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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인간 본성의 법칙

by Diligejy 2022. 5. 7.

p.5
뜻밖에 아주 야비하고 어이없는 일을 당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괴로워하거나 짜증내지 마라. 그냥 지식이 하나 늘었다고 생각하라. 인간의 성격을 공부해가던 중에 고려해야 할 요소가 새로 하나 나타난 것뿐이다. 우연히 아주 특이한 광물 표본을 손에 넣은 광물학자와 같은 태도를 취하라

-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p.17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보다 내가 뿜어내는 에너지나 내 행동에 더 크게 반응한다. 따라서 나부터 먼저 방어적인 태도를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상대에게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면 긍정적인 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p.43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끊임없이 당신의 생각과 의사결정에 침투하는 감정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자문하는 연습을 하라. 나는 왜 이렇게 화가 나고 분한 마음이 드는가? 관심을 얻고 싶은 이 끝없는 갈증은 대체 어디서 오는가? 그렇게 꼼꼼히 확인하다 보면 결국은 당신을 틀어쥐고 있는 그 감정의 손아귀에서 풀려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들이 던지는 화두에 무의식적으로 반응하는 수준을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다. 감정은 생각을 협소하게 만들기 때문에 우리는 권력이나 관심 같은 즉각적 욕망을 해소할 한두 가지 아이디어에 골몰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게 낸 아이디어는 흔히 역풍을 불러온다. 그러나 차분한 정신을 갖게 된다면 얼마든지 폭넓은 해결책과 대안을 생각할 수 있다. 더 오래 심사숙고한 후에 행동할 테고, 한번 세운 전략도 재평가할 것이다.

 

p.63

언제든 뜻밖의 성공이나 실패를 경험한다면 그 순간이야 말로 한발 물러나 균형을 잡아야 할 때다. 약간의 회의주의나 낙천주의가 필요하다. 갑작스레 성공이 찾아왔거나 큰 관심을 받게 됐다면 한층 더 경계하라. 그 성공이나 관심에는 단단한 기초가 결여되어 있고 치명적 중독성을 갖고 있다. 추락은 언제나 괴로울 것이다.

 

p.88

가장 위험한 것은 내가 정말로 남들을 이해하고 있다고 늘 생각하며 지내는 것이다. 우리는 내가 남들을 순식간에 판단해 어느 한 유형에 집어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세는 오히려 내가 아주 무지하며 타고난 나의 편향 때문에 사람을 부정확하게 판단할 거라고 가정하는 태도다. 우리 주변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에 맞는 가면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 가면을 현실로 오인한다. 사람을 보자마자 판단하는 태도를 이제는 그만 포기하라. 마음을 열고 사람을 새로운 시선에서 보라. 상대가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거나 나와 같은 가치관을 가졌을 거라 가정하지 마라. 당신이 만나는 사람들은 한 명 한 명이 모두 아주 특이한 심리 조합으로 구성된 미지의 나라와 같다. 그러니 조심스럽게 탐구해야 할 대상이며 뚜껑을 열어보면 틀림없이 깜짝 놀랄 것이다. 새로운 시선에서 본다는 유연하고 열린 태도는 창조적 에너지와도 유사한 점이 있다. 더 많은 가능성과 대안을 기꺼이 고려하려고 마음먹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감능력을 개발하면 창의력 역시 향상될 것이다.

 

p.114

남녀관계에서 공감을 사용하는 열쇠는 나와는 다를 수밖에 없는 상대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데 있다. 무엇이 사랑이나 관심, 배려의 징표인지 상대와 나는 서로 생각이 다르다. 가치관은 사람이 의식적으로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대체로 어린 시절에 저절로 형성된다. 상대의 가치관을 늘 염두에 둔다면 흔히 방어적으로 돌변할 만한 순간에도 상대의 영혼과 관점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심한 자기도취자조차 그의 껍질을 깨고 밖으로 나올 것이다. 왜냐하면 누가 우리에게 그렇게까지 깊은 관심을 기울여주는 경우는 아주 드물기 때문이다. 당신의 인관관계를 '자기도취의 정도'라는 척도로 한번 측정해보라. 바뀌어야 할 것은 나나 상대방이 아니라 둘 사이의 역학관계다.

 

p.120~121

섀클턴이 그 어려운 임무에 접근했던 방식은 우리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 

 

첫째, 섀클턴은 그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본인의 태도라는 점을 이해했다. 리더의 사고방식은 집단에게 전염된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상당 부분 비언어적 차원에서 이뤄진다. 사람들은 리더의 보디랭귀지와 목소리 톤을 눈치챈다. 섀클턴은 스스로에게 철저히 자신감 넘치고 긍정적인 기운을 주입했고, 그게 대원들의 사기에까지 전염되는 것을 지켜봤다.

 

둘째, 섀클턴은 개인과 집단 양쪽에 똑같이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집단의 차원에서 그는 사람들이 식사 시간에 수다를 얼마나 많이 떠는지, 일을 할 때 욕을 얼마나 많이 내뱉는지, 놀이를 시작할 때 분위기가 얼마나 빨리 살아나는지를 면밀히 관찰했다. 또 개인 차원에서는 상대의 목소리 톤이 어떤지, 음식을 빨리 먹는지 천천히 먹는지, 아침에 일어날 때 자리에서 금방 일어나는지 느린지를 통해 상대의 감정 상태를 읽었다. 그날 상대의 기분이 좀 달라 보이면 내가 그 기분이라면 어떻게 할지 예상했다. 상대의 말과 제스처에서 혹시 실망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은 없는지 찾았다. 섀클턴은 상대의 심리 상태에 따라 대원들 하나 명 한 명을 다르게 대했다. 또 사람의 기분은 금세 바뀌므로 자신이 읽어낸 내용을 끊임없이 수정했다.

 

셋째, 사기가 떨어지거나 부정적 기운이 도는 것을 감지하면 그는 부드러운 태도를 취했다. 상대를 꾸짖는 것은 그를 창피하게 만들거나 고립시킬 뿐이며 남들에게까지 그런 기분이 전염시킨다. 그럴 때는 차라리 대화를 해보거나, 그들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보거나, 상대의 기분을 올려주거나 아니면 몰래 상대를 집단과 분리시킬 수 있는 간접적 방법을 모색하는 편이 더 나았다. 섀클턴은 이런 방법들을 직접 실천해보면서 사람을 읽어내는 자신의 기술이 부쩍 향상되는 것을 느꼈다. 이제는 아침에 슬쩍 한번 보기만 해도 대원들이 종일 어떻게 행동할지 예상할 수 있을 정도였다. 대원들 중에는 섀클턴을 점쟁이라 생각한 사람도 있었다.

 

꼭 알아야 할 것은 이런 공감능력은 '필요'에 의해 개발된다는 사실이다. 만약 상대의 기분과 생각을 알아내는 것에 나의 생사가 달렸다면 우리는 충분히 집중해서 필요한 주의를 기울이고 이 공감능력을 십분 활용할 것이다. 그러나 평소 우리는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내가 상대를 충분히 잘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사는 게 녹록지 않고 신경 써야 할 일이 너무 많을 수도 있다. 게으른 우리에게는 미리 한번 걸러진 판단에 의지하는 게 더 편하다. 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생사의 문제이고, 이 능력을 개발하는 데 우리의 성공이 달렸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점을 인식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남들의 기분이나 의도를 잘못 읽어내며 그로 인해 수많은 기회를 놓치는데, 거기에 삶의 여러 문제가 서로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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