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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외교/선거와 투표

파워게임의 법칙

by Diligejy 2017. 3. 24.

p.7

내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제시하는 6가지 파워게임 전략은 다음과 같다.


상대의 이슈를 내 방식으로 선점 해결한다.

첨예한 이슈로 상대 진영을 분할 제압한다.

겸손과 설득과 비전으로 조직을 개혁한다.

첨단기술로 대중의 감성을 휘어잡는다.

공동체의 위기가 닥치면 적대자까지도 결집시킨다.

원칙이 아니라 방법을 바꿔서 승리한다.


p.12

특정한 문제가 특정 정당이나 정파, 혹은 개인과 동일시되는 상황은 기막힌 전략적 호기를 제공할 수 있다. 즉 상대측과 동일시되는 문제를 해결할 찬스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어느 쪽이 경쟁 상대와 동일시되는 특정 이슈들을 해결해버린다면 상대의 기본적인 존재이유가 사라지고 앞으로 상대가 성공을 거둘 기회도 줄어들게 된다.


p.14~15

유권자들은 특정한 문제들이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용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게 된다. 이슈의 선점 해결이란 전략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생각은, 상대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그런 요인으로 작용한 여러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동기부여의 효과를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 송곳니를 뽑아버리는 셈이다. 자신이 민주당원일 경우, 예산수지의 균형을 이루고 복지제도를 개혁하며 범죄를 줄인다면 유권자들이 공화당 곁을 떠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공화당원일 경우,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빈곤을 줄인다면 지지세력이 늘어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정치인이 상대방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상대방의 방식을 그대로 모방할 수는 없다. 가령 상대방이 어떤 이슈에 집중적인 관심을 기울일 때 "나도 그렇다."고 말하고 또 상대방이 어떤 해결방안을 제시하면 "내 생각도 그렇다."고 말하는 식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슈의 선점 해결방식의 핵심은 상대측의 문제를 해결할 때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해결방안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상대방의 승용차를 고치더라도 도구만은 자기 것을 쓰라는 것이다.


가령 복지혜택을 축소 또는 삭감할 때 단순히 시한을 설정하고 취업을 조건으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보육시설을 확충하며 고용 창출을 위해 감세혜택을 주는 것이 그런 실례다. 범죄를 억제하는 것도 경찰 인력을 증원하고 교도소를 증설하는 것이 아니라 권총 소지를 규제하고 공격용 무기는 아예 소지를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하는 식이다. 환경보호는 규제 조치 시행과 함께, 오염 배출 한도 잉여분을 사고 팔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운용함으로써 산업계가 오염 배출을 줄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성공적인 이슈 선점 해결자(triangulator)는 각 당의 아젠다 중 최선의 방안을 결합시키면서도 최악의 것을 뒤에 남겨둔다. 클린턴은 복지분야 개혁과 관련해 공화당의 일부 방안을 채택했지만 빈민에게 제공하는 식량표나 복지혜택을 받는 세대의 어린이 영양보충과 연관된 예산 삭감은 끝까지 완강하게 거부했다. (클린턴은 전술적인 양보조치로 합법 이민자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책을 줄이긴 했지만 그 다음해에 곧바로 원상회복시켰다.) 부시는 도시지역 학교에 대한 지원 강화를 요구하는 민주당 측 주장을 받아들였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학교에 대해서는 다른 방책 수립을 고집했다.


p.16

이슈의 선점 해결에는 3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1. 상대측의 문제를 해결한다.

2. 그렇게 하기 위해 양쪽의 해결방안을 활용한다.

3. 자신의 이슈 아젠다에 계속 포커스를 맞춘다.


p.22

부시의 포용전략은 무엇 때문에 나온 것일까? 인구통계학적인 판단이 한 요인이다. 부시는 공화당이 백인 표만으로는 더 이상 승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공화당을 지지하는 백인 표가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p.26

소속 정당을 중도노선으로 이끌고자 하는 후보자는 신중한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진지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간판이 될 만한 이슈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클린턴은 1992년 대통령 선거기간 중 "우리가 알고 있는 종래의 복지제도를 끝장내겠다"고 약속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는 노동조합의 파워를 억제하겠다고 다짐했다. 조지 W. 부시의 경우, 교육문제가 바로 간판급 이슈였다.


p.28

클린턴이 보수파 문제(범죄와 복지)를 해결하기 위해 진보파(총기 규제와 직업 훈련)의 도구를 활용했듯이 부시는 그 반대로, 진보파의 문제(교육과 빈곤)를 해결하기 위해 보수파(교육 바우처 계획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이니시어티브)의 도구를 이용했다. 부시는, 비싼 사립학교에 가는 경우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저소득 세대 자녀들에게도 공 사립학교의 진학 선택권을 부여하는 바우처 계획을 내세우면서 고어와의 토론에서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그는 이런 계획이 각급 학교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 바우처 계획은 본래부터 공화당이 추진했던 것이지만 부시가 약간 변형시켜 사뭇 진보적인 것으로 비치게 만들었다. "변화할 줄 모르고 제대로 교육도 시키지 못하는 학교에 학동들이 갇혀 있다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연방 재정의 상당부분이 학부모에게 가야 할 것이다." 부시는 연방정부 교육예산의 공립학교 지원을 '중단'하는 점보다 그런 예산을 학부모에게 '돌린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바우처 계획이 마치 민주당의 전통적인 복지증진 계획과 흡사하게 비치게 만들었다.


p.29

정계에서건 기업계에서건 이슈의 선점 해결방식을 시도할 때는 상대 진영으로 넘어 들어가 새로운 비전, 즉 새로운 브랜드를 공표하는 식의 상징적인 제스처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회의적인 눈길로 바라보는 일반을 설득할 수 있다.


p.30

이미지를 제고시키거나 새로운 시장에 파고들고자 하는 기업이나 단체는 기존의 기반을 잃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부시의 성공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그가 당의 외연을 중도노선까지 확대시키는 조치를 취했음에도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세력의 충실한 지지를 잃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p.32~33

인물을 통해 상징적 이미지를 내세우는 일은 미국 정치에서 언제나 큰 영향을 미쳤다. 20세기에 미주당은 루스벨트와 윌슨, 트루먼,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받은 케네디 등의 이미지를 자랑스럽게 펼쳐 보이면서 권좌를 노리는 민주당 후보 지지세를 규합하고자 했다. 이에 반해 근년까지도 공화당은 이런 이미지 경쟁에서 민주당에 뒤졌다. 링컨을 내세우자니 너무 까마득하고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너무 진보적이며 아이젠하워는 너무 소극적이었다. 허버트 후버나 리처드 닉슨은 입에 적게 올리면 올릴수록 좋은 인물들이었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이 전설적인 인물 수준으로까지 올라섬에 따라 공화당도 일종의 전임자 숭배식 정치에 골몰할 수 있게 되었다. 레이건을 떠받드는 공화당의 열기는 민주당의 존 F. 케네디 숭배 열기에 못지않았다. 조지 W. 부시는 선거운동 초반까지 한때 아버지 부시의 보스였던 레이건에 찬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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