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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김대식의 빅퀘스천(3)

by Diligejy 2015. 5. 19.

 


김대식의 빅퀘스천

저자
김대식 지음
출판사
동아시아 | 2014-12-03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우리는 누구인가? KAIST 뇌과학자 김대식이 이야기하는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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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5

30년 후, 50년 후, 100년 후 기계가 드디어 정보를 이해하고 인간의 지능을 대체하는 순간, 인간은 더 이상의 발명도, 혁신도, 노동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아니, 누구도 인간의 노동, 혁신, 발명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얼마든지 기계가 더 빠르고, 더 완벽하게 그리고 더 저렴히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의 모든 물건과 서비스를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10개의 인공지능 회사들이 만들어낼 수 있다면?

지구는 무한으로 부자가 되겠지만 99%이상의 사람들은 직업도, 소득도 없어지지 않을까.

지구에서 소득세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 단 10명 뿐이라면?

100년 후 인공지능 시대에 과연 민주주의가 여전히 존재할 지 궁금해진다.

 

p.174~175

세상은 복잡하다. 사소한 우연의 일치가 거대한 변동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역사를 바꾸어 놓을 것 같던 사건이 아무 이유없이 사라져버릴 수 있다. 세상은 언제나 무한의 가능성과 무의미한 우연 사이의 싸움이다.

 

서양은 오늘날 세상을 지배한다. 하지만, 서양의 과거는 현재의 논리적 원인이 아닌 포스트 훅 post hoc, 그러니까 이미 일이 벌어진 후 제시한 '편한' 해석일 뿐이다. 어쩌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 정복인지 모른다. 우연과 가능성들의 합집합인 과거를 재해석하고 평가함으로써 우리는 '왜'라는 질문에 답을 얻는다.

과거를 소유하는 자만이 무질서한 역사를 질서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말이다.

 

p.186

우리는 매일 일어나며 확신한다. 오늘 아침의 '나'는 바로 어제 침대에서 잠든 '나'와 같다고,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몸은 영원하지도 항상 일치하지도 않는다. 인간의 몸은 수십조의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다.

세포들은 주기적으로 만들어지고, 분열하고 죽는다.

허파세포는 2~3주마다 간세포는 5개월에 한 번씩 만들어진다.

창자세포들이 교환되는 데는 2~3일이 걸리고, 4개월에 한번씩 '중고'

적혈구들은 새로운 적혈구로 바뀐다. 피부세포들은 시간당 3~4만개씩 죽어 매년 3.6킬로그램이나 되는 세포가 몸에서 떨어져나간다.

창문을 열어놓지 않았는데도 바닥에 하얗게 쌓인 '먼지'대부분이 바로 얼마 전까지 씻고, 만지고, 감각한 우리들의 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인간으로 잠들어 벌레로 깨지 않더라도 매일 조금씩 변신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변하지 않는 듯한 '나'라는 정체성의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

 

p.192

나라와 민족의 정체성이 언어와 역사와 스토리로 정해진다면, 결국 한 민족의 정체성은 언제든지 재해석되고 재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변하지 않는 나만의 정체성이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시대의 해석과 조작으로부터 자유롭고 객관적인 '민족의 혼'이나 '민족의 정체성'이란 환상일 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구인가'보다 '우리는 누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과거가 현재를 만들고 현재가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는 현재일 뿐이고 미래는 현재의 우리가 상상하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의 우리는 원하는 미래를 그리고, 그 미래를 정당화할 과거를 만들어내야 한다. '항상 그랬기 때문'이라는 변치 않는 정체성이야말로 인간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들릴 테니 말이다.

 

p.209~210

2003년 미국 몬테나 주에서 발견된 티라노 사우루스 공룡의 거대한 다리뼈 그 공룡의 다리 뼈에서 소량의 콜라겐 섬유를 얻어낸다. 섬유에서 추출한 DNA조각들을 통해 밝혀진 티라노사우루스 단백질의 구조는 놀랍게도 어제 저녁 시원한 맥주와 함께 시켜먹은 치킨의 단백질과 가장 유사했다. 양념치킨, 백숙, 깐풍기, 닭갈비 이들이 공룡 티라노사우루스의 살아있는 가장 가까운 친척들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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