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1)

p.17

그러면 스스로 더 나은 선택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정확한 정보를 수집해서 걸러 내고 처리하는 일, 누구를 신뢰하고 누구의 권유를 받아들일지 결정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분석해 각 의견들을 저울질하는 일에 능숙해져야 한다. 이는 결정을 내리는 과정이 어떘는지에 대한 명확한 감각을 지녀야 한다는 뜻이다. 즉, 우리의 감정, 느낌, 기분, 기억이 어떻게 선택에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해야 한다. 나아가 우리의 주변 환경을 더 잘 알고 이해하여 여기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까다로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p.31

우리가 하루에 1만 가지 이상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당신은 그 중에서 어떤 결정을 실제로 내리고 있는가?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정말로 우선시하고 있는가?

 

당신이 결정을 내리는 방법이 어떤지 생각하라. 당신은 다른 사람들과 의논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편인가, 아니면 모든 짐을 혼자서 짊어지는 편인가? 당신은 결정을 빨리 내리는 편인가, 먼저 선택지를 심사숙고하는 편인가?

당신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나 대상에 주목하라.

 

현명한 의사결정에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라. 이를 달성하기 위해 주변 환경을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 주의를 분산시키는 방해 자극들을 어떻게 제거할 수 있는가?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벗어나 안식을 취할 수 있는가? 직장에서 받는 참조메일을 줄일 수 있는가?

 

지금까지 전문가 및 유력 인사들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떠올려 보라. 당신의 그들의 의견과 생각을 아무런 이의 없이 받아들이는 편인가?

 

당신이 누구를, 왜 신뢰하는지 좀 더 자주 생각해보라.

 

p.38

성장은 이권 할당 방법, 불평등 수준, 성차별, 대중의 불평에 관한 정보를 전혀 알려 주지 않는다. 사실 성장은 한 국가가 실제로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혹은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관한 비교적 적은 정보만을 제공할 뿐이다. 그 예로 러시아에서는 경제가 성장하고 있는 동시에 기대수명이 감소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2000년대에 높은 경제 성장을 보였지만 중위 경제소득은 감소했고 순고용 창출은 제로 수준이었다. 따라서 국무총리, 투자자, 혹은 사회에 관심을 기울이는 시민들은 성장률에 집착하는 현상이 땅 위를 기어다니는 뱀은 보지 못하고 호랑이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것과 같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p.44

물론 정보를 요약하는 작업이 절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때에 따라서는 정보를 요약할 필요가 있는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요약본을 근거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라면 그 과정에서 작은 글씨로 작성된 핵심적인 세부 사항과 중요한 요소를 자칫 간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이 자신에게

는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이 아닐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앞으로 파워포인트 프리젠테이션이나 요약본을 보게 된다면 큰 글씨와 굵은 활자체로 된 헤드라인 이면의 내용을 반드시 살펴보도록 하자. 당신에게 실제로 필요한 정보는 다소 감춰져 있을 수도 있다. 혹은 아예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발표자에게 질문을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내용이 있다면 더 명확하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정보를 더 제공하라고 요구하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칫 호랑이만 보고 뱀은 보지 못하는 위험을 떠안을 수도 있다.

 

p.45~46

숫자에 근거해 결정을 내리기 전에 그 숫자가 포착하는 것이 무엇이며 말해 주지 않는 것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명확한 수치에 의존하는 것은 쉽사리 실패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다. 물론 건물이 지진에 견딜 수 있는 정도를 수치화하는 공학 분야나 특정 의약품에 환자가 반응할 가능성을 측정하는 의학 분야와 같이 리스크를 유의미한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영역도 있지만, 이런 접근 방법이 모든 분야에서 효과를 발휘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 어느 때보다도 변화가 빠르고 예측하기 어려우며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미래에 발생할 사건에 개연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p.52~53

인간은 자신의 예측을 확증하는 데이터를 발견하면 마치 초콜릿을 먹거나 성관계를 갖거나 사랑에 빠졌을 때 나오는 것과 유사한 도파민을 분비한다고 한다. 그래서 성급하게 어떤 결론을 내릴 때 우리는 그 결론을 지지하는 정보에만 집중하고 초기 분석과 모순되거나 일치하지 않는 내용은 모두 무시한다. 특히 우리는 가장 최근 본 것에 과도하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닥칠 위험이 호랑이라고 일단 결론을 내리고 나면 풀숲에 숨어 있는 뱀을 봤어도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p.53~54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자 한다면 최근에 본 내용이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 처음에 내린 판단 혹은 가장 듣고 싶은 내용에 과도하게 휘둘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좀 더 관찰력을 키울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건포도를 한 알 집어 보자. 그리고 건포도를 두 손 사이에 넣고 비벼보자. 느낌이 어떤가? 자세히 살피면서 건포도의 윤곽을 살펴보자. 냄새도 맡아 보고 핥아도 보자. 혀에 닿는 느낌은 어떤가? 이는 관찰력을 향상시키는 의식 기법이다.

 

p.58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교훈은 과거의 성공이나 실패에 너무 집착하여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능력과 현재의 도전 과제를 객과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평가하는 역량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처해 있는 환경과 결과의 상호 작용은 변화무쌍하다는 사실을 자각하라. 모든 유행이 언젠가는 끝난다는 사실을 이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