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쓰는 글/자기발견

상처와 분노

by Diligejy 2019. 12. 23.

화난 영상을 찾아야 해서 찾고 있는데, 유투브에 있는 대부분의 분노 영상은 내 편향일 수 있지만, 가족관계에서 나오는 듯 보인다. 볼 때마다 기억들이 되살아나는 듯 해서 고통스럽다.

https://www.youtube.com/watch?v=9ACI7wQsSMg

찾고 있는 영상들이 내면아이를 건드린 듯 했다. 마음이 슬프다고 난리다. 마음속에 울고 있는 아이가 살고 있다.
회사에 가서 혹은 모임에 가면 많이 웃는 편이지만, 속에 있는 아이는 울보라 많이 우는 편이다.

어제 모임에서 친구 하나가 물었다.
"진영이형, 형은 이상형이 어떤 사람이에요?"라고.
나는 답했다.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차가운 사람은 싫더라고"
사실 이 말은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의미했다. (화목하다는 건 여러 의미다)
즐거운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그리 오래 산 것도 아니고, 아싸이기에 엄청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것도 아니지만, 의외로 많은 분들이 가족이라는 존재로 인해 고통받고 계셨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족은 이래야해' 라는 '이상'을 여기에 대입시키려 하면 할수록 상처받은 분들은 그 틀에 맞출 수 없기에 더욱 고통을 받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정하고 얘기하는 게 나았다.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흔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고 하는데,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치료'할 뿐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과거를 지우지 않는 한, 인간으로서 기억을 가진 한 어쩔 수 없이 안고가야하는 게 마음의 상처다. 

다만 일상의 삶을 견뎌낼 수 있는 수준까지 만들어내는 게 전문가들이 하는 치료다.

그런데 때로 마음의 상처는 높은 수준의 지식을 가진 전문가보다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한 사람이 옆에 있으면, 그리고 같이 그 사람처럼 따뜻해지다보면, 상처보다는 옆에 있는 사람과의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기에 잊혀지지 않나 싶다.

이런 걸 치유라고 한다면 그럴 수 있겠다 싶다.

보통 가족이라면 이래야 하고 그걸 위해서 너는 이래야 해 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하는데, 일반적인 케이스에서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일반적이지 않다면 이런 말을 해주기보다는 '운명이다'라는 4글자만 얘기해줘도 좋을 듯 하다. 내가 선택한 게 아니라 강제로 주어지는 거니까.

https://www.nocutnews.co.kr/news/5071621

 

티파니, '빚투' 폭로에 "父와 7년 전 관계 정리"(종합)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스테파니 황) 아버지를 향한 '빚투'(#빚too·나도 떼였다) 폭로가 나왔다. 이에 티파니는 숨겨왔던 가정사를 고백하며 '아버지와 연락이 두절된 지 7년이 지났다'고 밝혔다. 4일 청와대 ..

www.nocutnews.co.kr

늘 밝은 척을 해야 하는 연예인들도 가슴속에는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른다.
어떻게 아버지와 연을 끊냐며 천륜을 어겼다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가족때문에 너무 삶이 힘들다면,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자신이 독립적으로 사는 게 더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비난받는 건 운명이다.

천륜을 어겼다며 수군대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이런 경험을 하시면 분명 비슷한 선택을 할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비트겐슈타인 말대로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선 침묵하시면 좋겠다. 

삶은 늘 어려우니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