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51
진리 자체의 내용보다 누가, 왜 진리를 묻느냐, 즉 진리를 둘러싼 맥락이 더 중요하다면 진리 추구를 명분으로 내세우는 지식의 허구성이 드러난다.
p.52
대부분의 지식은 무의식적으로 권력을 행사한다.
p. 57
자유의 반대는 구속이고 해방의 반대는 예속이다. 그럼 자유를 위해 스스로 구속을 택하는건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해방의 이념에 자발적으로 예속되는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자신의 의지로 자신의 삶을 다른 것에 예속시킨다는 역설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을까? 그렇게 보면 자유와 해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소박한 이념이 아니다.
p. 62
이런 생각이 미리 자유를 포기하는 패배주의적 사고가 아니냐는 주장도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그것 역시 근대적인 사고일 뿐이다. 근대적 자유의 관념이 생겨나기 전까지 자유는 즐겁고 유쾌한 것이라기 보다는 부담스럽고 두려운 것이었다.
p.63
소설속의 임꺽정은 역사속의 실존 인물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이었다. 실제의 임꺽정이 어땠는지는 상관없다. 1980년대는 우리 역사에 유일하게 존재했던 계몽주의의 시대였다. 정치와 경제는 물론 역사, 문학, 예술도 뭔가 계몽의 메시지를 주어야 했고 모든 활동이 더 큰 이념과 대의에 복무해야 했다. 독재권력도 대중을 자신의 이념에 순응하도록 계몽하려 했고 또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우리는 대중을 계몽하기 위해 먼저 우리 자신을 계몽해야 했다. 우리의 대학생활은 온통 자신을 계몽하기 위한 훈련 과정이었다.. 사회 전체가 교훈 강박증에 시달렸다. 이런 상황에서 의식있는 젊은이라면 누구도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그 생각을 온몸으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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