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에서만큼 용기라는 단어가 강조되는 곳이 있을까 싶다. 인간이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든 죽여야하며 죽이지 못하면 내가 죽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는 과정 속에서 보고 싶지 않은 추악한 면까지 봐야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실을 추구한다고 착각하지만 그럴 용기가 있는 사람은 적다는 걸 영화는 말하고 있다.
단순히 적을 맞아 싸우는 것도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 저지르게 된 자신의 치명적인 실수, 오점에 대해 정직할 용기는 단순히 적을 맞아 싸우는 것보다 몇 배의 용기를 필요로 하는데 이 영화의 제목인 커리지 언더 파이어에서 커리지(용기)는 이런 용기를 말한다. 진실은 따뜻하지 않고 냉정하기에 이런 냉정한 진실을 마주하기 어려워 정신이 나가버리는 인물 또한 영화 속에서 등장한다. 이른바 인지부조화를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내주고 만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 너새니얼 설링 중령 또한 위기를 겪는다. 그는 육군 당국과 상관의 노력덕에 자신의 실수를 들키지 않고 무공훈장을 수여받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결코 진실을 외면하도록 놔두지 않는다. 그는 술을 마시며 방황한다. 하지만 그가 새로 부여받은 훈장 심사 업무를 통해 그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깨닫는다. 냉엄한 진실과 냉혹한 현실이 기다리고 있는 엄청난 고통이 있는 그곳으로 그는 다가간다. 사실 그에게 있어 고통이 없는 길은 없었다. 그가 선택한 기준은 고통의 크기가 아니었고 자신의 길이었다. 그는 고통을 겪었지만 그로 인해 그의 내면은 구원받았고 영화 마지막에 그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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