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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험한 번영(1)

by Diligejy 2016. 2. 2.

p.33

증권화 기술이 이처럼 위기의 증폭 메커니즘으로 작동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증권화 기술 자체를 '악마의 연금술'로 비판해도 무방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그동안 정부계가 주도해온 주택저당담보부증권 시장은 장기적인 재원의 공급을 통해 장기 저리의 주택대출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미국 주택 보유율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그런 만큼 서브프라임 위기를 증권화의 위기로 혼동해 증권화 기술을 무조건 성토하는 것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자동차를 폐기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같이 매우 조급하고 난폭한 논의라고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p.33~34

이번 서브프라임 위기에 대해 국내 보수 성향의 연구자들 간에 1997년 이래 저소득자의 주택대출 확대를 계속 부추긴 미국 정부의 포퓰리즘이 문제였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대출은 어디까지나 신용미달자에 대한 주택대출을 의미하지, 반드시 저소득자에게 제공된 주택대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저소득자라도 자신의 소득수준으로 감당할 수 있는 채무를 짊어지고 있는 경우에는 서브프라임으로 분류되지 않으며, 역으로 고소득자라도 무리해서 호화 고급주택을 구입하거나 낭비벽으로 인해 신용카드 연체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서브프라임으로 간주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브프라임 대출이 약 26%가 주택가격이 비싼 캘리포니아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헀고, 샌프란시스코 도심의 고급주택가에서도 서브프라임 대출이 횡행했는데, 이는 자신의 능력보다 비싼 집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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