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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프랑스소설

농담

by Diligejy 2023. 6. 8.

 

p.17

더럽혀진 가치나 가면이 벗겨진 환상은 둘 다 한심한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둘은 아주 비슷해서 혼동하기가 아주 쉽지요.

 

p.29

즈데나가 벌써 다섯 살일 때, 나는 절대 잊지 못하리라, 그는 우리가 사랑 때문이 아니라 당의 규율 때문에 결혼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때 우리는 다투고 있었고, 그 말은 거짓말이며, 그는 나와 사랑해서 결혼했고 다만 나중에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내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끔찍했다, 그것도 바로 그가, 이 시대의 사랑은 다른 것이며, 이 사랑은 사람들로부터 멀리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 투쟁 속에서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언제나 주장하던 그가, 아무튼 우리는 그렇게 사랑을 했다

 

p.35~36

그들과 내가 다른 점은 나는 언제나 사랑을 찾아다녔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잘못 생각했다 싶으면, 찾던 곳에서 사랑을 발견하지 못하게 되면, 소름 끼쳐하며 돌아서서 다른 곳으로 가곤 했던 것이다, 나의 이 철없는 사랑의 꿈을 모두 잊어버리는 일이 얼마나 간단한 것일지 잘 알고 있었는데......, 수치심도 마음의 억누름도 도덕도 존재하지 않는 저 이상한 자유의 땅을 향하여 경계선을 넘는 일, 모든 것이 허용되는 저 기이하고 비속한 자유의 영역으로,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성 충동이라는 짐승의 말만 들으면 되는 그런 영역으로 가기 위해 경계를 넘는 일이 얼마나 간단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나는 또한 알고 있다, 그 경계를 넘는다면 나는 나이기를 그칠 것이며 어떤 사람일지는 몰라도 하여간 다른 사람이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그것, 그 끔찍한 변화가 나를 두렵게 한다, 바로 그래서 나는 사랑을 찾아헤매는 것이다, 필사적으로 집요하게 나는 사랑을 찾는다, 내가 언제나 나였던 대로, 지금의 나 그대로, 옛 꿈들과 내 이상들을 가지고 살아나가게 해줄 그런 사랑, 내 삶이 환경에 의해 토막나는 것을 원치 않으니까......, 나는 내 삶이 하나로 온전히 남아 있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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