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2
그리스 철학의 역사는 인식론적 관점에서 두 단계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첫 번째 단계는 신화적 개념의 가치를 극복하면서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때이다.
이 단계는 밀레토스학파, 즉 탈레스, 아낙시만드로스, 아낙시메네스 등 이른바 자연철학자들의 활동과 함께한다.
첫 번째 단계에 이은 두 번째 중요한 단계는 소크라테스 이전에 활동했던 파르메니데스를 기점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철학은 종교와 신화로부터 해방될 뿐만 아니라, 개별 과학의 바탕을 이루는 경험적 지식의 틀로부터도 벗어나려고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철학은 자신의 고유한 탐구 대상을 찾게 된 것이다. 철학은 만물의 기원으로부터 더 이상 물이나 공기, 아니면 숫자 등 물리학에서 특징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들을 자신의 주도니 탐구 대상으로 여기지 않게 되었다. 파르메니데스는 '존재' 자체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존재'란 다른 개별 과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순수 철학적 개념인 것이다.
p.33~34
파르메니데스의 새로운 점은 바로 인간이 끊임없는 탐구로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인간의 정신이 신적인 것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은 그리스 사상에서 커다란 전환이었다. 파르메니데스에게 중요한 문제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이, 사람이 사는 이 땅이, 아니면 자연과 그에 속하는 것들이, 그리고 우주가 물 공기 불로 이루어져 있는지, 아니면 세 가지, 네 가지 요소의 집합체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밝현는 것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은 진리 추구를 위한 진정한 노력과 무관하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었다.
진리 추구의 노력은 순수한 지성적인 노력이라는 것이다. 즉, 인간의 내적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파르메니데스는 자연의 관찰이라는 접근에서 인간 내적 접근으로 전환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인간 내적인 빛으로 자연을 비추어보도록 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끈질긴 추론과 철저한 논리 전개는 파르메니데스에 와서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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