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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우리 회의나 할까(1)

by Diligejy 2015. 11. 5.

p.7

회의실에서는 화학 작용이 일어나야 합니다. "이 사람이 가져온 아이디어는 다섯 개다. 저 사람이 가져온 아이디어는 일곱 개다. 그런데 그중에 네 번째 아이디어가 제일 좋다. 그걸로 하자." 이것은 물리 작용입니다. "이 사람이 어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 사람이 오늘 이런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그걸 합쳐 보니 뭔가 새로운 게 나왔다." 이것은 화학 작용입니다. 물리 작용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하지만 화학 작용은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p.7

밍밍한 물방울들 하나하나가 모여, 기어코, 강렬한 한 잔의 위스키로 증류가 되고 맙니다. 그 기적 같은 증류가 일어나는 곳. 바로 여기, 회의실입니다.

 

p.12

인간에 대한 아무런 편견이 없는 외계 과학자가 잇다고 하자. 그에게 회의실은 '누구의 아이디어인가'에 관한 경쟁이라기보다는 '아이디어가 누구를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가'에 관한 싸움에 더 가까울지 모른다. 사회학자 라투르의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actor network theory)으로 표현하면, 인간 행위자와 비인간 행위자(아이디어)가 네트워크를 이루며 자신들의 세력을 더 크게 키우는 각축장이 바로 회의실이다. 나는 이를 '밈들의 전쟁터'라고 부른다. 이런 의미에서 이 회의실이 역동적이고 성공적인 이유 중 하나는, 단어들로 하여금 스스로 놀게 만드는 문화 덕분인지도 모른다.

 

p.17

원래 이 아이디어는 누구 아이디어며, 카피는 누가 썼으며, 그림은 누가 만들었는지, 그걸 또 누가 완성시켰는지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

 

p.19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를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회의에 대한 다음의 최소한의 예의만 지키면 된다.

 

1) 지각은 없다. 10시 3분은 10시가 아니다. (팀장님의 명언)

2) 아이디어 없이 회의실에 들어오는 것은 무죄, 맑은 머리 없이 회의실에 들어오는 것은 유죄

3) 누군가의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땐 마음을 활짝 열 것. 인턴의 아이디어에도 가능성의 씨앗은 숨어 있다.

4) 말을 많이 할 것. 비판과 논쟁과 토론만이 회의를 회의답게 만든다.

5) 회의실 안의 모두는 평등하다. 아무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심지어 팀장의 아이디어에도 무자비해야만 한다. 누가 말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말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6) 아무리 긴 회의도 한 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7) 회의실에 들어올 땐 텅 빈 머리일지라도 회의실에서 나갈 땐 각자 할 일을 명확히 알아야만 한다. 다음 회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p.37

누군가가 혼자 밤쌔 짜 놓은 틀을 재조합하느니, 각자의 사소하지만 가능성이 보이는 아이디어들을 짜 맞춰 더 큰 틀을 만드는 것이 나았다. 그건 같이 회의를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믿음인 동시에 귀중한 시간을 쪼개서 하고 있는 회의에 대한 예의였다.

 

p.37

애플은 반대하고, IBM은 문제를 해결하고, 나이키는 권고하고, 버진은 빛을 비추고, 소니는 꿈을 꾸고, 베네통은 저항하고....  나는 댄 위든이 "브랜드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고 한 말을 믿는다 . -장 마리 드루 [성공하는 브랜드의 마케팅 혁명] 재인용

 

p.39

목요일엔 각자 팀의 일을 하기로 하고 회의를 하루 미뤘다. 이것도 말이 좋아 회의를 하루 미뤘지 '하루나 시간을 더 줬는데 아이디어를 이것밖에 못 가져와?'라는 질책으로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리 일곱 명의 호흡은 사흘 만에 이미 완벽하게 맞춰져 있었다. 하루 쉬고 회의를 했는데 다들 별 아이디어도 없이 거의 빈손으로, 게다가 별 죄책감도 없이 참석했다는 사실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렇다. 우리는 이미 한 팀이었다!

 

p.53

[휴대폰 일인극]

남자는 좋아하는 여자를 탐색하기 위해

여자는 남자에게 관심 없음을 보여 주기 위해

전화가 걸려온 척 자작극을 펼친다.

 

p.55

[나비효과]

영은이 아줌마가 휴대폰을 바꾸면

다음달 계모임 아줌마들의 휴대폰이 죄 바뀌어 있는 현상

 

p.190

회의실이 한 쪽 분위기로 쏠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아! 이 아이디어가 정답이다!'라는 순간이 온다. 모두 그 아이디어 속으로 매몰되는 것이다. 그럴 땐 그 아이디어가 어디까지 흘러가는지 잘 봐야 한다. 처음엔 100점짜리 아이디어 같아 보일지라도, 회의실 안 사람들의 입을 몇 번만 거치면 아이디어는 스스로 허물을 벗고, 자신의 한계와 장점을 모조리 노출을 시키는 법이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회의의 자정 능력을 믿고 아이디어에 매몰이 되든 빠져 나오든 우리 마음이 내키는 대로 이야기를 하면 될 일이다.

 

p.218

헷갈릴 때는 다시 한 번 제자리에 서서 호흡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그리고 우리 손에 뭐가 있는지 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거듭 말하지만, 답은 언제나 우리 손 안에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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