의 독점 사업권이 탄생했다. 그 결과 IBM이 아니라 이들 두 회사가 PC 산업 성장의 수혜자가 되었다. 지금 뒤돌아보면, IBM의 결정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 전략적 결정이다. 우리 삶에 크게 영향을 미친 일의 역사를 면밀히 살펴보면, 상당히 많은 것이 전략적 계획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일에서 생긴 의도하지 않은 부산물이거나 처음 예상한 것보다 일이 커지면서 얻어진 결과물이다.

 

p.21-22

전략적인 결정은 외부를 바라봐야 한다. 전술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전략적인 결정에는 모든 회사가 직면하는 두 개의 이슈가 있다.

 

첫 번째 이슈는 어느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지, 즉 경쟁할 구역을 선택하는 일이다. 우리가 위에서 들었던 사례들 - 세계 2차 대전에서 주요 접전지를 정한 미국의 선택, 진입할 시장과 버릴 시장을 구분한 AT&T의 선택, 남아 있을 분야를 선택한 GE의 기준 - 이 경쟁 구역을 선택하는 결정이다. IBM이 운영시스템과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아웃소싱하기로 한 결정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IBM은 경쟁 분야가 아니라고 결정한 것이다. 우리는 경쟁할 시장을 선택하는 것은 전략적이라고 정의했다. 그 결정에 따라 회사의 미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외적 존재의 범주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전략적 이슈는 이런 외적 요소를 다루는 요령이다. 먹히는 전략을 만들어내서 실행하려면, 기업은 이들 외적 요소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조종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론상으로나 경험적으로나 쉬운 일은 아니다. 외적 요소와의 상호작용은 복잡하고 확실하지 않다. 전략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영자에게나, 이 방법이 다른 방법보다 왜 나은지를 증명해야 하는 경영학 전문가에게도 정확한 처방이 있을 리 없다.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학계에서 평가받는 원칙을 사용해도 테스토스테론 과잉의 CEO가 어떻게 치고 나올지는 100퍼센트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동시에, 외적 요소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은 채 전략을 짜는 일은 간과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p.22-23

우리는 마이클 포터의 다섯 가지 경쟁 요소에 동의한다. 대체재, 공급자, 신규 진입자, 구매자 그리고 동일 산업 내 기존 경쟁자 때문에 경쟁 환경이 변한다. 그러나 포터와 그의 추종자들과 달리, 우리는 이들 경쟁 요소가 다 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들 요소 중 한 가지는 나머지보다 훨씬 중요하다. 그 요소는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기는 전략을 짜고 싶다면 다른 요소는 제쳐놓고 그 요소에 집중하여야 한다. 그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진입장벽이다. 다섯 가지 경쟁 요소 중에서 신규 진입자와 관련된 특성이다.

 

진입장벽이 있으면,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에 진출하기도 어렵고, 기존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기도 어렵다. 진출이 어렵거나 확장이 어렵거나, 둘 다 기업에게는 동일한 의미를 가진다. 진입장벽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은 딱 두 개 뿐이다. 확장이 어렵거나 진입이 어려워서 기존 기업이 보호 받거나, 혹은 보호 받지 못하거나. 경쟁에 관한 한, 기업이 진입장벽의 어느 위치에 있는지가 흥망을 결정한다.

 

진입장벽이 없다면, 전략을 고민하는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경쟁자를 파악하고, 상호작용을 걱정하고, 경쟁자의 행동을 예측하고, 그들의 행동을 나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 모든 행동이 소용없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이 없으면 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그들의 행동을 파악할 수도 없고 예측할 수도 없다.

 

자유 경쟁 시장에서는 수많은 회사가 수익성이 높은 기회를 찾느라 하이에나처럼 눈을 부라리고 있다. 그래서 보호장벽이 없는 산업의 수익률은 '경제적 이익'이 없는 수준까지 내려가게 된다. 즉, 투자한 자본비용에 상응하는 수익률 이상은 벌 수 없는 것이다. 수요가 변하면서 단 한개의 기업이라도 그 이상을 벌면, 다른 기업이 재빨리 이를 알아채고 너도나도 시장에 진입한다. 역사적으로 이론은 물론 가정까지 아주 튼튼하게 뒷받침해준다.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고, 늘어난 수요를 다수의 기업이 조각조각 나눠 갖는다.

 

p.25-28

무역 장벽이 낮아지고 운송비용이 절감되고 정보가 자유롭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기존 경쟁은 계속 심화되고 무역은 자유화되는 글로벌한 환경에서 경쟁우위나 진입장벽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때 전동 공구 생산으로 유명했던 신시내티, 직물산업의 벌링턴 인더스트리와 J.P 스티븐즈, 심지어 자동차산업의 크라이슬러, GM, 포드처럼 강력했던 미국 기업들의 현재 모습을 살펴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수입재의 거침없는 공격 때문에 이익이 잔뜩 줄어들거나 기업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거시 경제적 분석은 경쟁우위의 한 가지 핵심적인 특징을 간과하고 있다. 경쟁우위란 지역 특유의 상황에 근거하고 있다는 특징 말이다. 

 

20세기 후반의 가장 위대한 성공 스토리라는 월마트의 역사를 살펴보자. 소매 산업, 그 중에서도 특히 할인 소매 산업은 엄청난 비밀이나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산업은 아니다. 월마트의 "매일 낮은 가격"이나 효율적인 유통은 새로운 테크놀로지도 아니고 모방이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월마트는 진입한 시장 대부분을 순식간에 차지해 버렸다. 그런 성과를 얻어낸 방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월마트는 경쟁업체가 거의 없었던 작은 특정 지역에 집중하는 할인매장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이미 자리잡은 지역을 기반으로 새로운 매장과 물류센터를 주변으로 조금씩 확장해 나갔다. 월마트가 처음으로 경쟁우위를 구축하고 지배한 시장은 미국 전역의 할인 소매 시장이 아니라, 제한적인 국소 지역의 할인 소매 시장이었다. 월마트는 영토를 조금씩 늘려나갔고, 새로 진입한 지역에서 입지를 굳힌 다음에 다시 확장을 시도했다. 기반 지역을 떠나 너무 성급하게 확장하려고 들면, 그 효과는 항상 약화된다. 

 

비슷한 시기에 두 대기업도 지역적인 지배를 공고히 하고 근처로 영향권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성장했다. 이들 두 대기업의 경우 물질적인 지역이 아니라 상품 시장의 영역이었다는 차이가 있긴 했지만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BM 호환 PC 운영 시스템이라는 특정 부문을 독점하면서 시작했다. 초반에는 IBM 자체를 포함해 몇몇 경쟁자가 있었지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내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그 기반을 다지면서 다른 경쟁자들을 떨쳐 냈다. 운영 시스템에서 시작해서 워드 프로세싱, 스프레드시트 같은 생산 소프트웨어를 더하면서 시장을 확장시켜 나갔다. 점점 크게 성장하고 다양한 상품 라인을 갖춘 지금도, 마이크로소프트가 얻는 이익의 대부분은 운영 시스템과 그 주변의 소프트웨어들에서 나오고 있다.

 

애플의 경험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상당히 대조적이다. 초반부터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훨씬 글로벌하게 접근했다. 애플은 컴퓨터 제조사인 동시에 소프트웨어 생산자였다. 컴퓨터 사양 면에서 봤을 때 매킨토시의 운영 시스템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를 몇 년은 앞서 왔다. "윈도우 95(의 사양)은 매킨토시 87과 같다"라는 그 유명한 광고 문구처럼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확장적인 상품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집중된 접근과 달리, 크게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인텔의 역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역사와 비슷하다. 인텔은 1970년대에 메모리칩 생산 기업으로 첫발을 디뎠고, 그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 인텔은 또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설계하고 생산했으며, 이 중 하나가 1980년대 IBM 새 PC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었다. 수년에 걸쳐 인텔은 메모리칩과 마이크로프로세서 두 개의 산업에 모두 발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메모리 칩 시장에서 하자율도 낮고 가격도 낮은 경쟁자에게 점차 밀리기 시작한다. 1985년 인텔은 메모리 칩 시장이 회사 설립의 근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장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크로 칩 생산에 주력하면서 인텔은 수익성을 회복할 수 있었고, 그 큰 시장에서 계속 지배력을 유지해 왔다.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주는 경쟁우위는 그 시장의 범위가 작을수록 존재하기 쉽다. 그 경쟁우위를 보유하고 있는 자가 한 개의 회사이거나, 비슷한 수준의 소수의 회사이든 매한가지이다. 그 범위가 지리적인 문제이건, 상품의 영역이건 말이다. 왜냐하면 경쟁우위를 이루는 근원은 지엽적이고 구체적인 데 놓여 있지, 일반적이지도 않고 여기저기 산발적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점차 글로벌화되는 세상에서 내가 먹힐지도 모르는 시장을 전략적으로 선별하려면 지엽적으로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 작은 지역에서 골목대장이 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세계 경제의 흐름이 선진국이 지나온 길을 답습한다면, 서비스 산업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제조업은 상대적으로 미미해질 것이다. 서비스 산업의 가장 뚜렷한 특질은 서비스가 지역에서 생산되고 소비된다는 데 있다. 그 결과,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기는커녕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월마트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기업이 되기는 어렵겠지만, 정확하게 시장을 이해하고 자신만의 장점을 활용하는 기업은 여전히 돈을 벌 수 있다.

 

p.30-31

성장하거나 수익성이 높은 대부분의 회사는 세 가지 방식 중 하나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코카콜라처럼 지엽적인 시장에서 얻은 경쟁력을 다른 시장에서 동일하게 복사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아니면 인텔처럼 커져가는 시장에 머무르면서 자신의 전문 영역에 집중한다. 마지막 방법은 월마트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이미 지배력을 호가보한 시장 주변으로 사업 영역을 계속 확장하는 것이다.

 

p.39

이론적으로 봤을 때 이상적인 시장 구조를 분석하면 두 가지 분명한 이득을 보게 된다. 

 

첫째, 상호 협동이 가져올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둘째, 기존 기업에게는 보호받는 시장에 있으면서 제공받는 마진을 파악하게 해주고, 잠재적인 신규 진입자에게는 전략적 목표를 합리적으로 세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충성도 있는 고객이 없고 많은 비용이 드는 공급자는 전략적 동맹과 경쟁적인 위협 등의 수단을 통해 딱히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이런 공급자는 설 자리가 없다. 경쟁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전체 산업의 성과를 깎아 내리는 공급자를 지원해 줄 이유가 없는 것이다. 파티장에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면, 집에 무언가를 가져갈 수 있다고 기대해선 안 되는 법이다.

 

이런 조건을 적용한다면, 고비용 회사는 다른 회사가 비협동적이고 비이성적인 행동을 해야만 살 수 있다. 이런 행동을 파악하고 이용해, 다른 경쟁자들이 합심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고비용 회사의 핵심 전략이 된다.

 

p.43-44

경영에 관한 격언에 따르면, 범용 상품 산업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사실상 동일한 상품을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시장에서 경제적으로 살아남으려면 치열하게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평균 이하의 수익성까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전략적 사고는 바로 이 격언에서 시작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종종 있다. "상품 산업에 절대 빠져 들지 않도록 해라." 경영학을 전공한 풋내기는 경쟁자의 상품과 자신의 상품을 차별화하는 것이 제대로 먹히는 비즈니스 계획의 첫 단계라고 배운다. 그러나 상품 산업에서 벗어나는 전략으로서의 차별화는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차별화를 함으로써 '흔한 상품 중의 하나'가 되는 운명은 피할 수 있을지 몰라도, 차별화가 상품 산업의 특징인 치열한 경쟁과 낮은 수익성까지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경쟁의 성격이 변할 수는 있겠지만, 수익성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여전히 남아 있다. 왜냐하면, 근본적인 문제는 차별화가 없는 것이 아니라 진입장벽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입장벽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 제대로 아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을 만들어내는 핵심이다. 

 

메르세데스 벤츠만큼 전 세계 경쟁자들과 비교해서 확실하게 차별화된 제품은 없을 것이다. 새롭게 취임한 수많은 국가 원수가 메르세데스 벤츠를 적어도 한 대 구입해서 위엄을 더하려고 한다. 이것은 함대에게나 어울릴 만한 영광이다. 브랜딩은 제품 차별화의 첫 번째 전술이고, 메르세데스 벤츠의 별 로고는 전 세계에서 품질을 입증하는 상징으로 여겨진다. 캐딜락이 한때 미국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은 자리를 차지했었고, 품질을 입증하는 일반명사처럼 쓰이기도 했다. "버거계의 캐딜락", "아기침대의 캐딜락", "PC계의 캐딜락"이 그런 예들이다. 하지만 이런 높은 인지도와 품질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캐딜락은 브랜드에 힘입어 수익성을 높이지 못했다. 그들의 재무 성적은 모두들 기피하는 범용 상품 기업의 성적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p.45-46

가격이 변동하지 않았음에도 매출이 줄어들고 개당 고정비용이 늘어나는 과정은 가격 중심의 (상품) 시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수익성에 미치는 최종적인 영향은 동일하다. 고급 세단 산업에서 쇠락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첫 번째 유럽 브랜드가 미국의 고급 세단 시장에 진입했을 때 캐딜락과 링컨은 매출 일부가 줄어들고 마진이 하락했다. 그러나 최초의 시장 진입 이후에도 여전히 다른 진입자들을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인 수익이 있었다. 당연한 수순으로 상류층 고급 제품 버전의 혼다, 도요타 그리고 닛산이 시장에 들어섰다.

 

고급 세단 시장의 매력적인 수익성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신규 진입자의 시장 진입이 멈출 것이다. 진입자들이 시장을 갈기갈기 나눠가지는 바람에 고정비용이 높아져서 모든 추가 수익을 잡아먹는 지경이 되어야 높은 수익 기회가 사라진다. 재무적 이익이 평균 수준이 되어야 시장의 매력이 사라지고 진입이 멈춘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살펴 보건대, 메르세데즈 벤츠같이 잘 알려진 브랜드라고 해도 평균 재무 수익 이상을 벌지 못하는 것이 전혀 놀랍지 않다. 제품 차별화만으로는 경쟁에 따라 수익이 부식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유명한 브랜드라고 해서 상품 자체가 뛰어난 보호 수단을 제공하지 않는다. 높은 수익은 신규 진입자나 기존 경쟁자들의 사업 확장, 혹은 둘 다 불러온다. 모든 시장에서 통용되는 이야기이다. 이 가차 없는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 원칙이 나온다.

 

경쟁자의 진입을 막는 요인이 없다면, 투자된 자본에 대해 '정상'이익 이상을 어떻게 해도 벌 수 없는 수준까지 수익성이 하락한다. 차별화가 아닌 진입장벽이 전략적인 기회를 만들어준다.

 

 

p.48-49

제품이 차별화되어 있거나, 상품 시장이거나, 효율에 대한 필요는 똑같이 존재하는데 차별화된 시장에서는 효율적으로 운영하기가 한층 어렵다. 상품 시장에서는 제작비용만 관리하면 된다. 마케팅은 거의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차별화된 시장에서는 제작비용과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효율적이어야 하는 것이다. 

 

즉,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영역으로 경쟁이 확대된다. 차별화된 제품 시장에서 기업은 제품 관리 외에도 포장 개발, 시장 리서치, 제품군 관리, 광고와 프로모션, 유통 채널에다가 뛰어난 판매 직원 관리까지, 그 모둔 분야에서 돈을 단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경쟁자 진입과 확장을 막아서는 무엇인가가 나타나지 않는 한, 운영 효율이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효율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의 두 번째 의미는 '정상' 수익률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사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자본을 사용한 대가를 요구한다. 자본 수익률이 '정상'이 되려면 위험을 반영했을 때 투자자들이 다른 곳에 투자했다면 얻을 수 있는 수익률만큼은 수익이 나야 한다. 평균적인 위험 수준에서 주식 투자 수익률이 12퍼센트라면, 그 기업은 평균 위험 투자 수익률이 12퍼센트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자는 종국에 그들이 투자한 자금을 되찾아 갈 것이다. 실제적으로는 수익률 성적이 낮은 경영진이 물러나기까지 생각보다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정상'이란 말 안에는 수년간에 걸친 평균 수익률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수익률이 엉망인데도 회사가 예상 외로 오래 생존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그런 회사들은 사라지게 되어 있다. 

 

p.54-55

 

 

p.62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청량음료에서 보이는 애착이 맥주 고객에게는 없다. 집에서, 혹은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을 때 쿠어스나 버드와이저를 사는 사람이 멕시코 식당에 가서는 코로나나 도스 에퀴스를 열렬히 찾거나, 중국 식당에서 칭타오 맥주를 주문한다. 그래서 인호이저부시(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가 칭타오 맥주의 지분을 사지 않았을까? 하지만 청량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은 '만리장성' 콜라나 기타 유사 브랜드를 찾지 않는다.

 

구매가 잦고, 사실상 자동적이 되면 습관으로 고객을 확보해서 사로잡을 수 있다. 자동차 딜러나 컴퓨터 제조업자보다는 슈퍼마켓에서 이런 패턴이 보인다. 소비자는 대개 새로운 차를 살 때 이것저것 알아보는 것 자체를 즐기고, 지난번에 쉐보레나 BMW를 몰았더라도 이번에 포드나 렉서스를 시험 주행해볼 수 있다. 

 

PC 구매자나 IT 전문가는 가격, 사양, 의존도에 근거해서 하드웨어를 바꾸지, 지난번에 IBM, 델 컴퓨터 혹은 HP를 썼다는 사실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는 잔존 자산으로 인한 제약이거나 전환비용 문제이지 습관 때문에 고객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

 

습관은 한 기업의 제품 포트폴리오보다는 특정 상품 하나와 맞물린다는 점에서 지엽적이다. 크레스트 치약을 쓴다고 해서 타이드 같은 다른 P&G의 상품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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