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04~105
선거는 훌륭한 정책을 내놓는 사람이 아니라 이슈를 장악한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이슈와 정책은 어떻게 다를까?
이슈는 다음의 네 가지 조건을 만족시켰을 때 비로소 진짜 이슈가 된다.
첫째, 대중의 관심사여야 한다.
둘째,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찬반이 분명히 나뉘어야 한다.
넷째, 주도권을 쥘 수 있어야 한다.
p.110
불행하게도 정치인은 우리 편의 '대중'에게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상대의 대중에게 극도로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결국 '반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이 진영의 용사로 부상한다. 이 상황에 좀더 익숙해지면 '반대'를 즐기게 된다. 대중 정치인으로의 성공가도에 들어서는 것이다. 좀더 관록이 쌓이면 '반대'를 만들어낼 줄도 알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p.124~125
강점이 많은 사람은 그만큼 약점도 많은 편이다. 약점은 남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는다. 사람이 좀 모질지 못하거나, 게으르다거나, 끊고 맺는 데 서툴 뿐이다. 대개 이런 사람은 '좋은 사람'이며, 합리적이다.
반면에단점이 많은 사람은 남에게 상처를 주게 마련이다. 같은 말을 하면서도 상대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상대를 후벼 파면서 아픔을 준다. 그런데 단점이 많은 사람은 또 강점도 많다. 대개 이런 사람은 '강한 사람'이며, 합목적적이다.
정치 세계에서는 강한 사람이 좋은 사람을 이긴다. 합목적적인 사람이 합리적인 사람을 이긴다.
p.130
실패하는 정치인들은 대중의 관심사보다는 '국가에 꼭 필요한' 혹은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정말로 중요한 사안을 제기할 책임을 강하게 느낀다. 그들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정치인들을 대체로 경멸한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그렇게 하면서까지 정치를 할 생각은 없어요." 그들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정치인들이 제기하는 이슈는 대체로 들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대중적인 말을 쓰는 정치인들에 대해 품위 없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그들은 대중에게 말할 생각이 별로 없다. 정치인이나 기자, 교수 기업인 등 이른바 오피니언 리더들이 자신의 말을 들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나 그것은 큰 오산이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지금은 '모든 대중이 엘리트가 되고, 모든 엘리트가 대중이 되는' 시대다. 시대를 잘못 읽은 탓에 저지르는 치명적 오류인 것이다. 대중 정치인에 대한 경멸은 곧 대중에 대한 경멸이다.
p.171
세상사도 마찬가지다.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하는 것이다.
무릇 승부를 내는 게임에서는 상대를 무시하는 것보다 상대를 두려워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 두려워하면 싸움이 되지 않는다.
p.180
대다수의 대중이 동의하지 않는 이슈를 강요하는 정치인만큼 무모한 사람은 없다.
p.180~181
어떤 경우에도 정치인은 대중을 답답하게 여겨서는 안 되다. 그것은 정치인의 오만이다.
p.192~293
경멸은 상대에 대한 오만한 우월감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상대를 잘 모르기 때문에 경멸하는지도 모른다. 모르면 두려워지고, 두려워지면 경멸하며, 경멸하면 패배한다. 두려움이 잉태해서 경멸을 낳고, 경멸이 장성해서 패배를 낳는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모르기 때문에 경멸하는 것이 아니라 경멸하기 때문에 모르는 것이다. 분노하는 사람은 상대를 연구하지만, 경멸하는 사람은 상대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 진보는 보수를 연구했지만, 보수는 진보를 연구하지 않았던 것이다.
흔히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하지만 틀린 말이다. 보수든 진보든 집권하면 모두 부패로 망한다. 마찬가지로 진보도 기득권을 얻으면 상대를 경멸한다.
p.199
강력한 의지는 잡으려는 게 아니라 과감하게 던짐으로써 원하는 것을 잡도록 만들기도 한다.
p.203~204
권력의지는 준비함을 의미한다. 국민이 생각하는, 그 자리에 걸맞는 인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시대가 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가 권력 의지다. 그것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반짝이는 눈초리와 결연한 의지를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p.260
대통령이나 서울시장만이 아니라 어떤 정치적 자리라도 이제는 '꼭 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대중은 그런 정치인에게 그 역할을 맡긴다. 실제로 오늘날 승리한 세계 정치 지도자들의 공통된 덕목은 권력 의지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하지 않겠다"는 식의 겸손을 가장한 욕심은 오히려 추해 보인다. 하고 싶다면 하겠다고 하라. 꼭 한 번 하고 싶다고 말하라. 정말 준비를 많이 했으니 나에게 맡겨달라고 말하라. 그러면 대중은 당신에게 그 일을 맡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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