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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5

0년 p.23 [새로운 천사 Angelus Novus]라는 이름이 붙여진 파울 클레의 그림이 한 폭 있다. 천사는 마치 그가 응시하고 있는 어떤 것으로부터 금방이라도 멀어지려는 듯 그려져 있다. 그 천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있고, 그의 입은 열려 있으며, 그의 날개는 펼쳐져 있다. 이것이 '역사의 천사'가 지닌 모습이리라. 그의 얼굴은 과거를 향하고 있다. 우리가 지각하고 있는 잇따른 사건들이 형체를 드러낸 곳에서, 그는 잔해가 잔해를 쉴새없이 덮으며 그의 발 앞에 내팽겨쳐지는 하나의 파국을 바라보고 있다. 천사는 머무르고 싶고, 죽은 자들을 깨우고, 또한 산산이 부서진 파편들을 모아 다시 짜 맞추고 싶다. 하지만 폭풍이 천사가 날개를 더 이상 접을 수 없을 정도로 세차게 불어와 그 천사는 날개를 옴짝달짝할.. 2024. 3. 10.
냉전의 지구사 p.20~22 언어에 민감한 한 친구는 이 책에서 선택한 개념과 다루는 소재가 얼마나 시대 의존적인지를 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요컨대 '냉전'과 '제3세계'는 모두 20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신조어로서 여러 목적과 문화적 배경에서 활용되었으며, 그 시대의 가장 중요한 패권적 담론의 일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 친구의 말이 맞다. 이 두 용어는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 용어가 어떻게 쓰이는지는 사용자가 20세기의 마지막 대립에서 어느 편에 속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냉전'이라는 말은 조지 오웰이 1945년에 처음 사용했다. 조지 오웰은 용어를 통해 소련과 미국의 세계관, 신념, 사회 구조뿐 아니라 미국과 소련 간의 선포되지 않은 전쟁 상태를 비판하고자 했다. "원.. 2023. 9. 20.
디 마이너스 p.9기억은 스스로 사라진다. 파괴는 불가능하고 분실이 최선이다. 왜 잊으려 애쓰는가? 잊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잊었음을 깨닫는가? 되찾을 때가 왔기 때문이다. 기억의 종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 우스개와 같다. p.10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어쩌면 그래서 죄는 용서해도 사람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p.15겸허는 삶을 선택하는 것이어야 하지, 단어를 선택하며 발휘하는 게 아니다. p.37아이에게 신을 선택할 자유를 주는 편이 나을 거야. 정말로 교회에 복수하고 싶다면. p.143과거 국내 최대의 자동차 기업이었던 대우자동차가 부도를 맞았다. 해외 시장으로 무리한 확장을 시도했던 게 화근이 됐다. 먼저 몸집을 부풀려야 몸집을 키울 힘도 생긴다는, 김우중 회장의 독.. 2017. 8. 14.
너와나의 한국현대사(2) 나의 한국현대사 저자 유시민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4-07-1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유시민이 보고 겪고 느낀 우리 현대사 55년의 이야기나는 냉정한... p.104~105 한국 경제는 1970년대에 '이륙' take off했다. 이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저 사실일 뿐이다. 그 사실을 곧바로 특정한 가치판단과 규범적 평가로 바꿀수는 없다. "산업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독재를 해야했다"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동시에 이룰 수 없다" "독재를 해서 경제를 발전시켰기 때문에 민주화도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다시 논쟁이 많은 부분으로 들어갑니다. 산업화와 독재 경제발전 민주화 이러한 것들의 관계에 대해 많은 논쟁이 있습니다. 유시민씨는 사실을 그저 사실로 .. 2015. 2. 3.
너와나의한국현대사(1) 나의 한국현대사 저자 유시민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4-07-10 출간 카테고리 역사/문화 책소개 유시민이 보고 겪고 느낀 우리 현대사 55년의 이야기나는 냉정한... 우선 저번에 '분노사회'라는 책에서 그랬듯, 이 책도 '관용'이라는 덕목으로 살펴볼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 이 책에서 뽑아낸 구절을 읽고 생각해보는 리뷰를 써보려 합니다. p.16 흐름속에 있는 것은 시간만이 아니다. 역사가 자신도 그 속에 있다. 어떤 역사책을 집어들 때, 책 표지에 있는 저자의 이름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출간 일자나, 집필 일자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것이 떄로 훨씬 많은것을 누설한다. [역사란무엇인가]E.H카 재인용 대부분의 책도 보고서도, 일하는것도 마찬가지겠지만, 첫번째 나오는 강렬한 문장이 .. 2015.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