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61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그중 하나는 올바른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숙고할 여유를 갖는 것이다. 알터 박사가 말했듯이 "제대로 생각하려면, 정시없이 바쁜 와중에 제대로 생각하려면(당시 그는 응급실 담당의들이 내리는 결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인지 오류를 저지르지 않으려면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고려하지 않은 사항이 무엇인지 자문할 시간, 대안을 고려할 시간, 그림의 배경을 둘러볼 시간이 필요하다. 주어진 시간에 압박을 느끼면 시야가 좁아지거나 왜곡되기 일쑤다. 최선의 아이디어는 사색하는 시간을 가진뒤에야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당신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는가? 당신은 시간을 확보해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버락 오바마는 대통령이 된 뒤 데이비드 캐머론 총리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당신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하루 중에 생각만 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적인 상황을 보지 못하게 됩니다."
p.62
당신이 내린 결정의 결과가 나타나는 시점이 먼 미래일수록 이전에 성공한 방법이 효과를 볼 가능성은 적다. 이는 기본적인 확률의 법칙이다. 결정할 시기를 늦출 수 있다면 최대한 늦춰라.
융통성이 있는 결정이 가장 좋은 결정이다. 제1안에 집착하지 말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언제라도 제2안, 3안, 4안까지도 복안으로 마련해 두는 게 좋다.
최대한 똑똑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 근거해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이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도 주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스스로에게 '내일은 무엇이 다른가?', '내일은 무엇이 달라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적극적으로 던져라. 그다음 이 질문이 당신이 지금 내리려는 결정과 지금 찾고 있는 정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충분히 생각하라.
스스로 과거에서 벗어나 전례 없는 일을 시도하라. 꽤나 놀랄만한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p.73~74
3인칭으로 이력서를 쓴 지원자가 1인칭으로 쓴 지원자보다 더 믿을 만하고 협력 업무에 적합하며 전반적으로 더 경쟁력 있는 후보자로 간주되었다. 두 이력서가 담고 있는 내용은 똑같았지만 평가는 달랐다.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최근 실험에서 사람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어 범죄가 만연한 미국 소재의 가상 도시 '애디슨'(Addison)에 범죄 퇴치 방법을 추천하게 했다. 두 그룹에게는 애디슨의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글을 똑같이 보여 주었다.
5년 전만 해도 애디슨은 확실히 드러나는 문제가 없는 안전한 도시였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난 5년 동안 애디슨의 방어 체계가 약화되었고 범죄가 들끓었다. 애디슨에서는 매년 1만 건 이상 범죄 건수가 늘어나서 현재는 1년에 5만 5,000건이 넘는 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시가 조만간 세력을 됯찾지 못하면 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두 그룹에게 보여준 보고서의 첫 문장은 약간 달랐다. 첫 번째 그룹에게 보여 준 보고서는 '범죄는 애디슨 시를 피폐하게 만든 괴물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두 번째 그룹에게 보여 준 보고서는 '범죄는 애디슨 시를 피폐하게 만든 바이러스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총 79단어로 이뤄진 글에서 단 한 개의 단어만 달랐다. 하지만 이는 결과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범죄를 '괴물'이라고 한 문장을 읽은 첫 번째 그룹은 경찰관 채용 확대 및 감옥 확충과 같은 '체포 및 투옥'전략을 제안하는 비율이 현저하게 높았다. 반면 범죄를 '바이러스'라고 한 문장을 읽은 두 번째 그룹은 범죄 예방 전략과 교도 및 사회 갱생처럼 '교화 및 치유' 전략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었다. 그리고 이 결과는 지지 정당이나 정치적 성향, 나이, 성별에 무관하게 나타났다. 나아가 피험자 대다수는 바이러스와 괴물이라는 비유가 자신의 결정을 좌우했다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자신의 의사결정 과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부분을 지적할 때 피험자의 단 3퍼센트만이 결정을 좌우한 동인으로 위 비유를 지적했다.
우리가 의견을 형성하고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언어의 미묘함에 얼마나 취약한지는 믿기 힘들 정도다. 우리가 언어가 지닌 침투력에 둔감하며, 정말이지 너무나 자주 이런 모습을 보인다.
p.83~84
만일 당신이 어떤 아이디어나 정책 혹은 이념, 샴푸를 홍보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언어, 기준점, 비유, 색깔, 소리, 냄새, 감각적 체험 등으로부터 엄청나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 대부분이 그렇듯 이런 홍보를 받는 쪽이라면 끊임없이 쏟아지는 거짓말 공세에 단단히 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방금 전에 내린 결정이 옳은 결정이라고 확신할 수가 없다.
p.86
우리는 또한 우리에게 정보를 '전해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자주 자문해야 한다. 그들의 의도는 무엇인가? 그들이 대변하고 있는 단체는? 그들은 세계를 어떻게 보고 있으며 그들의 세계관은 설명 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그들은 당신이 특정한 신념을 취하도록 설득하는가? 특정한 행동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원하는가? 일단 그들의 의도를 확실히 알았다면 그들이 주장을 펼친 방식이 어떻게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자문해 보라.
p.89
만들어진 선택에 조종당하지 않기 위한 팁
무관한 자극(색깔, 냄새, 소리) 때문에 어떤 결정에 마음이 기울거나 반대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하라.
만약 그렇다면 그런 자극이 없다고 상상해 보자. 이제 어떤 생각이 드는가?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심금을 울리는 언어를 모두 제거하라.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을 최대한 무미건조하게 작성하라. 여전히 당신이 듣거나 읽고 있는 것에 똑같이 영향을 받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에 따라 처음 판단을 수정하라.
우리가 얼마나 '포장지'에 큰 영향을 받는지 기억하라.
과학적인 언어로 되어 있지 않다면, 지원자의 성별을 몰랐다면 어땠겠는가? 여전히 똑같은 결정을 내리겠는가?
무의식적으로 결정의 근거가 되고 있을지 모르는 기준점, 숫자, 데이터에 주의하라
이것들이 과연 영향을 미치는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겠다면 마음이 기울어진 쪽과 정반대 옵션을 고려해보라. 이를 통해 최초 결정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는가?
환경이나 조건을 바꿀 수 있다면 최대한 여백으로 만들라.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의 여지를 제거할 수 있도록 비밀 평가를 실시하라. 최대한 빈틈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감각 자극을 제한하라.
형태를 자유롭게 바꿔 보라.
주어진 정보를 재구성해 보고 컬러판 서류의 흑백판을 요청하라. 이제 결정에 대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결정을 내리고 있는 환경에서 잠시 벗어나라.
최종 결정을 하기 전에 산책을 나가라. 최소한 잠깐이라도 그 방을 떠나라. 유도 자극과 환경적 영향에서 벗어나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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