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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일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by Diligejy 2025.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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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무언가를 진심으로 원한다는 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야. 시간이 걸릴지도 몰라. 그 사이 많은 것을 버려야 할지도 몰라. 너에게 소중한 것을. 그래도 포기하지 마.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도시가 사라질 일은 없으니까.

 

p.44

너는 여러 가지를 숨기지 않고 스스럼 없이 말해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내 생각에, 이 세계에서 마음속에 비밀을 품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것은 사람이 이 세계를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을까?

 

p.79~80

나는 바다에 비가 내리는 광경을 볼 때마다 어떤 감동을 받는다. 아마 바다가 영겁에 걸쳐- 혹은 거의 영겁에 가까운 시간 동안 - 변화하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바닷물은 증발해 구름이 되고 구름은 비를 내린다. 영원한 사이클이다. 바닷물은 그렇게 조금씩 교체되어간다. 그러나 바다라는 총체가 변화하는 일은 없다. 바다는 늘 똑같은 바다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실체인 동시에, 하나의 순수하고 절대적인 관념이기도 하다. 내가 바다에 쏟아지는 비를 보면서 느끼는 건 (아마도) 그런 종류의 엄숙함이다.

 

그러므로 너와의 심적인 유대가 보다 강한 것, 좀 더 영겁적인 것이 되기를 원할 때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조용히 비가 쏟아지는 바다의 광경이다. 나와 너는 해변에 앉아 그런 바다와 비를 바라보고 있다. 우리는 한 우산 아래 바짝 붙어앉아 있다. 네 머리가 내 어깨에 살짝 기대어 있다. 

 

바다는 무척 평온하다. 바람다운 바람도 불지 않고 작은 파도가 소리 없이 규칙적으로 해변에 밀려온다. 마치 널어놓은 시트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우리는 언제까지고 그곳에 앉아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곳에서 우리가 어디로 향하려 하는지, 어디로 향하면 좋을지, 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우리는 그 해변에 우산을 나눠 쓰고 앉아 있음으로써 이미 완결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완결된 것이 새삼 몸을 일으킨다 한들 어디로 갈 수 있을까? 

 

어쩌면 그것이 영겁이 지닌 한 가지 문제점인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어디로 향하면 좋을지 모른다는 것. 그러나 영겁을 추구하지 않는 사랑에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단 말인가?

 

p.448-449

제가 하고 싶은 건 이런 얘깁니다. 티없이 순수한 사랑을 한번 맛본 사람은, 말하자면 마음의 일부가 뜨거운 빛에 노출된 셈입니다. 타버렸다고 봐도 되겠지요. 더욱이 그 사랑이 어떤 이유로 도중에 뚝 끊겨버린 경우라면요. 그런 사랑은 본인에게 둘도 없는 행복인 동시에, 어찌 보면 성가신 저주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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