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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전거 탄 소년 - 이유없는 사랑 그리고 변화

by Diligejy 2021. 11. 14.

이 영화는 첫장면부터 어쩌면 거의 후반부까지 매우 답답함과 분노와 안타까움과 여러가지 부정적인 감정을 일으킬 수 있는 영화다. 그만큼 시릴을 연기한 토마 도레가 연기를 잘했다는 소리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시릴은 계속해서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민폐를 끼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그의 아빠가 그를 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시릴은 그걸 받아들일 수 없다. 아니 받아들이는 순간 자신의 삶은 부정되기 때문에 받아들여선 안된다. 

 

그렇기에 그는 온갖 사고를 치면서 계속해서 아빠를 찾기위해 집착을 보인다. 하지만 찾으면 찾을수록 그는 버림받았단 현실이 드러날 뿐이었다. 

 

그래서 그런걸까. 그는 계속해서 사고친다. 말도 듣지 않고 갈등을 유발하고 하지 말라는 짓만 골라서 한다. 

 

아빠를 찾던 중 다른 사람들이 다시 보육원으로 끌고가려하자 껴안았던 사만다 아주머니. 

 

그의 불우한 삶에 우연이라는 이름으로 희망이 내려지는 순간이었다. 

 

보통 모르는 남자아이가 갑자기 껴안고 버티면 화를 내거나 굉장히 불쾌해하기 마련인데 사만다는 약간 힘만 빼달라며 침착한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시릴의 자전거를 다시 사다준다. 

 

사만다는 시릴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이었다. 굳이 자전거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서 사다줄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도 사만다는 시릴에게 호의를 베푼다.

 

시릴은 말하지 않지만 그런 그녀에게 모성애를 느낀다. 모성애를 느낀다고 했지 사고를 치지 않는다는 건 아니다.

 

사만다는 그렇게 시릴과 인연을 맺어간다. 

사만다는 시릴이 아빠에게 명시적으로 버림받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리고 시릴은 그와함께 더욱더 삐뚤어진다. 성격도 행동도. 

 

시릴은 계속해서 일탈하지만 사만다는 계속해서 애정을 베푼다.

시릴은 사만다에게 이렇게 묻는다.

 

"왜 저를 거두신거에요?"

상처가 많은 사람들의 약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상처가 많은 사람들은 사랑받더라도 의심한다. 사랑을 어떻게 받아야할 줄 모른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까. 시릴은 사만다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있지만 사랑을 받을 줄 모르기에 그저 사만다에게 상처만 준다.

 

그렇게 시릴은 변하지 않을것처럼 보이고 사만다의 남친조차 사만다를 떠나가기에 이른다.

 

영화를 보다가 제일 궁금했던 건 그리고 아직도 해결이 안된건 그거였다.

왜 사만다는 시릴을 계속해서 도와줬던 걸까.

그저 연민이었다기엔 너무나도 손해를 많이 봤고 시릴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리스크가 너무나도 컸다. 

시릴이라는 캐릭터는 자신의 뜻대로 안되면 일탈하고 사고치는 캐릭터다. 연민의 한계를 느끼게 하는 캐릭터다.

그런데도 왜 사만다는 시릴의 보호자가 되고 사고친 것에 대한 합의금까지 갚겠다고 한걸까?

 

"니가 요청했잖아."

 

사만다는 왜 자신을 거뒀냐는 시릴의 물음에 간단하게 답했지만 그녀의 마음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시릴은 마지막 장면에 가서야 변화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은 정말 힘들더라도 계속해서 사랑을 주다보면 사람은 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거 같다.

 

하지만 사만다를 보며 이 정도의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누군가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현실을 그린 영화라기보다 영화라는 가상공간을 통해서라도 구원받는 아이의 모습을 그린 말그대로 '영화'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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